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아물 루 그림,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왕자 책은 집에도 두어권 더 있지만 또 다시 읽어보겠다 도전했다. 솔직히 그 옛날(?) 학생 시절부터 읽었고 또 다시 읽고 또 읽어 보아도 솔직히 남들처럼
'아! 감명 깊게 잘 읽었구나.'
'아~ 이래서 사람들이 명작이라 하며 다들 많이 읽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이제껏 이 책을 몇권이나 사두고 생각나면 읽고 또 읽어보고 있다. 하....언제쯤 나는 제대로 깨달을 수 있을런지......
이번에 고른 책은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며 나온 책으로 김석희 선생님이 번역을 담당하시고 중국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인 오아물 루 가 삽화를 담당한 매우 공들이고 신경써서 준비된 책이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는 내내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읽는 내내 지루하거나 알아 듣지 못할 내용이 없었고, 그림 역시 포근하고 따듯하며 부드러운 느낌을 주어 이야기를 읽으며 느끼는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글 속의 그 감정을 제대로 이끌어 내 준다.
불어를 몰라 안타깝지만 번역본 뒤에는 원서 그대로가 실려 있어 더 느낌이 남다르게 느껴지고 왠지 한번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하면 작가가 이야기 해 주고자 하는 내용을 나도 이해할 수 있으러나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다. 그저 원서라는 특별함이 주는 그 느낌이 또 새로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어린왕자라고 하면 많은 이야기들이 명언처럼 인용되고 거론되어져 왠만한 모든 사람들이 다 조금씩은 알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작가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말하고자 하는 그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느끼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이 두꺼워서 읽기가 힘들면 어쩌나 싶지만 내용도 술술 읽히며 넘어가고 원서를 빼고 양을 본다면 그닥 많은 양이 아니라서 몇 번은 반복해서 곱씹으며 읽을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번에도 그렇듯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두번째 읽고 나서는 어린왕자가 다른 별들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다들 특이하고 이상하다 싶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어쩌면 내 모습이나 주위 사람들에게서 한번쯤은 봤을 수도 있을 만한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왜 그런 사람들만 만났던 걸까? 여우랑 장미와의 관계는 왜 달랐을까? 왜 힘들고 버겁게 느껴지면서도 끌리는 것일까? 나도 이런 적이 있지 않았나? 진실한 관계라는 것은 나와 상대에게 어떤 것일까? 궁금한 것 투성이다. 더 깊이 생각하면 이야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번역가 선생님의 덧붙이는 글까지 읽었는데도 모호하다. 갑자기 사라지려는(?) 어린왕자....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맞춰주는 주인공의 모습.......너무 갑작스럽고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는 찜찜함?으로 끝이났다.
어린왕자는 내게 특이한 책이다. 그가 만났던 다른 별들의 그 누군가처럼.....애매하고 모호한데 거부감이나 싫은 느낌이 없다. 가만 있으면 보고 또 보고 싶어지고 알고 싶어지는 이야기이다. 이번에도 읽으며 깨닫지 못했나싶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또 읽을 것이다.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작가는 어떤 의미로 이런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는지 알게 될 때까지 다시 읽어보고 싶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준다면 과연 어떤 느낌과 생각을 말해줄 수 있을까?
아이와도 함께 읽어봐야겠다. 가능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