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당신을 위한 퇴근 편지'이다. 맞다. 이 책을 그럴 때 읽어 주면 더 느낌을 살려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처럼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잠시 쉬고 싶지만 왠지 외로운 느낌이 들 때.... 무슨 말이든 하고 싶지만 입으로는 말고 가볍게 펜 하나 들고서 무심결에 끄적이는 그런 이런 저런 메모 같은.... 가볍지만 왠지 오늘 하루 애쓰고 열심히 살아 온 나를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는 것 같은 짧고도 감성적인 글들이 모여 있는 책이었다.
특이하게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추어 계절에 따른 감정의 흐름과 그날의 시간에 흐름에 따르는 내 감정의 변화를 글로 그려 냈다. 슬픔도 기쁨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담담하게 써 내려 가듯이 읊조리듯이 마음을 담아낸다.
이별의 아픔도 인생과 삶에 대한 고민도 그저 있는 그대로 무심하게 무성영화를 보듯이 감정의 더함과 덜어냄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마음과 심정을 담아 써 내려 갔지만 출렁거림과 흔들림 없는 그것과 같이 그저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한 점 구름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할까?
그런데 왜 그 전해진 마음들이 고스란히 다 느껴지는걸까?
센치해지는 늦은 밤, 나의 인연들과 지나간 일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리워지지만 정작 전화를 걸어 할 말은 딱히 없는...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라는 말 밖에 생각이 안나는...진짜 그냥 그런 날....
한적한 밤 가로등 불빛 아래 사각 사각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런 산책로를 걷는 듯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