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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너머의 별 - 나태주 시인의 인생에서 다시없을 사랑 시 365편
나태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평점 :
이 즈음의 계절은 철 모르고 일찍 피어버린 꽃들을 바라보며 다가올 봄을 괜시리 기다려 보고도 싶고 땅 속에서 뚫고 나오려고 힘껏 깽발을 들고 머리를 치켜든 새싹의 간지러움과 같이 괜시리 감성적이게 되는 계절인 거 같다.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 직전의 그 두근거림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때는 평소 읽지 않았던 아니, 시에 대해 조금도 아는 것 없지만 괜시리 감성적인 시집 하나 읽어 보게 되는 거 같다. 나는 그 중에서도 나태주 시인의 별빛 너머의 별이라는 책을 골랐다.
책의 겉은 시린듯 푸른데다 쏟아질거 같은 하얀 별과 하얀 눈밭이 펄쳐진 감성 돋는 겨울이다. 하지만 책 속에는 이미 벌써 봄이 온건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내 마음을 뭉클하게 또는 먹먹하게 만들어 주는 글들이 무려 365개나 들어 있다.
무심코 펼친 책 속 어느 한 페이지도 이미 벌써 봄이 오고 있는 것인지.....
사랑에 대해 노래했다던 그의 시에는 예상했듯이 젊은 남녀의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을 노래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얼른 덮었을지도 ㅎㅎ
그가 사랑하는 혹은 바라보는 사랑은 다양하다. 자연에 대한 사랑, 연인 사이의 뭉근한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전 과정을 노래 하듯이 이야기 하듯이 전체 4부분으로 나누어 풀어냈다.
만나고 설레이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 그리움까지도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그 마음을 고이 담아 전하듯 많지 않은 글에 꾹꾹 담아 넘겨준다.
내 마음을 울리듯 대신 말해주고 알아봐주는 감사한 시라고 해야 하나.... 엄마라면 한 구절 한 구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모정이 가득 담긴 시가 지나가던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뜨겁지는 않아도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말이 아마 그의 시들을 보고 한 말은 아닐런지....깊은 울림이 있는 나의 이 큰 느낌을 짧고도 빈약하기만 한 내 글로는 정말 담아내기가 벅차다.
너는 별이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
네 가슴에 별 하나
숨기고서 살아라
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
네가 별이 되어라.
책장을 덮고 표지를 덮어도 깊은 여운에 그저 먼 하늘을 무심하게 바라 보게 만드는 그런 책.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슴이 간질거리고 먹먹해지는 특이한 감정에 빠져든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