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하루 종일 어떤 일을 할까? 베스트 지식 그림책 4
비르지니 모르간 글.그림, 장미란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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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아빠에게 궁금해서 자주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아빠는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해요?" 이다. 가끔 화(?)가 나기도 하는 질문이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 내게도 "엄마는 집에서 뭐해요?" 라고 묻기도 한다. 이런 질문들을 왜 하는지 엉뚱하다 싶었는데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된 것이 아이들은 단순하게 어른들이 어디서 어떤 일을 왜 하는지가 궁금해서일 뿐이고 이런 질문을 하는 시기가 넘어가면 나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를 말하게 된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처럼 어른들의 세계에 궁금하고 신기한 것들이 많은 친구들을 위해 이 책이 참 좋을 것 같아 아이들에게 읽어 주려고 골라 보았다.

차례부터 너무 귀엽다고 할까? 총 14곳에서 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간단한 그림과 설명을 통해 알려 준다. 사진으로 보여줬다면 더 현실감 있게 좋을 듯도 하나 어린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귀엽고 친근감 넘치는 그림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장소들과 궁금한 것들 중심으로 직업과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니 책과 이야기에 대한 아이의 관심도가 높았다.

외국의 번역서인 경우 아이들에게 읽어 주어도 환경이나 생활이 달라서 이런 것도 있었나? 하는 경우가 많아 가끔 엄마가 돌려서 말해주거나 설명을 해 줘야 할 때가 있었는데 이번 책은 문화나 생활 모습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장소와 직업들이 많아 읽어 주기도 좋았다. 간혹 아직은 아이들이 잘 모르거나 생소한 직업들도 한 두가지 있어서 소개해주기도 참 괜찮았던거 같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까지 함께 이야기 해 보기에도 좋은 기회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로만 말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겐 의사, 선생님, 검사, 판사 등과 같은 직업을 추천하는 건 모순이다. 이렇게까지 관대해지지 못할 거라면 그런 직종에 계시는 분들의 노고와 수고에 감사할 줄 아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라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내용의 책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제일 가고 싶고 좋아하는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공항이다. 어디론가 떠나는 설레임, 여행의 즐거움,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고 비행기를 타고 저 높은 하늘을 날아 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아이들에겐 매우 흥미로운 일이니까.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것을 이야기 할 때엔 아이들이 "와...얼른 비행기 타고 놀러 가고 싶다" 라는 말을 연신 했었다.안타까웠다. 이렇게라도 그때의 설레임과 흥분을 떠 올릴 수 있는 것이 좋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큰아이가 말하길 "나는 기장이 비행기 운전을 하면 버스처럼 혼자서 쭉 끝까지 운전할 줄 알았는데 부기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 그래서 어떻게 12시간씩 운전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제 그 궁금증이 풀렸어" 라고 말해서 웃음이 났던 적도 있다.

아이들이 좀 더 크고 나면 이 책에서 들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할 일들이 있을 거고 더 많은 역할들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배우게 될것이다. 그리고 몇번이고 장래희망은 바뀌고 또 바뀔 것이다. 그 과정이 조마조마 우습고 어이 없거나 귀엽기도 하다가 조마조마한 순간이 곧 올거 같고 어쩌면 이미 시작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그 시작을 열어 주거나 길을 알려주는 정도의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이래서 아이들과의 책읽기는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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