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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소크라테스 - 인공지능은 못하고 인간은 할 수 있는 철학적 질문들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8월
평점 :
인공지능 시대를 널리 알린 건 알파고로 2016년 세계 최고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4 대 1로 승리했을 때이다. 알파고는 이전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기계 학습과 심층 학습을 결합한 것으로 광범위한 데이터 세트와 강화 학습을 거쳐 스스로 바둑을 두는 능력이 정교해진 인공지능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우리의 삶과 사회에 혁명적 영향력을 가지고 다가온 것은 바로 챗GPT의 출현이다. 기계가 드디어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된 것으로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은 기존 검색엔진과는 다른 차원의 수준으로 '검색의 종말'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음을 저자는 피력한다.
- 이처럼 기계에도 세상을 설명하는 대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부여하려는 시도에서 기계 학습이 시작되었다. P 27
- 우리가 인공지능과 인간적인 대화를 하게 된 것이다. 기계와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질수록 우리는 대화 상대가 기계라는 사실을 잊지는 않을까? 이것이 바로 챗GPT가 초래한 혁신과 혁명의 핵심이다. P 30
인공지능은 지식의 문제가 아닌 지혜의 문제로 기계가 아무리 인간을 닮아가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 알려면 저자는 칸트가 남겨 놓은 초월적 영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으로 살려면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들로 신, 영혼, 자유에 대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데카르트는 "까치와 앵무새는 우리처럼 말할 수 있으나 우리처럼, 즉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그들이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내면서 말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이는 인간과 기계를 구별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책 제목은 모르겠지만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은 잠수함이 향해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말이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생산하는 데이터를 추적하여 비로소 데이터 속에 숨겨진 새로운 정보를 찾아낸다. 자기 인식의 수단이 된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은 쉽게 자기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 내면에는 수량화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저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격언을 통해 철학의 궁극적 목표로서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 수량화된 자기 인식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좋은지에 관한 지혜를 결코 제공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 시대가 유발한 철학적 위기다. p77
- 21세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모두 테이터교 교도다. p 81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난 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결코 인간은 아니다. 저자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점을 통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요소들에 하나씩 다가간다. 이러한 철학적 내용이 흥미로웠다.
-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떤 정보의 지식으로도 대답할 수 없는 소크라테스적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지혜를 얻을 것이다. p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