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게 살아온 거야 오늘도 애쓴 너라서 - 당신을 위한 퇴근 편지
조유일 지음 / 모모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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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당신을 위한 퇴근 편지'이다. 맞다. 이 책을 그럴 때 읽어 주면 더 느낌을 살려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처럼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잠시 쉬고 싶지만 왠지 외로운 느낌이 들 때.... 무슨 말이든 하고 싶지만 입으로는 말고 가볍게 펜 하나 들고서 무심결에 끄적이는 그런 이런 저런 메모 같은.... 가볍지만 왠지 오늘 하루 애쓰고 열심히 살아 온 나를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는 것 같은 짧고도 감성적인 글들이 모여 있는 책이었다.

특이하게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추어 계절에 따른 감정의 흐름과 그날의 시간에 흐름에 따르는 내 감정의 변화를 글로 그려 냈다. 슬픔도 기쁨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담담하게 써 내려 가듯이 읊조리듯이 마음을 담아낸다.

이별의 아픔도 인생과 삶에 대한 고민도 그저 있는 그대로 무심하게 무성영화를 보듯이 감정의 더함과 덜어냄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마음과 심정을 담아 써 내려 갔지만 출렁거림과 흔들림 없는 그것과 같이 그저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한 점 구름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할까?

그런데 왜 그 전해진 마음들이 고스란히 다 느껴지는걸까?

센치해지는 늦은 밤, 나의 인연들과 지나간 일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리워지지만 정작 전화를 걸어 할 말은 딱히 없는...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라는 말 밖에 생각이 안나는...진짜 그냥 그런 날....

한적한 밤 가로등 불빛 아래 사각 사각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런 산책로를 걷는 듯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러니 힘들어 말고 애쓰지 말고,

그렇게 다시 일어나려 하지 말고,

p.190 청춘 중에서...

내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걸까.

아니면 작가의 글이 지나치게 담백한 것일까.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것일 뿐일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잠시 그저 벽에 기대어서....혹은 그저 축 늘어지듯이 누워 창밖을 내다보며 그저 멍해지는 시간을 음미하고 크기가 의미가 없을 듯한 우주같은 공간에 홀로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아마도 오늘 하루도 잘 살아보려 너무 열심히 애 쓴 탓이라 둘러 말해야 하는 걸까

지금 당신은 그런 날들을 지나

잘 살아낸 강한 사람이니까.

p.192 수능 중에서...

초여름 한낮의 뜨거웠던 하루를 넘기며 열기를 식히는 저 날들 처럼 나도 들뜨지 않고 차분히 내려 앉아 내 안의 내 모습에 집중을 하고 싶어 진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내가 느끼고 가졌던 그 감정과 생각들... 오늘 하루 만난 나의 인연들...과연 우리는 무슨 마음과 생각들을 나누었을까?

너의 말을 빌려 뱉고 싶은 말을 전한다.

네게 말하고 싶은 나의 말을 몰래 전한다.

p.223 누가 그러더라 중...

이 책....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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