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을 부탁해
헤이즐 프라이어 지음, 김문주 옮김 / 미래타임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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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나니 짧은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난 것 같은 느낌이다. 자연과 환경에 대해 그리고 그 중에 펭귄이라는 개체를 구하는 것에 대해 연관된 이야기 한 편인 줄 알았다.(아주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ㅎ)

책 속 인물들의 삶과 상황, 그리고 모습들이 펭귄들의 모습과 겹쳐져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안타까움이 들었고 때로는 괴팍스러웁고 고집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참으로 다양한 시간과 관점과 이야기들 속에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책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제일 두꺼웠지만 말이다. 같이 읽은 다른 이들도 다들 책 두께에 놀랐다고 하던데 (약 500페이지가 조금 부족한 정도?)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어딘가 좀 알 수 없고, 빼딱하고, 깐깐한데다 자신을 다 오픈하기는커녕 꼭꼭 숨기려드는 고집스런 베로니카 할머니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책의 뒷이야기로 갈수록 조금은 달라진 베로니카를 만나게 될 수 있다.) 혼자 된 할머니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어떻게 알게 된 할머니의 단 하나의 혈육인 패트릭의 이야기가 겹쳐지며 자신의 소신과 생각과 뜻대로 움직이는 베로니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펭귄들의 삶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와 그들 또 펭귄들의 시선...... 나는 이 책이 길었어도 지루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이 이야기 속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다채로운 관점이나 시점의 덕분이 아닌가 싶다.

베로니카.....그녀의 고집스러움은 왜 였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심지어 자신도 자신의 그런 모습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런 고집스러움 덕분에 패트릭(손주)과 패트릭(혹은 핍...펭귄)도 달라진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녀 역시도 그 늦은 나이(?)에 다시 진실된 내면의 본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달라진 것인지 .... 아무튼 정말 사람은 알 수 없는 생명체이고 인생이라는 것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고집스러움을 그녀에게 심어준 그녀의 인생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고 병적으로 문을 닫아두는 데에 대한 그녀의 아픈 사연은 같은 엄마로서도 가슴이 미어질 정도였다.

왜... 왜 다들 그녀를 그렇게 밖에 도와줄 수 없었을까? 왜 그렇게 인생은 그녀에게 가혹하기만 했었을까...안타까웠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다들 그녀를 도우려 했겠지만 그것들은 도움이 될 수 없었고 오히려 그녀의 인생을 더 힘들게만 만들었다. 진심으로 신이라는 존재가 미워질만큼의 고난들이었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받아들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 나갔고 어쩌면 다른이들의 안 좋은 모습들을 살피며 경계하고 괴팍하고 고집스러워 지는 것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러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을 했다는 건....나는 철저히 이 책에 나오는 베로니카를 중심으로 책을 읽었기 때문인 듯 하다. 이 책은 처음에 말했듯이 여러 관점과 시선들로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라 누구를 중심에 두고 읽어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그래서 비록 만만하게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겠지만 다양하게 읽어보면 어떨까하고 제안을 하고 싶다.

남극의 펭귄들과 그들을 위한 조그마한 기지 그리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 너무 어려 죽을 뻔 했던 아기 펭귄.....모든 인연은 이렇게 다 이어지려고 얽히고 꼬이고 매듭이 지어져 있었나 보다. 풋.......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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