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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마음 - 누구나 시인이 되는 순간이 있다
나태주.좋은님 지음 / 좋은생각 / 2025년 7월
평점 :
이 책을 출판사 좋은 생각에서 제공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시인 나태주 선생님께서 다른 시인들의 시를 좋은 생각이라는 책을 통해 감상하신 이야기와 평가의 내용을 담아 우리에게 추천을 해주시듯 엮어내주신 시집이 있다고 해서 읽어 보았다.
선생님의 시를 읽으며 좋다~ 좋다~ 했었고, 어떤 생각과 느낌으로 이 시를 적으셨을까를 느껴보려 애쓰던 나였기에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글들 앞에서 잠시 고개가 갸웃거려졌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눈과 마음으로 담아내어진 그들의 시를 나는 어떻게 감상하게 될까라고 생각하니 그것 또한 특별한 즐거움이 될 거 같았다.
그래서 궁금증 반, 호기심 반의 마음으로 두근두근 설레이며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글의 내용과도 잘 어울리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리는 그림들 속에서 나는 나의 느낌을 찾아보려 노력했었다. 그러다 우연하게 읽어 본 그림 속 한줄의 문장은 그림과 더불어 나를 풀벌레 소리 가득한 깊은 가을 밤의 정취를 상상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푹 빠져들게 만들어 주었다.
느낌이 오는 그 순간, 나는 조용히 펜을 들어 한글자 한글자 그림을 그리듯 따라 써보고 조금 더 오랫동안 은은한 그 여운을 느껴보기 위해 마음으로 조곤 조곤 읽어보며 세겨 보았다.
시의 소재는 느낌에서 출발하기에 이해보다는 공감이 먼저다.
어쩌면 그것이 정말로 좋은 시 읽기일지 모르겠다.

이 시는 부분들을 읽으며 아이들 생각이 그렇게 났더랬다.
한없이 부족하기만 한 거 같은 엄마 노릇, 부모 노릇에 늘 미안하고 또 미안하지만 여리고 고운 너희는 내게 가을 햇살 같았고, 하늘빛 고운 너였다.
이 시를 전체적으로 읽어본다면 분명 이런 느낌의 글이 아니였었는데 내가 읽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만 골라서 읽다보니 내 마음이 가고 싶은대로만 글이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 속에서 또 다른 시가 하나 쓰여지고 있는가보다.

돌아가신 할머니 말투와 꼭 닮았어서 웃기기도 하고 그립기도 했던 옥수수맨키로.
쓸데 없는 내 걱정 다 걷어가고 달콤함만 남겨다오.

항상 내 주변에서 맴돌며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해달라, 안아달라 징징대는 것만 같은.... 우리 작은 아이가 바로 떠오르는 아주 짧은 시 하나를 읽으며 혼자서 좋아서 웃어 보았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언젠가 미리 그려 두었던 그림 엽서들을 꺼내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담아볼까 하며 우리 아이에게 예쁜 새 옷을 입혀 보듯 혼자서 이리 저리 재어 본다.
누구나 시인이 되는 순간이 있다는 표지의 글처럼 나는 이 시들을 읽으며 그 글 속에서 글쓴이가 되어 보기도 하고 내 마음을 거울에 비춰보듯 책을 통해 읽어 보기도 했다.
나는.... 감히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고 그저 시를 읽을 때 마음 속 깊이 느끼고 감동하게 되는 그 순간이 너무 좋기만 해서 읽는 것 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었다. 그런 나는 굳이 따라서라도 시를 써 볼 용기를 내지 못했었는데 한 글자 한 글자 찬찬히 써보며 눈으로 마음으로 읽으며 좋은 글들을 따라가니 마음 속 깊은 울림은 두배, 세배 커지는 이 놀라움이란.....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시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그의 말과는 다르게 조금은 깐깐한듯 느껴지는 선생님의 평을 읽으며 흠짓 했었지만 그건 그때 뿐.... 그저 나는 이 시들을 읽고 따라 써보며 느꼈던 이 느낌이 좋았다. 시란 그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아마 선생님은 시를 통해 솔직함과 순수함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 내어 함께 느끼게 되는 공감의 이야기를(순간을) 만들어 보라는 강한 의미가 담긴 평이 아니었나 싶다.
선생님의 바람과는 다르게 시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어렵기만 하지만 이렇게 많은 좋은님들의 좋은 시들을 읽으며 공감하는 그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언젠가는 누구나 시인이 되는 그런 날이 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