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자랄 수 있다, 잘할 수 있다 -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너에게
오춘기 김작가 지음 / 투래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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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큰(?)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다.

언제나, 늘, 무엇이든 잘하고 싶어 하던 나는 지금 어떤 어른으로 자라고 있을까? 그때 내가 생각하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하며 온갖 뜬금없는 생각들이 책장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봉인이 풀려 쏟아져 나오듯 내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떠올랐다.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가볍지만 깊게 해보게 해주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작가의 나긋한 혼잣말과도 같은 이야기들을 읽으니 내가 나에게 해주는 위로이자 힐링과도 같은 생각들이 연달아 떠오르며 부끄럽고 위축되어 있던 내 마음의 한구석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괜찮아~ 괜찮아~' 하며 그냥 말없이 어깨를 내어 주고 곁에 있어줄 수 있는 내 오랜 벗이 나의 힘든 모습들을 다독이고 어루만지듯 위로도 건네다 때로는 웬만한 아픔에도 무던하게 대면할 수 있을 담대함도 갖출 수 있게 해주었다. 길지 않은 글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풀어 내며 힘들었던 시간과 지난 일들에 대해 지금껏 잘 참아냈다, 이제는 다 잊어버리자 하면서도 무모하게 참지만 말라며 나름 뼈 있는 조언도 해준다.

글의 중간중간마다 검은색과 푸른색과 흰색만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투박한듯하면서도 거칠지 않고 부드럽고 강렬한 느낌을 주며 또 다른 위로와 힘을 전달해 준다. 길지 않은 한두 마디의 글과 화려하지 않지만 분명한 느낌을 주는 그림은 글과는 또 다른 이 책의 매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을 소개하며 진심을 다하지만 유난히 과정이 길고 어른이 서툴고 어색한 사람이라 말했다.

내가 왜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서 홀리듯 끌렸는지 알 것 같았다. 나도 나를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름 제법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아직 어른인 내가 어렵고 힘들 때가 많다. 잘하고 싶었다. 소위 잘나가고 샤방샤방 빛이 나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때는 똥 배짱과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무서운 것들 투성이고 걱정과 두려움은 늘 함께하는 듯하다.

책 속 작가의 모습이 이런 내 모습과 달랐다면 그렇구나, 내가 그렇지 뭐... 하며 넘기고 삭혔을 텐데 나도 그런데 뭘... 그 정도는 괜찮은 거 아닐까? 하며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바라볼 수 있는 아주 작은 힘을 낼 수 있게 해준다.

깊은 생각을 하며 읽기보다는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듯 읽는다면 따스한 위로와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반 박자 느리더라도 꾸준히 앞으로 걸어가듯, 양쪽 어깨에 힘을 적당히 빼고서 약간은 늘어지듯 긴장감은 다 내려 두고서 가볍게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치 오늘처럼,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후끈한 바람을 이겨내고 적당한 어둠과 선선한 바람으로 가득 찬 밤의 여유를 즐기며 느긋한 때에 이 책과 함께 라면 아마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그 모든 감정을 모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출판사 투래빗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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