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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평점 :
천재의 삶은 어떠할까.
천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내가 공부를 했을때도 그랬지만 요즘처럼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다보면 가끔 천재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해진다.
뭐... 그냥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가진 인물인지 혹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아는 사람들인지에 대한 아주 단순한 호기심부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이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랄까... 아무튼 천재란 단어는 왠지 낯설지만 특별한 거 같다.
여기 한 권의 책에 조선이라는 시대를 살았던 아홉 지식인(천재들)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천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사회학자가 있어 한 번 읽어 보았다.
해괴한 이...특이한 이.....꾀자같은 이.... 보고 들었던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하는 이..... 이 세상 어느 시대에나 그런 사람은 있었다. 자신이 살고 있었던 시간을...혹은 그 삶의 시간들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난 후의 세상을 어느 방향으로든 변화하게 만들었던 이들..... 세상은 그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천재들은 조선 시대를 살았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힘들고 고된 인생을 살았으며 가난한 삶을 살았다.
그러면서 그들의 재능에 대한 인정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금처럼 시험 점수 높이 받고 뭐든 많이 익히고 배워서 학력과 재능을 무한히 키울 수 있는 그런 시대도 아니었을텐데 그들은 과연 무엇을 통해서 그리고 무엇을 위해 그렇게 고된 삶을 살아낸 천재가 되었는지 읽으며 더욱 궁금해지는 듯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아홉 위인 중 내가 좋아하는 위인들이 두명이나 있었는데 허난설헌과 정약용이었다.
먼저 자신의 능력을 다 펼치지 못하고 편견 가득한 세상에서 시샘을 받으며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겪어야 했던 모진 굴곡을 넘기다 이기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던 허난설헌. 사후에 그녀의 능력은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오히려 더 빛이 났고 그런 시간들은 씁쓸함만 느끼게 해 주었다. 그녀의 삶이 안타깝지만 그녀의 능력은 정말 알면 알수록 부럽기 그지 없었다.
글만 보고 읽으며 성현이 되려는 조선에서 과학으로 백성들의 삶에 변화를 이끌어 주었고 18년이라는 짧지 않은 유배 생활에서 자신과 가족들에게 닥쳤던 힘들고 험난한 시간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했던 사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상에 대한 생각과 궁금증은 이렇게 위험할수도 힘들수도 있는 것이란 것을 알게 해 준 슬픈 조선시대의 뛰어났던 실학자 정약용.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절로 생겨날 거 같은데 그들은 세상을 탓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았다. 가혹했던 그들의 삶에 아쉬움만 남는다.
이 책은 천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지만 그들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에 대한 저자의 개입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을 다시 읽는 듯한 느낌이어서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다. 그들에 대한 수많은 참고 문헌들과 간간히 등장하는 연관 사진들은 책에 대한 믿음과 인물들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상상해보기에도 참 좋았던거 같다.
천재란 참 어려운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세상에 쉬운 건 없다는 것도 깨달음을 얻는 일도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또 한번 자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읽기였다.
알면 알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참 모르는게 많았고 삶에 대해 아직 충분히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반성도 들었다. 얼마나 더 많이 책을 읽고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그들의 그림자 끝자락과도 같아질런지.....참 쉽지 않다.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