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줄을 빼고 나머지는 내 마음대로 그림을 읽어 본 것이다. 이 책에는 많은 글이 없다. 그림을 보고 내가 이야기 속의 아이가 되어 그 상황에서 나라면.....?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저 아이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그림을 읽은 것이다. 하필 넘어졌을 때 저 달팽이를 만나고 달팽이를 따라 나무에 올라갔을까?
나무에 오르는 달팽이를 보며 아이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그림에는 얼마나 오랫동안 아이가 달팽이를 보고 있었는지, 달팽이가 나뭇가지 끝까지 오르는 데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는지는 알 수 없다. 짐작건데 아이는 오랜 시간 나무를 오르는 달팽이를 지켜 보며 자신을 떠올렸던 것 같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올라가고 마침내 성공을 한 달팽이를 지켜 보며 나무 위를 오르는 데 얼마나 빨리가 중요한지보다 나뭇가지 끝에 올랐는지 못 올랐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달팽이를 따라 올라간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태양을 보며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나 보다. 그림 하나 하나를 보며 인물의 표정과 배경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고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인 것 같다. 같은 컷의 그림이라도 처음 볼때와 두 번 세 번 볼때 드는 생각이 달랐다. 그래서 마지막 장에서 어떤 결말이나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어도 이 아이가 언젠가는 패달이 달린 자전거를 타고 형아와 형아 친구들을 따라 쌩쌩 자전거를 타고 달릴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주어진 것만 받아들이는 그런 보통의 책읽기를 하다가 이 책을 읽어본다면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 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그림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 것인지 어떤 마지막을 예상하려는지 매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