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살았더니 내가 더 좋아졌어요
코세코 노부유키 지음, 호노유 그림, 최우영 옮김 / 생각의날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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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닥 나를 좋아하지도 않고 부족한 점들 투성이라 늘 열심히해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정 반대의 제목을 보고서 끌렸던거 같다.

그런데 저자의 소개를 보며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저자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정신과 간호사였다.

정신과라는 과는 생소하지만 그저 같은 간호사라는 점 만으로도 국경을 초월한 내적 친숙함이 샘솟는 기분이다. ㅎㅎ

아무튼 여차저차한 이유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내가 나에게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만들어 주는데 막연히 책만 읽고서 '으응~ 그렇구나'로 끝나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나에 대한 질문들 투성이었다.

귀여운 그림으로 표지에서부터 마음이 몽글몽글 해짐을 느낀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나와 너 그리고 관계와 일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첫장에서는 나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정리하는 파트였다.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좋은 사람인거 같았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 아닌거 같다. 요즘 나는 내가 제일 밉고 싫다.

이 책은 그런 나를 정리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과 눈을 깨닫게 해주려 했다. 저자가 강조해서 꼭 알려 주고 싶은 내용들에 대해서는 밑줄도 그어져 있었다. 무조건적인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말보다 오히려 짧고 분명하게 진짜를 말한다. 그리고 연습하기와 참고하기를 통해 책의 내용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훈련을 하게 한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은 같았고 이 부분을 읽으며 내용 중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었는데

~가 당연하다. 라는 생각이 통용되는 장소는 '자기세상'뿐이다.

라는 말이었다.

우리는 누가 혹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은연중에라도 자주 따지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서부터 이미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 배려를 시험 받거나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서로 잘 통한다, 잘 맞는다는 말로 표현이 되기도 했던 그 관계는 과연 끝까지 옳았던 것일까 하는 자문을 던지게 해주는 한마디였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대한 생각과 질문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일에 관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 짧았기도 혹은 길기도 했던 지난 직장인 시절이 떠올랐다. 인정 받고 싶었고 잘하고 싶어 무리하다 오히려 더 망쳐버리고 다른 이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하며 숨거나 달아나고만 싶었던 그때 그 시절. 그때를 떠올리며 책 속 구절 구절을 읽다보니 '지금 알고 깨달았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이라는 무책임하고 누구나 할 수 있을 그런 말들이 자연스레 나왔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더더욱 어렵다 느끼게 되는 '담담하게 평소의 나를 유지하기' 이다. 감정의 기복이나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때 그 순간 나는 내가 제일 싫어진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런 태도에 대해 '괜찮다'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소중히 하라고 한다. 적당한 거리두기도 괜찮다고 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둘 다 내가 제일 못하겠는 일인거 같아 스스로가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었다.

저자가 살고 있는 일본에도 나같은 이들이 많은가 보다. 책 후미의 에필로그에 저자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듯 왜 이책을 집필했고 누구를 위해 글을 썼는지에 대해 적었기 때문이다.

분명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고민은 필요하고 자기 반성도 필요하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런 것들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방법들을 잘 모르는 거 같다. 그래서 속으로만 고민하다 앓게 되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지 못하는 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단 한번 읽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어 지거나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현실을 분명하게 바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지키고 이해하려는 노력의 일부는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고 속상하고 기운이 빠지며 내가 너무 밉다. 다시 잘 해보자 싶다가도 매 순간이 의기소침 해지고 자존감과 자신감은 바닥을 기어 다니는듯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었듯 너무 힘든 나를 억지로 좋아지게 하거나 내버려 두지는 말아야겠다. 아기들이 걷다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듯이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웃을수 있도록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

이 책을 출판사 생각의 날개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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