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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200년간 변치 않는 자녀교육·영재교육의 바이블
칼 비테 지음, 남은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책 제목을 보면 내가 평소 관심은 있으나 동의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내용이다. 어떻게 공부를 하며 즐거울 수 있을까? 과연 얼마나 똑똑하면 공부를 하며 즐겁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반문부터 드는 제목이었다.
오히려 내 아이들도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사악한 바람이 담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내가 그 긴 시간 학교를 다니고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지만 힘든 몇몇의 과목들 중 하나가 교육학이었고 학습에 대한 개인차와 성향을 믿는 내게 그닥 흥미로운 제목은 아니었다는 편견이 더 강했다 할까? 아니나 다를까...칼비테는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란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아이를 임신하는 순간부터 태교와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 있으신 분이었고 그들은 결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것처럼 보였기에 더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이런 나의 편견들이 와장창 무너지고 오히려 속도를 내고 집중을 해서 빠져들게 만드는 특별한 끌림이 강하게 왔었다.
내 아이에게 맞는 나만의 교육 신념과 방식으로 저능아라고 했던 아이를 시대의 천재로 만들어 냈었다.
이 과정에서 강요하거나 억지가 섞인 학습은 없었고 스스로 알고 싶어 하고 깨닫게 만드는 정말 학습의 기본적인 목표와 방법만으로 해낸 것이다. 오히려 아이가 많은 양의 공부를 하지 못하게 했다.
여기 저기에서 많은 이들이 교육방법에 대해 묻고 배우러 왔으나 그들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과 아이만의 방법으로 지식을 얻었고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만들어 냈다. 그 과정은 매우 고집스러워 보이면서도 제일 기초적인 것이었기에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서 책을 읽는 나도 따라하고 배워야 할 것만 같은 내용들이 너무 많았다.
책은 매우 두꺼웠다. 하지만 이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의 어려운 이야기도 이론도 구성도 이 책에서는 없었다.
그저 아버지가 아들을 키워낸 경험들을 이야기 하듯이 손자가 태어났을 때 육아와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듯한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고 흔들림 없는 신념과 생각을 바탕으로 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랬기에 아마 나는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육아와 자녀 교육에 대해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여기 저기 무성한 소문들과 소식들, 그리고 수많은 정보들과 교육에 대한 줏대 없었던 수많은 정책들..... 나는 계속 흔들렸고 내 귀는 계속 팔랑거리고 있었다.
나를 따라오는 아이는 얼마나 혼란스러웠고 불안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필요하고 쓰임이 있을... 올바른 어른으로 자라게 하겠다는 나의 초창기 아이들에 대한 다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었다.
이런 귀한 책을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안타까움과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마음 사이에서 나는 후자로 마음을 다잡고 이제라도 다시 잘 해보자는 생각을 해본다.
깨달음을 많이 얻었던 책읽는 즐거움을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마음이 흔들릴때마다 아마 나는 다시 이 책을 꺼내 펼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