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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
정두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평점 :
제목에 이끌려서 생각을 하는 것보다 손이 먼저 나갔던 책이다.
최근에 아니....지난 시간동안 잠시 마음이 힘들었던 경험을 그 이전과 비교해 기간은 더 짧게, 대상은 불분명하게, 신체적인 증상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꼈고 스스로에게 놀라 허둥대다 어떻게 어떻게 그 시간들을 빠져 나오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또 언제 그렇게 될 지 몰라서 걱정만 하다가 이젠 좀 더 솔직하고 분명한 나의 모습과 관심범위를 정하고 흔들리더라도 좀 적게 흔들려 보겠다 노력하는 중이다.
이 책에 제목처럼 이미 주어진 삶을 힘들게 돌파하며 개척하듯이 살기 보다는 물의 흐름처럼 유연하게 그러나 흔들리지 않게 살겠다 하고선 매번 흔들리고 주저 앉고 좌절하는 나를 보며 아직 마음이 덜 여물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능처럼 끌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시련은 우리가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 온다. 그 순간마다 우리가 어떻게 잘 빠져나오고 이겨내는지는 오롯이 나만의 문제인 것이다. 이 책에도 보면 아주 자잘한 개인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제법 큰 마음의 감기를 앓는 사람들의 이야기(사례)가 나오는데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우리 모두 힘들고 아프고 괴로운 것에는 크게 다름이 없구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마음 먹고 어떠한 자세로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AI와 같은 최첨단 시대에도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공감해내는 것은 사람을 대신할수는 없다 했다. 그만큼 어렵고 복잡하고 힘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을 때 자극적인 내용이나 크게 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없었다. 그냥 상담하고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듣듯이... 그냥 지인과 함께 차담을 나누듯이 글과 내용이 편안했다.
그리고 대부분 덤덤하게 글이 이어지지만 부분 부분에서는 글에서 힘이 느껴지거나 토닥임을 받는 특별한 느낌도 받으며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다.
앞서 말했듯 내가 내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판단을 내리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읽으면 도움이 될 조언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이를 마음이 '유연해지는 기술' 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분을 나는 특별히 꼭 읽어 보라 추천해 주고 싶다.
신경정신과 진료나 상담을 추천하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예전과 달리 요즘 우리는 너무 쉽게 정신과적 질환에 대해 이야기하고 스스로 진단을 내리거나 남용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편견이 줄어든 것 같아 좋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한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고 유연해짐을 연습하며 아픔에 대한 본질적 원인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번에 그렇게 되기는 물론 어렵겠지만 일단 노력하고 시작은 해 봐야 할 것 같다.
변화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남보다 나에게 더 엄격하게 들이댄 기준들과 잣대들을 내 스스로 하나씩 허물어 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노력들에 대해 너무 철저한 방어를 하려기보다 편안하게 그 상황을 넘길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좀 더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