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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평점 :
표지부터 따뜻한 느낌을 마구 마구 날려주는 이 책은 과거 사회 초년생 시절과 나름 열정 가득했던 나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는 그런 책이었다.
그저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열정이나 의욕이 넘치는 것도 아닌 지극히 평범하기만 했던 리카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전혀 관심도 없었던 출판유통회사에 입사하게 되고 한층 더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였다.
모든 직업을 가질 때 자신의 취향과 적성에 맞게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책 밖의 현실과 리카의 상황처럼 내 뜻에 맞지 않게 직업과 직장을 가지게 된다.
이유야 어쨌든간에 리카는 주어진 현실에 열심히 적응하려 해보지만 오리엔테이션 때와는 다르게 실전에서는 보이지 않는 큰 벽들에 자꾸만 부딪히게 되며 좌절을 겪게 된다.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책과 속상함 속에서 리카는 선배들을 통해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를 만나게 되고 이후 유미코의 조언과 경험담을 참고해 가며 직장 생활과 사회 생활에 적응하게 되고 익숙해지는 과정들과 부모님에게 속한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어 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며 시익 웃음이 나오게 되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우리들 거의 모두가 경험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
아무도 알려 주지도 않고 혼나기만 반복하던 그때는 이럴려고 그렇게 공부하고 힘들었나 싶었지만 버티고 이겨내려 애썼던 내 노력의 순간들과 열정들로 가득찼던 그 시간이 이제는 아름답게만 보이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책 속의 리카와 유미코처럼 누구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알아 들을 수 있게 따스히 말 걸어 주었다면 그 순간이 힘들었다는 말은 아마 나오지 않았거나 어쩌면 더 나은 내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나는 그때의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였는지도 돌려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라 일본의 도서 문화와 유통 과정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어서 우리 나라와는 다른 그들의 책문화 서점의 분위기 등을 느끼며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동네의 작은 책방을 떠올려 보았다.
크게 와 닿는 솔깃한 이야깃거리도 아니고 눈물이 흐를만큼 대단히 감동적인 스토리도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으며 편안했고 따스했다.
오지랖과 라떼 꼰대들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인생 선배들의 따뜻한 도움도 마음이 찡했다.
이렇게 또 보이지 않게 따뜻한 위로와 토닥임을 책 속의 모든 이들로부터 받게 되어 기분 좋은 책읽기를 한 거 같아 행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