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법정 지음, 김인중 그림 / 열림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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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출판사 열림원에서 제공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은 입적하신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주시고 계시기에 새로운 책들이 엮여져 나올 때마다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같은 책 속에 같은 글을 읽고 매번 다시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것과 깨달음의 정도가 다르듯 남겨두신 지혜의 말들은 달라진 것들이 없다 하더라도 언제나 늘 새롭고 놀랍다. 

사실 이것 또한 어떻게 보면 욕심을 내지 말라는 스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한 것 같지만 아직 스님의 말씀에 대해 배워야 할 것도 깨달아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해본다. 

이번 책에서는 특히나 내가 궁금해하고 고민하던 것들 중 하나였던 침묵과 말에 대한 것이었기에 더더욱 천천히 음미하고 글귀들을 따라 써보기도 하며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며 읽어 보았다. 

주옥같은 말씀들만 읽어도 감동인데 글의 중간중간 그 느낌과 깊이를 더해줄 수 있을 그림들이 있어 더욱 감동적이고 느낌이 있는 책 읽기를 할 수 있었기에 큰 울림을 주는 책 읽기였다. 

김인중 신부님은 이미 2년 전 원경 스님의 책에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기에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기도 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빛을 통한 감동과 깨달음을 주시는 작품들이 그때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법정 스님의 말씀과 잘 어우러져 책과 글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거 같았다. 

나이가 들수록 말의 무거움을 깨닫고 내면의 자신을 돌아보고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느끼던 요즘, 

그 답을 알지 못해 갖은 글들과 책들을 읽어 보면서도 답답함에 머리가 복잡해짐을 느껴 책장을 펼치기가 싫을 정도였었다. 

법정 스님의 글은 언제나 간결하다. 그리고 읽기가 어렵지 않지만 읽고 나면 뭔가 가슴속에서 찡해지거나 쿵 하는 울림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꾸밈없으면서도 힘이 들어 있는 말투와 무심한 듯 덤덤하게 느껴지는 글들이 침묵하고 비워내고 꼭 필요한 것을 담으라는 깨달음을 던져 주었다. 

많은 말들이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요즘의 세상에서 침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스님도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한다. 

말이란 시끄러운 것이고 공허한 것이라고 하셨다. 말하기 전에 주의 깊게 생각부터 길러야 하고 귀 기울여 듣는 데 익숙해야 한다고 하신다. 하나같이 다 공감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기란 참 어려운 말들이기도 했다. 

쏟아낸 말들을 주워 담을 자신이 없어 다물었던 입은 정작 꼭 나와야 할 말들로 잘 고르고 다듬어 입 밖으로 꺼내는 재주도 없었다. 사실 그렇게 깊은 고민과 고심 끝에 나온 말들도 뱉어내고 나면 후회가 깊다.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짚어 보기에만 그저 급급할 따름이다. 그 말속엔 진짜 내가 있었지 않았음을 깨달아 보지만 제대로 담아낼 재주 역시도 내겐 없었다.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고 글을 쓰지 않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해서 법정 스님의 글을 읽다 보면 스님의 생각과 결에 조금이나마 맞춰지고 자신의 그릇에 맞는 정도의 깨달음을 조금씩 얻게 되며 진실한 언어를 다루고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쉽지 않은 그 진실된 깨달음을 이렇게 글로 읽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침묵 속에서 돌아보며 찾아보려 노력해 볼 수밖에..... 그래서 스님의 말씀이 담긴 책은 단 한 권이라도 모른 채 할 수가 없는 것인가 보다. 

말을 비우고 마음을 담으라 스님은 말씀하셨지만 스님의 말씀을 비우기에는 아직 내 욕심이 가득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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