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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부모가 된다 - 17년 교직을 포기하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EBS강사의 이야기
정승익 지음 / NEVER GIVE UP(네버기브업) / 2024년 8월
평점 :
워낙 부지런하신데다 열심, 열정의 정석이자 표본으로 불리는 선생님들 중 한분이시다.
나와 나이도 같고 아이들 또래도 비슷한데다 고향이 이곳 부산이신 영어 잘하는 EBS선생님이라고만 생각하다 강의와 책을 몇번 읽었더니 추구하시는 것도, 아이들을 키우거나 가르치는 것들에 대한 생각들도 나와 많이 비슷하여 나에겐 거의 연예인 같은 분이시기도 하다.
그래서 집필하시는 책들을 거의 빠지지 않고 읽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왠지 다른 책들에 비해 인간적인 면모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서 읽기가 참 편했던 책이었다. 선생님도 일기같은 글들을 모아 집필한 책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그래서 읽기에는 부담이 적었고 공감가는 부분들도 더 많았던거 같다. 하지만 편안한 글 속에 뼈가 느껴졌고 소위 현타를 느끼게 할만한 현실적인 지금 우리 아이들 학습 환경에 대한 글 속에서 답답함과 약간의 자괴감도 느꼈을 정도로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기도 했다.
터무니없게 빠른 선행과 아이들의 너무나도 처참한 문해력, 극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지는 수능, 의대로만 쏠리는 의대만능주의, 정말 기본적인 것을 익히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나도 물론이겠지만 내가 겪었던 힘든 순간과 과정들을 내 아이들에겐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내 아이에게서 이것저것 너무 많은 실패할 기회를 박탈했었고 그래서 스스로 성장할수 있는 능력을 빼았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글을 읽으며 글에 빠져들수록 정말로 아이(사람)를 잘 키운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제목 그대로 우리는 부모가 되는 방법이나 역할등을 배우지 못한 채 부모가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기억 속에 나의 부모님들께서 내게 베풀어 주셨던 사랑의 기억을 바탕으로 나의 아이들을 알음알음 키워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육아에 대한 모든 것들에 대한 답이 될 수 없기에 늘 어렵고 돌아보면 항상 후회가 남는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것인지 티낼수는 없지만 남은 시간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책에서는 아무래도 저자가 선생님이셔서 그런지 학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표 학습에 대한 이야기와 초등, 중등, 고등의 단계에 따른 이야기들을 분리해서 해주시니 참고하거나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기에도 좋았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게 하고 중등에서도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된다는 말씀에 개인적으로는 중등 과정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덜어진거 같은 기분도 든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특히나 느끼는 것이지만 국어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과목에 대한 바탕이 되는 과목이고 기본적으로는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말씀에 나도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22년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었고 고등 과정에 올라가 아이가 공부를 하며 겪게 될 멘붕에 대해서도 옆에서 부모가 어떠한 도움을 주면 좋을지 조언해 주시는 부분이 있어서 인상 깊었다.
아이를 어떻게 공부하게 만들어 주고 엄마 아빠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해주시는 부분들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이 되었는데 정말이지 나도 문명의 이기가 이렇게 내게 큰 부담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를 일이었다. 이 부분도 좀 더 신경을 쓰고 대비하거나 나름의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진로에 대해 슬슬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어 볼 때가 되어 어떤 점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부분은 다른 파트에 비해 비교적 덜 상세히 다루어진거 같아 조금 아쉬웠다.
책의 마지막 장으로 가면 정말 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수없이 속으로 혹은 겉으로 내뱉은 말들을 바탕으로 한 글이 적혀 있다. (아이는) 엄마가 없어도! 혼자서라도 잘 살수 있어야 한다는 것. 부모는 부모의 인생을,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스스로 살아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자립을 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내 목표가 틀리지 않았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을 선생님의 이 책을 읽으며 더 단단하게 만들수 있었기도 한거 같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 시간이 비록 서투르고 실수투성이 일지라도 아이들에 대한 나와 내 남편의 마음은 진지하고 진실된 것이기에 앞으로도 좀 더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빚어가는 중이고 결과물은 아직 알 수가 없다. 다만 과정과 방법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기본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부모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출판사 네버기브업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