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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현대지성 클래식 59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 보았다. 이번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로 출판된 도서로 읽었는데 세련된 삽화로 인해 읽는 내내 그 느낌이 계속 살아 있었다. 삽화의 느낌은 꼭 포스터 같았고 예전에 본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개츠비 역으로 나온 영화였는데 극 중 데이지와 닉을 연기한 연기자들만 떠오르는 걸 보면 그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나 보다.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결국 그 근처로 이사까지 한 개츠비는 매일 밤 혹여나 그녀가 찾아올까 성대한 파티를 연다. 하지만 개츠비가 사랑하는 데이지가 오지 않음에 그녀를 알고 있는 닉에게 부탁을 하여 데이지와 마주하게 된다. 근 5년 만의 만남을 시작으로 다시금 사랑에 불타오르는 개츠비를 보면서 그 한결같음에 사랑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결혼하여 자녀까지 둔 유부녀인 데이지에 대한 감정은 숨겨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데이지의 남편인 톰 뷰캐넌도 카센터를 운영하는 윌슨 부인과 불륜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결혼 생활도 유지하는 인물이었지만 말이다.
- "나는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을 원래로 돌려놓을 생각입니다. " p 153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면서도 개츠비에 대해 떠도는 소문에 귀를 기울였다. 그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뒤로하고 개츠비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통해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 제임스 개츠. 이것이 그의 실제 이름, 아니 호적상 이름이다. 열일곱 살, 경력이 꽃피는 바로 그 순간에 제이 개츠비로 이름을 바꾸었다. ...
나는 그가 제이 개츠비란 이름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생각한다. 그의 부모는 사업 수완 없이 실패만 거듭해온 농사꾼이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라는 사실을 상상 속에서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웨스트에그 주민 제이 개츠비는 자신이 만들어낸 플라톤적 관념에서 솟아난 사람이었다. p 137
내 기억으로는 영화에서는 개츠비가 수영장에서 권총에 맞아 사망하기 직전에 전화벨 소리가 울러 퍼진다. 그 전화는 개츠비가 기다리던 데이지의 전화는 아니었다.
그의 죽음은 데이지의 남편인 톰의 책임이 컸지만 결국 톰도 진실은 알지 못함에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어쨌든 데이지와 톰은 위기를 모면한 채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한다.
데이지는 돈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셔츠를 보고 우는 데이지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철이 없어 보이기도 했고 가벼워 보이기도 했고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에 묻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 "그녀의 목소리에는 돈 냄새가 가득하지요." 그가 갑자기 말했다. 바로 그거였다. 전에는 깨닫지 못했는데, 데이지의 목소리에는 돈 냄새가 가득했다. 그건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오르내리면서 탕진되지 않는 매력의 원천이었다. p 165~166
개츠비의 죽음에 먹먹해졌는데 책 속 화자인 닉의 독백으로 인함이다. 역시 인생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피붙이뿐이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었고, 타인은 그저 타인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너무나 쓸쓸한 장례식장이 가슴 아팠다.
더위가 한풀 꺾이길 희망하는 요즘, 시원하다 못해 추위가 느껴지는 카페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역시나 술술 잘 읽혔고, 뒤에 작품에 대한 해설도 구성되어 있으니 이 책이 지닌 가치를 직접 느끼지 못했다면 해설집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