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집 - 없으면 안 되나요? 이까짓 2
써니사이드업 지음 / 봄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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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던 작가다.

나보다 조금 어린 작가였던 거 같은데 웬걸....그들의 이야기는 몇년을 같이 산 것 같은 부부의 포스를 내뿜으며 다가오지만 어딘가 어수룩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능청스럽게 풀어내는 것이 꽤 재미있었던.... 뭐든지 어설펐던 신혼 시절이 생각나는 그런 만화였던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이후 작품 활동을 그만 둔 줄 알았던 작가가 책을 냈다길래 얼른 골랐는데 그만두게 아니라 독립출판물로 세 권이나 책을 냈다고 한다. ^^;

이 책은 작가가 갓 아줌마 타이틀을 따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러 삶의 부분 중 집구하기의 경험을 집중적으로 적어서 모아둔 개인적인 이야기 모음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 쯤 내집에 대한 경험들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감되고, 안타깝고, 함께 다급해지는 그런 느낌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작가는 결혼생활 6년 동안 총 세번의 집을 이사했었고 또 다시 그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집을 구해야 할 상황이 닥쳤다. 비록 집값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올랐지만 이제는 어딘가에 내 집이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알아보려고 한다.

부모님의 그늘 밑에서 편히 자라다 내 집을 알아보려고 돌아다니던 그때와 이사 후 당최 정이 붙지 않던 집과 가구와 동네에 힘들었던 내 모습이,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겹쳐지며 집에 대한 하자가 발생하거나 부동산업자들과 집주인들과의 문제가 발생하는 모습에서는 책을 읽는 내가 더 속상하기도 했다. 나도 경험했었다. 작가가 겪었던 많은 일들을.... 나에겐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면서도 ' 뭘 모르면 빠져' 라는 포스를 풍기다 2살이나 어린 내 남편이 등장하면 말 한디 필요 없이 해결이 되는 신비한 마법부터 세들어 사는 집의 하자로 괴로웠던 나날들과 집 없는 서러움,돌아오는 2년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걱정들 ..... 지금은 다행히도 우리 가족이 맘 편히 지낼 집에서 이사 걱정 없이 살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얼마나 맘 졸이며 눈치를 보던 시간들 이었던가.....ㅜ ㅜ 내 집이라고 뭐 달라지는 건 그닥 차이가 없겠지만 일단 이사에 대한 불안감과 압박과 스트레스와 비용은 덜해졌으니 이 부분은 함구해야 할 것 같다. ^^;

이 책은 약간 그런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아직 내집 마련을 하지 못한 모두에게 나의 지난 경험담을 들려주며 그래,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라는 격려 같은 것 말이다.

점점 더 집을 사기는 어려워지고 내 집 마련을 위한 노력들은 그것을 쫒아갈 수 없을 지경이 되어버린 요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너나 하듯이 정부의 정책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고.... 그런 싸움에 말려들기도 싫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만약 정책이 문제였다면 우리 부모님 세대들에겐 집으로 서러운 일들이 없었어야 하는데 꼭 그런게 아닌걸 보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그저 안타깝고 우리 가족 역시도 여기서 계속 살 거라는 보장도 없기에 남일 같지 않은지라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집.....진짜 그까짓거 뭐길래 우리는 다들 집! 집! 내 집! 이러며 목메고 사는 걸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평생 살고 싶은....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하루 빨리 맘 놓고 두발 쭉 뻗고 살 수 있는 그런 둥지들이 생기길 바라며..... 우리 모두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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