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시절부터 어딘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할머니, 엄마를 따라 절이라는 곳을 다니며 불교라는 것을 알게 됐고, 크면서 시부모님을 따라 종교로 삼으며 지내다 얼마전부터는 종교가 아닌 사는 이치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위한 방법들 중의 하나라 생각하며 불법을 접하고 있다. 종교라 생각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대할 때보다 훨씬 마음이 가볍고 그 말씀 하나 하나가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배움과 깨달음은 백사장 모래알보다도 작다.
이런 나의 관심을 끌었던 이 책은 하루에 한 바닥씩 말씀 한마디 이야기 하나를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이었다. 월,화,수,목,금,토,일 하루에 하나씩 읽어도 좋겠고 목차에서 내 지금 고민이나 생각에 따라 글을 읽어도 도움이 될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많은 말들이 역시나 오랜 옛날의 모호한 말이기도 하면서 한자어도 많이 섞여 있어 한바닥을 제대로 읽는 것은 다른 여느 책들의 몇 페이지를 읽는 것과 맞먹는 노력이 필요했다. 어느 구절에서는 한 마디를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가 며칠 지나 읽으니 이해가 되는 것도 있었고, 어릴 적 배우고 들었던 불경에 얽힌 옛 이야기들도 있어서 그런 것들은 또 재미난대로 읽을 수 있었던만큼 읽기의 기복이 심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