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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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공부할 적에 많이 들었던 이름인 김시습.

김시습하면 금오신화라는 공식같은 한줄로 외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이 어떻게 쓰여진 책인지 안까지 다 살펴본 것은 부끄럽게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마저도 내 아이가 읽어두면 적어도 나처럼 무지하지는 않을 거 같아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던 중에 알게 되었고 읽어보자 마음 먹은 일이었다.

아이와 읽을 책이니 함께 읽기 좋을 쉬운 책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골랐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읽기 시작하니 금새 빠져들만큼 구성이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는 이가 읽기가 편한 시점으로 되어 있어 더 쉽게 느껴지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원작을 그대로 가져다 글을 해석하여 풀이한 것을 내가 읽는 게 아니라 제 3자의 입장으로 또는 제자 선행의 입장에서 스님의 이야기를 읽고 듣게 된다. 그리고 그 속뜻과 이야기의 풀이를 들으며 세상에 대한 시선 그리고 화와 울분이 그대로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 속 선행의 말대로 그가 시대를 바꿀 수 없었다면, 속세를 떠나 스님이 되었다면 어느 정도 선에서 세상과 타협할 수도 있었을텐데 무엇이 그를 이렇게 울분에 가득차 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옳지 않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것일까. 이러한 내용은 그 당시에 대한 역사적 배경 지식이 있다면 더 이해가 될 듯 하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도 책의 후면에 '작가의 말'이라는 부분에서 뒷 설명을 해주고 있어 아직 역사를 다 배우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이들도 충분히 책을 읽기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나중에 내 아이가 읽게 된다면 나는 이 부분을 먼저 읽게 하고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총 다섯 편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주는데 처음에 읽을 때는 그저 그 시대에 떠돌았을 법한 그냥저냥한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현실에 있지 않는 이야기들 이었다. 하지만 선행에게 들려주는 속 이야기를 들어 보면 와..... 혹은 아..... 하는 감탄사가 마음 속에서 저절로 나오게 된다.

왜 그런 속마음과 생각과 뜻을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따지지 못하느냐는 선행의 반박을 들었을 때도 통쾌했었다. 내 생각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이야기를 짓고 글을 썼지만 정작 읽는 이가 이걸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이렇게 풀어서 말해주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 아니었을까. 그런데 의외로 너무 단순한 대답에 실소가 터지기도 했는데 그 답 역시도 너무 단순하고 뻔한 이유였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장면들 하나하나가 또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권을 가진 이들에 대한 풍자와 비판은 존재한다. 요즈음의 풍자는 글보다는 보통 영상 미디어가 대세다. 어느 세대나 어떤 성별이든지 간에 원한다면 쉽게 접할 수 있다. 글은 읽어야 하고 생각해야 하고 그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눈치(?)가 있어야 하니 그닥 많이 선호하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러한 매체들이 다양하게 없었고 그나마도 책과 글이 다수에게 보급될 수 있었던 때가 아니었기에 현시대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더 이해가 안 될 일이었지만 그는 그가 가진 능력과 재주로 최대한 이야기 속에 뼈를 박아 둔채로 이야기가 가진 힘을 믿었던 듯 하다. ​​

 

.... 그 이야기가 의미가 있는지,

의미도 없이 타인들에게

분노만 일으키는지,

아니면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이야기인지는

각자 어떻게 살아 나가느냐에

달린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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