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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교양 과학과 미술
노인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4년 10월
평점 :
생업이라는 삭풍 아래에서도 외면할 수 없었던 과학자와 예술가의 본능적인 탐구 욕구를 찾아서
과학과 미술에 대한 최소한의 교양은 삶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최소한의 과학 이야기에 인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미술이라는 다리를 놓아 한 권의 책을 꾸리기'로 마음을 먹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힌다. '글이 진행될수록 과학과 미술, 두 분야가 의외로 상통하는 면이 많음에 반갑고 놀라웠다'는 저자는 과학 이야기를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여기에 더해 특정 과학자 및 그 업적에 어울릴 만한 미술 작품을 배열해 독자의 식견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은 인체의 수학적 비례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비트루비우스는 건축가로 수학적 비례는 건축에서 중요한 요소인데 정확하게 투시도를 구현해야 제대로 된 3차원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다. 나는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에서 완성된 비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레오나르도는 기하학적 인체 비율과 관련된 해부도에 관심을 기울이며 경험적 수작업이 아닌 관찰과 측정을 통한 인체의 이상적 비례를 표현했다고 한다.
평면적이던 그림이 선원근법의 도입으로 조각처럼 입체성이 뚜렷한 그림으로 변모했다. 건축에서 먼저 사용한 원근법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발명한 것으로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하는 데 필요한 수학적 방법을 체계화한 인물이다. 이후 원근법은 500년 동안 서구 회화의 기초가 되었고 이는 기하학을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사과하면 과학계에서는 뉴턴이 미술계에서는 세잔이 떠오른다. 저자는 사과라는 공통된 주제로 세잔과 뉴턴의 이야기를 담았다.
풍경과 인물을 비롯한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 추상화는 대상의 형태와 색채에서 실제를 전혀 분간할 수 없어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이다. 사실주의 회화와 가장 먼 양식인 추상화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발상에서 출발했다. 책 속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공간 속의 새>는 아름다움은 느껴졌지만 그 어디에도 새를 연상시키지 않은 작품이었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최초의 추상 조각이라는 점이다. 작품을 해석하자면 비상의 본질을 간결하고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다는데 저자는 작품을 둘러싼 공간까지 포함하여 감상해야 함을 알려준다.
과학과 미술을 하나로 엮어 독자들에게 최소한의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이끄는 이 도서를 통해 두 분야의 상통성을 엿볼 수 있었다. 미술은 미술이고 과학은 과학이라는 이분법이 아닌 미술 속에 숨겨진 과학은 생각보다 그 폭이 넓었다. 이렇게 두 주제를 매치하니 과학과 미술에 대한 교양을 더욱 재미있게 쌓을 수 있었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과학과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을 쌓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