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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 미래가 두려운 십대에게 보내는 편지 ㅣ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 3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평점 :
먼 훗날 미래에 어디선가 살고 있는 나에게서 내게 편지가 왔다면? 드라마 같으면서 만화와 같은 이런 발상으로 내가 과거 10대의 나에게 편지를 쓴 글들을 모아 둔 책이다.
이것도 저것도 잘 모르겠고 생각은 나름 심오하게 깊어지고 많아지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중고등 시절, 이미 그 답을 알고 있고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나에게서 그 해답을 들을 수 있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
편지라고는 하지만 약간은 일기 같기도 하고 친한 언니의 소녀 감성 묻어나는 조언들을 적어 둔 것 같기도 한 이 책은 쉽고 편하게 읽기 좋으며 읽다가 문득 나도 질문을 하고 싶다고 느껴질 정도의 친숙함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10대 소녀들의 흔한 우정 고민에서부터 진로와 성적 고민, 감정 기복의 힘듬을 괜찮다, 누구나 다 그렇다는 말 한마디로 뭉그러트리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힘든 건 힘들다고 말해 주면서 어린 내가 그 순간과 고비들을 잘 넘겨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노라며 고맙다고 말해준다.
어린 시절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 그런 편지와 말들을 읽거나 들었다면 모든 내용들을 곧이 곧대로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미래를 알게 되면 또 나는 다른 내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보며 이 책을 읽었다. 쓸데없이 너무나도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기억해내는 이 몹쓸(?) 기억력 덕분에 30대 끝에 머물고 있는 내가 내 기억 속 10대의 나를 불러내어 편지를 쓸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웠다. 별 거 아니라면 아닌 능력이겠지만 난 지금 나의 10대를 기억해 내라고 한다면 큰 테두리같은 기억의 조각들만 드문 드문 떠오르는지라 작가의 특기같은 그 능력이 그저 특별해보였다. 그 시절 나는 무엇으로 고민 했을까를 떠올려보니 명확하게 뚜렷한 기억은 여전히 안 나지만 우울해지는 기분.... 그래 내 몹쓸 기억력은 그때의 나를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ㅋ
책의 마지막 즈음에는 십대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작가의 생각을 실어 두었다.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것인지라는 질문은 요즘 우리 큰아이도 가끔 엄마 아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아이는 아직 만족스런 답을 듣지 못했는지 잊을만하면 툭하며 질문을 또 다시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 아이의 나이 즈음에 시작한 고민이 평균 수명의 절반 이상을 살아온 엄마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도 아직 나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자신 있게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을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언제쯤 나는 '괜찮은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