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이 사라졌어! 반짝반짝 빛나는 아홉살 가치동화 2
조경희 지음, 류주영 그림 / 니케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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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홉 살 민우의 이야기이다.

민우는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들을 똑바로 말하지 못하는 입을 매우 싫어한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억울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일도 많아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입을 미워하게 된다. 그래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입술을 꼭꼭 깨물며 '이게 다 입 때문이야! 차라리 입이 없는 편이 낫겠어,' 라고 말해 버린다. 그 순간 입도 화가 나서 자기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그게 왜 나 때문이냐며 따지고는 얼굴에서 떨어져 나와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 버린다. 민우는 찾으러 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금통을 챙겨 들고 다시 입을 찾으러 나선다.

제 일을 잘 하지 못하던 입이었지만 없으니 너무 불편하다. 입을 찾다가 길을 헤메이게 되었고 골목 끝에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한 문방구에 들어가게 된다.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고 속으로만 말해서 들리지 않을텐데 할머니는 다 알아 들으시는 신기한 능력이 있으신가 보다. 민우의 사정을 다 아시는 듯한 이 놀라운 할머니의 가게에서 민우는 새로운 입을 뽑기로 뽑게 된다.

처음엔 아무 말이나 막 내뱉는 입을 뽑았는데 덕분에 친구들이 민우를 피하게 되어 더 외로워지게 됐다.

겨우 다시 찾아간 문방구에서 다시 뽑기를 해서 뽑은 두번째 입은 상대방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서 하는 입이었다. 이번엔 잘 해결되겠지 싶었는데 민우 마음이 짜증이 난다. 내마음과 다르게 자꾸 말이 나와서 화가 났다. 다시 바꾼 입은 똑부러지게 말 잘하는 입이었다. 하지만 이 입도 민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구들, 선생님과도 멀어지고 내가 누군지 알 수가 없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혼잣말에 친구 작은 수빈이가 "길을 돌아가 다시 찾으면 되지." 라고 말해주는 덕분에 민우는 원래 내 입이 제일 최고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할머니께 돌아가 원래의 입을 돌려 달라고 하자 안된다고 하신다. 속상한 민우는 한바탕 울고 나서 똑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시는 바꿀 수 없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도 원래의 입을 찾겠다고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가 있었지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해 속상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콕 짚어 입이라는 대상을 통해 풀어내는 방식도 참 참신했다. 어른인 우리도 때로는 야무지고 똑바르게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해 답답한데 아직 말이나 어휘가 서투른 아이들은 오죽할까? 입의 잘못이 아닌데 입을 탓하다 입을 잃어버린 아이의 심정은 얼마나 타들어 갔을지...... 단번에 읽어버릴 수 있었을 만큼 귀엽고 웃겼고 재미있었다.

아이도 읽어보더니 재미있었고 만약 자신이 민우였다면 말하기 연습 같은 거 라도 해 보고 입을 탓했을텐데 라고 말하며 말하기의 어려움과 민우의 답답한 속마음이 느껴졌었다며 읽은 소감을 내게 말해주었다.

작가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과는 다른 관점으로 책을 읽었지만 이 이야기 자체로도 아이에게 말하기의 중요함을 알게 해 준 거 같아 좋았었다.

초등 저학년부터도 읽기 좋았던 책으로 말하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특히나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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