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버킷 리스트였을까?

제목을 지은 이유가 궁금했다.

책표지에서 간절하지만 옅어져버린 빛깔과도 비슷한 소망이 담긴 채 느껴지는 담담함과 약간의 아쉬움 같았던 느낌 덕분에 설렘과 희망의 버킷 리스트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러움과 소박한 편안함을 주었던 선생님의 시들에 왜 제목이 버킷 리스트였는지 마음이 덜컥거렸다.

책장을 넘기며 알게 됐다. 제목의 의미를.

처음엔 그가 삶의 끝일 지도 모르는 그 순간에 무엇을 생각하며 이 글들을 적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가 이 글들을 써 내려간 이유는 삶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순간까지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라기 보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주어진 것들에 대한 소소한 감사함을 느끼며 현재에 충실하는 것.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할 것 하나 없어도 그저 아름답고 나중에 지금을 돌아 봤을 때 아쉽거나 미련 보이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투박스럽지 않으면서도 단정하면서 간결하고 꾸밈이 없는 그의 시는 넋 넣고 길가에 마구 피어진 꽃 한 송이를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듯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느끼면 됐었다. 하지만 이번 시들은 어째 한 번에 쉽게 느끼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어렵지는 않은데 자꾸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들었다.

분명 말들에는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것과 함께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과 애정 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 글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 머리로 올리면 올릴수록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방울 또르르 굴러 내릴 것 같은 작은 아쉬움과 그리움과 헤어짐이 느껴지는 걸까?

또 한편으로는 감정의 절제를 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절제를 하고 있는 듯한 그 애매한 어떤 느낌으로 가득 차 있는 단어들의 향연이 왠지 예전의 시들과 책들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다른 복잡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무심히 툭 던지는, 길지도 않은 한마디 한마디에 강물이 일렁이듯 내 마음도 같이 출렁이는 건 괜한 감정의 몰입인 건지....

글을 쓴 이조차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작은 것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는 의미라지만 왜 내게는 해본 것들과 해보지 못했던 것들 또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문장에서 이미 한쪽으로 쏠린듯한 의미들을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쩌면 이번 책을 두고 두고 다시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삶에 대한 여러 모습을 겪어보고 생각해 보고 느껴본 그의 이번 글들은 아직 어리숙한 내게 버거운 글인가 싶다. 마치 네가 인생을 아냐? 라고 하듯이 말이다.

책장을 여기 저기 펼쳤다 덮었다를 반복하며 되새김질을 하듯..... 아직도 나는 끝나지 않을 그의 글들을 읽고 또 읽어본다.

이 책을 출판사 열림원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