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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장자 -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ㅣ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김범준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4월
평점 :
'마흔을 갓 넘길 즈음에는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라는 저자의 말로 시작했던 이 책은 내게 장자를 소개해 주는 첫 책이었다.
사실 나는 저자와 반대로 마흔이라는 나이에 이르면서 살짝 겁을 먹기 시작했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어떤 것인가? 잘 살아온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그럼 나는 이제껏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이었는지, 앞으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약간의 부담과 걱정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시간들 속의 모습처럼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갈 힘도 의지도 많이 소진한 것 같다. 약간은 인생의 오르막 중 중간 이상을 올라온 듯 오르던 길을 뒤돌아 보게 되어지고 앞으로 올라 갈 길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생기는 느낌이랄까.
배부른 소리와 걱정 같은 이 시간들도 잘 고민하고 방향을 바르게 잡아 줄 수 있다면 아마 앞으로의 내 삶과 나의 모습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사실 조금은 들게 된다.
이런 고민이 들 즈음이 되서 그런지 이왕이면 책을 통해 방법을 찾으려 하는 편이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하던 많은 이들의 책도 읽어 보았고 글도 찾아 봤는데 약간은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으로 조금은 마음의 부담이 많이 덜어졌었고 장자에 대한 관심도 생기게 되면서 다른 고전들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었다.
무엇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내 자신을 더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들이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많이 와 닿는 거 같았다. 세상을 외면하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나만 생각하는 그런 삶을 살라는 말과는 달랐다.
가득찬 사람이 되기 보다 조금은 느긋하고 여백을 지닌 여유로운 내가 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 책은 장자의 이야기를 작가 본인이 겪었던 상황과 순간들을 통해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꼭 이웃의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듯이 푸근한 책읽기를 할 수 있게 해주어 책을 읽는 동안은 정말 마음만이라도 느긋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더불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니 나중에 다시 한번 더 장자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학교를 다닐 때 분명 배웠던 거 같은데 왜 나는 기억이 띄엄띄엄 남아 있는지 후회가 된다.
아마 그때 내가 지금만큼이라도 느끼고 알았더라면 나는 달라졌었을까. 하지만 나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보다 앞으로의 깨달음을 위해 고민해 보겠다. 책에서 배웠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