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적만해도 공부만 잘하면 되고 돈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궁금해하면 돈을 밝히는 되바라진(?) 아이라며 좋지 못한 소리와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우리 엄마는 나를 은행에 심부름도 보내고 직접 계좌도 만들게 해 주시며 돈을 모으는 재미를 알려 주셨었다. 하지만 요즘은 반대로 아이들에게도 일찍부터 경제관념과 돈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일부러 돈을 가르치시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시대도 바뀌었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보니 커서 어른이 되어 내 돈을 만들고 모으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를 느껴서 내 자식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렇게들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돈은 열심히 모으기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었다. 안쓰고 아껴가며 그렇게 모아도 많이 모으지도 못하더라 하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오히려 쓰지 못해 늘 돈을 쓸때마다 불안하고 아쉽고 두려워지고 쓰고 나면 아깝기도 하고 허망해지는 이상한 감정만 남을 뿐 이었다.
그래서 돈을 다루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나 보다. 나는 이왕이면 내 아이들이 돈을 열심히 벌어서 허투루 쓰지 않으며 꼭 써야 할 곳엔 아낌 없이 쓸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수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면 경제 교육을 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읽어 보았다.
이 책은 돈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는 깨달음을 얻은 한 경제기자가 돈에 대해 알아보고 쌍둥이 두 딸을 돈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키우고 싶었으며 자식들 뒷바라지 때문에 돈으로 불행한 이 시대의 부모들을 위로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미국에서 2년 정도 살며 만났던 다른 나라 이웃들의 아이들 경제 교육 및 가치관이나 생각들도 전해주며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하는지를 우리나라 부모들의 의견과 생각을 비교하여 알려 주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거액의 돈 때문에 나쁜일도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결과를 들었을 때는 정말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가 많다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돈 때문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부족해서 삶이 힘들다는 것은 인정 하는 바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늘 노력한다. 돈=힘, 돈=행복, 돈=성공 이라는 이상한 논리가 알게 모르게 베어 있다. 그렇다면 돈이 많은 재벌집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삶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들도 그들의 세상에 맞추어 살려면 마찬가지로 힘들지 않을까?
이것만 보더라도 왜 우리가 아이들에게 돈을 가르쳐주고 경제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지는 분명해졌다. 저자는 여러 사례들과 방법들을 알려주며 내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고3 수험기간을 끝내고 나서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보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배우거나 운동을 하라고 하셨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경험을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내가 쓸 돈을 내 스스로 돈을 번다는 것이 정말 특별한 기분이었다 할까?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을 받아 모아서 저금하는 것과는 기분이 절대적으로 달랐다. 그런데 다른 나라 아이들은 아주 어릴 적 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에 대한 이런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을 힘들고 위험한 것들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정말 가르쳐야 하는 것을 가르치지 못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들과 내용들은 그렇게 어렵거나 힘든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한 두 가지 씩은 따라해 봐도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어 메모해서 챙겨두었다. 그리고 각 챕터 사이에 있는 유명한 인사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어서 더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말했듯이 나의 아이들이 아주 큰 부자가 될 수는 없더라도 (될 수 있다면 굳이 사양하지는 않을 마음이겠지만..ㅋ) 돈 때문에 인생의 행복과 품격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와 아이들의 경제와 돈에 대한 올바른 생각과 노력에서 나오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