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 심리학
커커 지음, 채경훈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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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내 삶의 패턴에 변화를 겪으며 혼란과 어려움을 긴 시간 크게 겪었던 적이 있다. 나만 겪는 일도 아니고 누구나 겪을 수도 또 겪을 법한 시간들이었지만 받아들이고 겪어내는 정도의 차이는 다 제각각이니 주변에서도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방법이 어찌 됐든 이후의 나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으며 적응을 하게 됐고 다시는 그런 혼란을 겪고 싶지 않은 마음과 아픔과 힘듦 속에서 내가 나를 지키고 왜 그랬는지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친구와 수다도 떨어 봤고 상담도 받아 봤지만 제일 마음이 편했던 방법은 결국 책이었다.

그래서 심리학 관련 책들도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그중에 이 책은 제목에 많이 끌려서 골랐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들에 방패가 되어 주고 보호막을 씌워 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할까? 아무튼 강한 이끌림에 홀린 듯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지은이는 심리 방어기제에 대해 집중했다.

아... 이 이름 나올 거 같은데.... 나온다. 프로이트. 학교에서 심리학 시간과 정신 간호학 시간에 머리 쥐어뜯으며 배웠던 그 이름. ㅜ ㅜ

방어기제 이론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타인과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부정적인 방법이라며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를 다르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믿었으며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해 낸다.

이 책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내가 나를 사랑해 주자'라는 말이 제일 비슷할 듯하다. 건강하고 단단한 내가 있어야 내 주변도 있고 나를 품고 있는 이 세상도 존재하는 것이니 나를 좀 더 위하고 사랑하고 아껴주자는 것이 이 책의 요약이랄까?

책은 크게 총 4파트로 나뉘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 내용의 바탕이 되는 방어기제들에 대한 사례와 설명을 바탕으로 방어 기전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접근과 해결 방안들을 이끌어낸다.

글을 읽으며 점차 홀리듯 책장을 계속 넘길 수 있었던 건 현대 사회 속 우리 모두가 아마 많이 힘들었고 지쳤고 탓을 하느라 아팠고 아프게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에겐 엄격하고 자비가 없는 스타일일수록 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내가 조금 그러한 스타일에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서 조그마한 잘못에도 자책과 뒤끝(?)이 오래가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며 '이래도 될까? 이 정도는 누구나 다 그럴 수 있구나. 나만 그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잘 생각해 보고 되돌아보면 이 책에 나오는 많은 방어 기전들을 우리가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든 간에 우리는 조금씩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도 책 속의 사례들을 읽으며 깨달았다. 이러한 나의 모습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글과 내 경험상에서도 증명이 된 셈이다. 참 재미난 책이다.

4장의 제목처럼 더 괜찮은 내가 되고 싶다면 앞으로 내가 나를 더 잘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책의 겉면과 목차의 제목들만 읽어도 왠지 힘이 되는 느낌이다. 모든 일에 우선은 '나'라는 생각...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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