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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말이 똑똑한 말을 이깁니다 - 마음의 문을 여는 말투와 태도에 관하여
이재은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평점 :
나름 말로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 했고 말하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한 말에 대해 돌아보거나 생각해보는 일이 많았고 후회가 되는 때가 많아지며 점점 말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게 되어 지금은 말하는 것이 두려울 때가 많다.
특히 감정적으로 내가 조절되지 못할 때면 그런 후회와 반성과 두려움은 더더욱 심해진다. 이젠 입을 다물어야 하나 싶어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주변에서는 "화났어?" , "어디 아파?" 등의 반응이 돌아오니 참 답답한 일이다.
나 어릴 적엔 목소리 크고 강하고 똑부러지게 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너도 나도 웅변 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그럼 지금은? 지금은 전혀 아니다. 목소리 크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시대가 아니라는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말을 잘 하는 것일까?
MBC뉴스데스크에서 메인 아나운서로 매일 밤 세상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이재은 아나운서가 이런 말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내었다기에 읽어 보았다.
표지부터가 다정하고 부드럽게 느껴졌었고 읽는 내내 꼭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드는 어투가 참 편안하고 좋았다. 책 속의 글들이 어렵지 않았고 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과 노력했던 점들을 조곤 조곤 풀어 놓는 느낌이 좋았다. 글의 중간 중간 말에 대한 명언들도 섞여 있어 말이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책 표지에는 '같은 말도 호감 가게 하는 30가지 언어습관'이라 적혀 있어 약간은 말하기의 트레이닝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려는 조금은 뻔한 책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스피치에 관련된 책들과는 약간은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 앞서 말한 다정하고 나긋하면서도 이 책을 읽을 상대에 대한 진심이 담긴 말투가 글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구석 구석 누구나 한 두가지 정도는 공감할만한 말에 대한 경험들이 많이 담겨있다고 말했었다. 나의 경우에는 그중에서도 책의 후미에 가서 더욱 더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후회 없는 말하기' 와 '마법의 언어 감사합니다' 이다.
'후회 없는 말하기'의 경우 내가 이 책을 왜 읽게 됐는지 무엇을 깨우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축약이 된 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공감됐었고 책을 읽으며 제일 많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마법의 언어 감사합니다'에서도 생각들과 느낀 점들이 많았는데 이 내용은 결국 2장에서 다룬 자존감에 대한 내용과도 많이 겹치거나 그 부분들을 축약해서 응집시켜 둔 것같다는 느낌과 함께 저자가 하고 싶은 제일 중요한 말은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
총 3파트에서 30가지의 말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특별한 말의 기술이라는 것은 없구나 라는 것이다. 화려하고 정신이 쏙 빠질 정도의 멋진 언변의 기술보다는 결국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진짜 말하기의 기술은 진심어리고 진정성 있으며 솔직하고 다정한 나의 말투와 바르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일지도 모른다. 식상하다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깨달음만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해야겠구나 하고 내 마음을 움직이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인듯 하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그리고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진실된 마음이 담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실천하기 위해 지금 이순간부터 나도 노력해 보려 한다. 말 한마디로 남을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말보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해주는 꾸밈없는 솔직한 나의 말들을 위해 우리 다 같이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출판사 더 퀘스트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느낌과 감상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