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씨 부자 이야기 - 개정판 탄탄 세계어린이 경제마을
조은정 지음, 여기 그림 / 여원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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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요즘 책읽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읽기 쉽지만 도움이 되고 재미도 있을 책을 좀 찾아 보았다. 그중에서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이 되었다하고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경제 이야기라는 소개가 있어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가 먼저 읽어 보고 아이에게 추천해 주었다.

이 책은 경주에 사는 최씨 성을 가진 어느 부자의 이야기이다. 이 부자는 대대로 내려오는 부자 집안이었고 주변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집이었다.

이 집에는 준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는데 준을 비롯해서 이 집에 사는 아이들은 매일 아침 사랑채에 모여 가훈을 쓰고 집안의 뜻과 방침을 익힌다. 최씨 가문의 가훈은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준은 붓글씨로 가훈을 쓰다 종이 뒷면에 그림을 그리며 낙서를 했고 종이를 아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할아버지께 혼이 난다. 다음날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채에 갔지만 온갖 귀한 음식들로 손님들을 대접하는 할아버지를 한 번 살피고는 논으로 놀러를 나간다. 그때 논에서 일하던 농부가 준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준의 할아버지가 흉년이 들었을 때는 곳간을 열어 마을 사람들에게 죽을 쑤어 먹이고 옷을 지어 입히며 사람들을 도왔다는 이야기였다. 괜히 으쓱해지는 마음으로 가만히 앉아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할아버지는 정말로 모두를 진심으로 위하시고 존경을 받으실만한 분이라는 것을 새삼 떠올리게 됐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집에서는 제사를 준비하느라 한참 바빴다. 집안 어른들의 제사를 지내고 다시 상을 차려 제사를 다시 지내는 모습을 보았다. 집안을 위해 충심을 다하다 죽은 하인들을 위한 제사였다. 양반이 하인들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들을 잊지 않고 기리고 챙겨 주려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준은 어른들이 훌륭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글 밑에보니 아직도 집안을 위해 충심을 다했던 이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충노불망비를 세워 충심을 다해주었던 하인들을 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땅을 사면 헐값에 사지 않았고 흉년을 피했으며 땅을 농부들에게 빌려 줄 때에는 저렴하게 빌려 주어 사람들의 칭찬을 들었고 집안의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은 무명옷을 입으며 검소함을 익혔다고 한다. 벼슬이 높으면 가문을 잇기 어렵다며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않는다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잘 살도록 도와주고 신분에 상관 없이 존중을 해주는 모습을 오래 오래 쓰고 익히고 몸에 베이게 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요즘 시대에 재벌이나 재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습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은데(그저 내가 모르는 것일 뿐 그런 이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면 정말 좋겠다.) 진정한 부자의 모습을 본 거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보여 주는 거 같아 같이 읽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교육적인 측면과 어려울수록 함께 나누고 같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을 통해 우리가 진심으로 함께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지를 상상해 보자고 했는데 아직 아이들에게 이정도까지는 와 닿지 않는가 보다. ㅎ

책의 뒷편에는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간단한 단답형의 문제가 실려 있었고 조선시대에 대한 이해가 낮은 아이들을 위해 당시의 경제 상황과 신분제, 농업의 형태에 대한 설명도 함께 첨부 되어 있어 매우 도움되는 자료인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경주 최씨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왜 그들이 그렇게 했는지 다른 선행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추가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읽을거리 배울거리등도 많았으며, 돈이 많은 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진정한 부와 그에 따르는 도덕적 책임감 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해 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함께 하고 나누는 것에 대해 인색한 요즘 아이들이 꼭 한 번 읽어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내용이 길거나 어렵지 않아 초등 저학년은 물론이고 어린 동생들도 몇몇 단어를 이해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겠고 읽어서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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