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이뤄주는 놀이동산 홀리파크
이한칸 지음 / 델피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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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직접 이룰 때 더 아름답고

그 진가를 볼 수 있단다.

놀이동산..... 이곳에 가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콩닥콩닥 설레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코로나로 우리 아이들도 쉽게 가보기 어려운 곳이 되어 버렸지만 바이킹 타고 청룡열차타며 꺅 꺅~ 소리지르던 그때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그 당시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 기분이 오롯이 느껴지는 것 같다.

여기 일생동안 딱 한 번만 들어갈 수 있고 게다가 소원도 들어준다는 신기한 놀이동산이 있다니... 거기에 가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할까?

이 책에 나오는 10살 생일을 맞은 꼬마 아이 조이는 홀리파크에 가는 것....구체적으로는 그곳에 가서 푸른 요정에게 소원을 비는 것만 바라고 지냈다.

그렇게 기다렸던 10살이 되는 생일날, 실제 초대장을 받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홀리파크에 입장을 하게 됐지만 조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하루종일 맛있는 거 먹으며 즐겁게 놀 시간이 없다. 이곳에 사는 푸른 요정을 만나 소원을 빌고 싶기 때문이다. 푸른 요정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하루라는 시간안에 이 넓은 놀이공원의 끝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먼저 다녀온 형아들에게 묻고 물어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 들고 왔다. 뭅뭅의 확인을 받고 공원에 들어가 오늘 하루 보호자가 되어 줄 조이의 옛 반려묘 도도를 만나 지도를 보며 푸른 요정을 찾아 떠난다. 길을 가는 동안 여러 친구들을 만났고 기대했던 퐁퐁소다도 맛봤다. 만족스러운 맛은 아니었다.

제이, 지오 그리고 지오의 아빠와 인상 깊었던 만남을 나누었고 20살 어른인 빌리를 만나면서 푸른 요정을 찾는 일은 계속 되었다. 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른이면서 홀리파크에 들어올 수 있게 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음고래를 만나 문제를 풀고 기대했던 푸른요정을 만나게 됐다. 그런데 소원을 빌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빌리와 푸른요정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는 이 책을 집어 들고 놀이동산의 환상적인 경험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했고 조이의 모습에서 나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 것을 느끼면서 책을 읽다가, 제이와의 만남 부분을 읽었을 땐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어가며 겨우 읽었다. 실컷 울어가면서 읽고 난 뒤에 울지 못하는 어른 빌리를 통해 푸른요정의 진심과 진짜 모습, 그리고 지난 시간과 지난 일들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그들 모두가 잊거나 깨닫지 못했던 단 하나의 그것을 알게 되면서 답답한 응어리가 쑤욱 내려가는 것 같음을 느끼며 읽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왕할머니를 뵙게 되어 조이는 홀리파크에서 있었던 일과 깨달았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말씀 드렸더니 왕할머니는 이미 진실과 정답을 알고 계셨다 한다. 그리고 동생 나오가 태어나기 몇달 전에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이야기와 홀리파크에서 보았지만 기억을 할 수 없게 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와 나눌 때 조이의 모습은 희망차고 제일 순수한 인간 원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서 나와 우리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빌리처럼... 울지 않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약해지기 싫어서, 여자라고 징징대는 모습이 꼴뵈기 싫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강해지고 싶었지만.... 그래서 눈물 따위는 흘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 눈물이 내안에 고여 있게 될 때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나서는 내 감정에 솔직해 지려고 애쓰며 살았더랬다. 빌리는 어른스러워 지고 싶었던 지난날의 내 모습이었다. 아픈 동생을 바라보는 엄마를 어둠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동생이 이제는 그만 아팠으면 하고 바라는 조이의 모습에서....언제나 긍정과 희망으로 아픈 아이를 키우면서 또 다른 내 아이에겐 신경을 써 주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에서... 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 눈이 멀어 종을 망가트린 노아와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나의 모습은 이 책 구석 구석 들어 있었기에 책을 읽으며 웃었다 울었다 반복하며 끝까지 한번에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주변에도... 혹은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갈 수 있는 홀리파크가 어딘가에 아직 존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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