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붕대 스타킹 반올림 31
김하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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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었겠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일찍 다니라고, 힘내라고, 잘 살라고, 미안하다고, 안됐다고, 용감하다고 하는 그 어떤 말보다 선혜가 듣고 싶었던 말은 힘들었겠다고 하는 마음을 읽어주는 말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 생존자들과 그 가족을 기억한 작가의 말에 나 또한 그들을 떠올렸다. 친구들을 보내고 살아 돌아온 그 아이들도 얼음덩이에 갇혀 추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우린 그 말을 해주고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진다.

 

예기치 않게 벌어진 일로 인해 커다란 비밀을 가지게 된 선혜.

그 비밀이 차가운 얼음덩이가 되어 점점 더 차가움에 떨게 된 선혜.

선혜의 비밀로 인해 생겨나는 또 다른 희생자.

하지만 선혜의 용기와 함께 서서히 사라지는 얼음덩이.

그 비밀을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 선혜는 또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했을까.

처음부터 비밀이 되지 않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선혜가 좋아하는 꽃 수선화는 얼음이 녹고 봄이 올 때까지 알뿌리 속에서 얼어 죽지 않으려고 모든 에너지를 쏟는단다.

내 주위에는 알게 모르게 선혜와 같은 얼음덩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들이 얼어 죽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그들의 얼음덩이를 녹이는 사람인지 아니면 눈덩이를 더해주는 사람인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함을 느꼈다.

결국, 얼음덩이를 깨고 나오는 선혜를 보면서

선혜와 비슷한 얼음덩이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얼음덩이를 깨고 나올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 외에도 선혜 엄마와 아빠,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등 등장인물마다 전하는 이야기가 있으니 잘 들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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