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아이 가람뫼 파랑새 사과문고 96
이경순 지음, 박철민 그림 / 파랑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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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참 힘이 있고 역동적이며 강하다는 느낌이 강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채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느끼게 되는 나라로 기억한다.

옛 이야기들도 살펴보면 장군과 전쟁의 이야기가 많으며 사냥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 지형과 위치적인 조건에서 얼마나 살기 힘들었을지도 상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고구려의 아이 가람뫼에 대한 이야기는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나라를 지키는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이 되었는데 그러한 이야기도 있고 지혜로운 이야기, 우정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섞여 있어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었던 이야기 책이었다.

이 책은 2018년부터 2019년에 이르기까지 잡지 소년에 연재 되었던 이야기들을 모아 단편으로 만들어 낸 책으로 주된 배경은 역시 고구려였고 그 시대의 용맹하고 똑똑했던 아이들의 우정과 기발함, 나라를 위한 용맹함을 엿볼 수 있는 재미난 책이었다.

작가는 '고구려 고분 벽화 장천 1호분'이 도굴되었던 사실을 접하고 '찾아라 고구려 고분 벽화'라는 동화를 만들었으며 거기에 기반하여 가람뫼이야기도 만들었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작가 선생님의 의도와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을 듣고 나니 또 다시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고구려에 사는 용감한 네 명의 아이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심지어 신분도 다른 아이들이다. 할아버지와 둘이서 사는 말타기의 신 차울리, 화공이 되고 싶은 마오리, 전장의 장수가 되고 싶은 고추가의 딸 계수을, 귀족이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꼭 동맹 축제에서 우승하여 태학에 입학하고 싶은 타마로. 이 아이들은 각자의 꿈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결국은 모두를 위한 일, 즉 고구려가 강해지고 평안해지는 모두가 마음 놓고 잘 살 수 있는 고구려가 되도록 하는 꿈을 이루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차울리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 흐름의 중심이 되는데 참 대단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할아버지의 큰 가르침이 있어서 그랬겠지만 나보다는 이웃을, 우리 보다는 모두를 위하는 마음으로 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재능들을 아낌없이 나누었고 배려를 할 줄 아는 마음과 태도가 본받을만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계수을도 자신의 신분에 굴하지 않고 모두를 위하고 내 이웃을 알기 위해 굳이 본인에게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 해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 놓는 모습이 진짜 대장부 같은 모습이었다. 마오리는 보호해주고 싶은 친구이지만 누구보다 차울리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좋은 친구라 보기 좋았다. 타마로는 자신의 목표와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 같지만 그가 처한 상황과 자신의 꿈을 위하는 모습에서 안타깝기도 했고 마지막에 차울리가 위험에 빠졌을 때 기꺼이 도움을 베푸는 모습에서 나쁜 친구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저 내 것(자신과 가족 그리고 부족)을 지키기 위함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드니 의젓하고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에서 보면 비록 만들어 낸 이야기이라 할지라도 이야기 속에서 계수을이 여자 아이라서 약하거나 보호 받을 존재로 비추어 지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꿈이 장군이다. 황후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황후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함께 싸우고 자신의 사람들과 나라를 지켜야 하니 당연히 무술도 배워야 한다는 장면에서 왠지 멋져 보인다 할까? 그리고 책 속에서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이거나 의견이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하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전장에서는 계급이 낮더라도 뛰어난 지략과 전쟁에 도움이 될 만한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한참 높은 사람들 일지라도 함께 의논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모습도 매우 보기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재미있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적의 습격을 받아 죽게 되는 차울리의 모습에서는 너무 안타까웠고 이야기의 끝이 흐지부지 되는 거 같아 조금 속상했지만 전쟁 이야기나 친구들 간의 오랜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겐 재미있는 이야기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초등 고학년 남자 친구들이 읽으면 매우 좋아할 것 같고 여자 친구들이 읽어도 재미있을 이야기책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이 차울리를 떠올리며 벽화를 그리는 마오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시작과 끝이 이어지고 끝이 시작이 되는 구성으로 읽고 나니 짧은 영화 한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용맹하고 똑똑하고 의리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인정해주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그 옛날 고구려의 모습도 이렇지 않았을까... 모두가 함께 마음 편히 잘 사는 고구려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우리도 그들의 모습에 부끄럽지 않게 힘과 지혜를 모아 열심히 잘 하는 대한국민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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