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능을 마무리하고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보며 아이가 "나도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수능이 끝나면 속 시원하게 책을 다 집어 던지고 싶을 것 같아." 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인생에 공부가 전부는 아니고 살아보니 알아서 좋은 것도 더 배우고 노력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왜 공부는 우리에게 즐거움이 아닌 괴로움에 더 가까운 행위가 된 것일까?
게다가 최근 중등 과정 준비를 시작하는 큰아이와 함께 하며 너무나도 달라지는 분위기에 부담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엄마인 내가 옆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지라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정승익 선생님의 진짜 가짜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제목부터 솔깃했었다.
아이가 아직 어릴 적에는 부모의 계획과 주도하에 학습을 하게 되지만 점차 아이들이 커 가고 배우는 내용과 범위가 많아지고 깊이가 깊어질수록 공부의 주체는 아이가 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워낙에 쉽지 않고 정작 아이들에게 '니 공부니까 알아서 해' 라고 하지만 한번도 알아서 해본적이 없는 아이에겐 막막할 뿐이다. 요즘 같이 힘든 시대에 맞벌이까지 하며 비싼 돈 들여서 학원을 늦게까지 보내 보지만 성과는 그닥 만족스럽지 않고....
이런 모든 과정들과 상황에 대하여 공부 좀 해 봤고 잘 하는 방법을 아는 선생님이 모두에게 (특히 목적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촌철살인과도 같은 책이었다.
정말로 읽으며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이 선생님의 말씀을 딱 한번만이라도 읽어 보고 생각을 해보거나 느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이 와 닿았다. 아이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들을 모두 모아서 적어 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너무 들었다. 얼마나 알려 주시고 싶은 내용들이 많으셨는지 다른 선생님들의 책과 비교해 보니 글자수의 양도 내용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래서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공부에 대해 얼마나 진심이신지를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진짜 공부란 무엇일까? 언제부터 어떻게 하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하는 고민이자 최대 난제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가짜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후반부로 갈수록 선생님의 경험담을 시작으로 진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느낌이다. 그만큼 간절하기도 했지만 옆에서 부모가 어떻게 도울 방법은 없을지 답답해 할 무렵 내 아이가 진짜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나왔다.
여기서 내가 솔깃했던 것은 내가 부모의 입장인 것도 있겠으나 아직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본질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엄마와 아빠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아이가 원하고 찾아가는 목표를 향한 도구가 공부가 되도록 부모는 시기와 때에 맞는 적절한 서포트를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본인도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조금 성격이 예민한 아빠로서 요즘 세대 부모들의 입장을 모르지 않는다는 말씀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우리 모두가 다 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섭게 이야기 하시다가도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우리 모두는 좋은 부모라는 말씀으로 가슴 뭉클하게 해주시기도 하고... 마지막 편은 배울 것도 명심할 것도 많았지만 코끝이 찡해지는 말씀들도 많아서 한번 더 읽기도 했다.
책의 제일 처음에... 아마도 성격 급한 사람은 놓칠수도 있는 부분에 선생님의 한마디가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