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하나는 외롭다 파란 이야기 4
박현경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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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난 아직 어린가봐'였다.

농담이 아니라 몸만 커졌을 뿐 내가 가끔씩 하는 행동은 책 속의 혜슬이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셋 중 하나가 외롭다하고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 책이라 우정에 관련된 이야기 일 줄 알았다. 그런데 우정뿐만 아니라 가족과 나에 대한 이야기도 다 함께 들어 있었고 눈물도 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던 비교적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어서 책을 읽는 끝까지 촤라락~ 한 번에 읽혀졌었다.

이야기 속 나인 혜솔이는 아빠 엄마와 셋이 살고 있다. 엄마는 친엄마가 아닌 새엄마다. 엄마는 아파서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는 아빠와 나를 지금의 엄마에게 부탁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그 셋중에서도 혜솔이는 외로웠다. 특히 동생이 생기고 나서 부터는 더.....

학교에서는 민송이 때문에 외로웠다. 내 영혼의 단짝인줄 알았던 민송이는 얼마 전 전학 온 희수와 친해지더니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세상에 이럴수가.... 모두가 다 나만 미워하는거 같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것 같은.... 세상에서 나만 제일 외로운 외톨이가 된 것 같았다. 그럴때마다 작은 목각 인형이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부추긴다. 이 인형은 아빠, (새)엄마랑 네팔 여행을 갔을 때 주운 거다. 이 인형의 힘(?) 덕분에 혜솔이는 글을 잘 쓰게 되고 글쓰기에 관심이 생겨 '행복한 글쓰기'까지 다니게 된다. 하지만 글로 주변 사람들을 더 아프고 속상하게 했고 결국 말도 곱게 나오지 않게 됐다. 더 이상 혜솔이는 혜솔이스럽지 못했다. 그런만큼 혜솔이 안으로도 회오리가 몰아치듯 힘들어 했다. 결국 혜솔이는 행글(행복한 글쓰기) 의 선생님과 함께 말과 글의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말과 글들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아빠 엄마, 민송이에게 솔직한 자신의 마음과 지금까지의 감정을 다 말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절대 미운 것이 아니라 실은 더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목각인형은 그냥 사원에서 주운 인형이 아닌 내 안의 어두운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영원히 헤어지기로 했다. 언젠가 또 다시 나타나더라도 결코 쉽게 의존하거나 당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짐했다.

3이라는 숫자는 동양에서 참 좋은 의미를 가진 숫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내가 혜솔이 같은 상황에 있어 봐서도 그렇지만 참 애매하고 불안한 숫자였다. 우리는 어른이 됐다고 하지만 혜솔이 같은 행동과 생각과 말투를 여전히 하고 있다. 그 정도가 줄거나 덜했을 뿐, 책을 읽는 나나 책 속의 혜솔이는 다르지 않았다.

행글의 선생님이 말과 글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실 땐 내가 책 속의 혜솔이가 된 것 같았다. 말하는 걸 참 좋아하는데 말로 인한 실수나 일들이 생기니 말하는 것이 싫었고 이후로는 왠만하면 글로 하려고 하는데 글 역시 쓰면 쓸수록 어려워진다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십대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고 하지만 어른들도 못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읽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의 '작가의 말'에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만한 말들과 공감이 되는 말들을 해주어서 마음을 읽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잘 표현할 수 있을 나를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서 작가의 말대로 뿌리 깊고 단단한 나무 같은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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