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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평점 :
우리나라 역사이든지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이든지 간에 옛날이야기는 관심도 많고 참 재미있다.
그런데 그냥 있었던 일만 줄줄 적어내는 역사서는 읽다 보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역사에 대한 책을 시도하더라도 요즘은 주로 테마를 정해 두고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내가 관심이 갔던 책이다.
경제라 함은 돈이 오가는 이야기라 어렵고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돈의 흐름을 읽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흥미롭기도 했다. 게다가 그림으로 배울 수 있다 하니 그림 구경도 하고 배움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았다.
유명한 그림들을 보면서 아.... 잘 그렸구나, 아름답구나 진짜 같아라는 것만 느끼기엔 뭔가 아쉬웠다. 분명 저 그림 속에는 뭔가 뜻이 있고 의미가 있을 텐데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고 글과 그림에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 내게 배움도 될 것 같아 책의 첫 장을 넘기는 나로서는 기대가 컸던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재화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소금과 후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학교에서부터 많이 들어왔던 탓에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청어와 대구는 의외였다. 부를 자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해졌던 굴과 커피는 실망스러웠지만 어느 시대나 그러한 인간의 모습들은 있었기 마련이었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땐 그랬구나' 하며 읽어 넘겼다.
그러면서 '요즘은 부를 자랑하는 수단이 뭐가 있을까'하며 생각도 해보았더니 피식 웃음이 났다.
2부에서는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역시나 예상했듯 전쟁 이야기가 나왔다. 경제가 힘들어지면 전쟁이 터진다더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나 싶다. 옛 기록에서도 그랬고 현재에서도 그렇듯 전쟁은 안된다고 외치면서도 크고 작은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역사 속에서 있었던 일들(특히 안 좋은 일들)은 계속 되풀이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마약도 종교도 전염병도 마찬가지다. 읽으면서 비록 옛날의 일이지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상상만 했다면 그랬구나 싶었지만 글 속의 이야기와 그림을 같이 접하니 그 느낌과 여운이 더욱 강하게 오는 것이 느껴졌다.
또 참 안타깝지만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느끼다 보니 미래에도 다시 이런 일들이 생겨 많은 이들이 더 많이 힘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안타깝기도 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니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흥미도 재미도 있었고 좋아하던 분야라 그런지 빠져드는 것도 순식간이었던 탓이기도 한 것 같다. 흐름에 따라 읽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았다. 관심 가는 분야나 나라의 이야기부터 골라서 우선적으로 읽다 보니 재미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알게 되는 것도 많아져 역사나 경제 그림 등에 대해 좀 더 찾아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처럼 이 분야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내용이 무겁거나 어려운 책이 아니어서 중고등학생들이 읽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읽어두면 상식적인 면이나 학습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