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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놀이 체험 키즈 컬러링북
고은정(별나라) 지음 / 경향BP / 2021년 3월
평점 :
코로나 이후로 바깥 활동이 거의 제한이 되고 집에서 놀며 층간소음을 유발 시키지 않을 수 있는 놀이들이 엄마들로부터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색칠놀이가 손꼽히는 편이다. 한가지 활동에 집중할 수 있고 색을 가지고 놀며 아이들의 미술적, 정서적 자극을 충족시켜 줄 수 있어 어려모로 좋은 점이 많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이것도 시중에는 어린 동생들이 좋아하는 만화 케릭터로 너무 쉬운 수준으로만 나와 있던지 아니면 어른들이 집중해서 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어려운 것들이 많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에겐 좀 공감되지 않는 놀이이기도 했다.
이 책은 그래서인지 초등학생인 큰아이가 제일 반겨했다.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으면서 그림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크게 혹은 세밀하게 색칠을 하면서 집중해 색칠한 뒤의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 그런 듯 하다.
게다가 책의 제목대로 자연의 모습을 변하는 계절에 따라 골고루 담았는데 색칠을 해보며 봄에는~ 여름에는~ 가을에는~ 이번 겨울에는~ 하며 무슨 놀이를 하고 어디를 가 볼지에 대한 상상을 하며 이야기 나누고 색칠을 한다.
지난 시간들을 추억도 해 볼 수 있다. 참 행복했던.... 잠시 잊혔던 시간들.... 당연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도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서로 취향이 달라 한가지 그림을 같이 색칠하지 못해 우리집 자매들은 약간의 투닥거림이 발생할 정도로 아이들이 그림을 사랑했다. ^^;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종이의 두께와 색칠할 때 그 색연필을 통해 느껴지는 서걱거리는 느낌조차 안정감을 주는 건 나만의 과한 애정인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색칠할 때 뒷면으로 사인펜 자국이 넘치거나 색연필의 질감이 다 차이가 없게 표현되는 저질스런 종이(?)는 정말 다시 하기 싫어진다. ㅋ)

애들 색칠하는 면은 건드릴 수가 없어서 애들이 유치원과 학교를 간 사이 다른 그림 하나를 색칠해 보았다. 애들이 사인펜과 색연필을 다 가지고 가버린 바람에 많은 색을 쓸 수 없었어서 안타까웠다.
교양과목으로 배우던 인체해부도 백지를 색칠하며 '이게 무슨 공부냐' 짜증내던 대학시절의 어느 날도 생각이 났다. ㅋㅋ
이 책 덕분에 아이들이 그래도 잠시 앉아서 핸드폰 없이 놀거리라 생겼어서 엄마는 참 좋으다. 잡다한 생각 없이 백지 같은 머리로 그저 색칠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이 시간이 참 좋았어서 애들 몰래 또 다른 그림을 색칠해 보고 싶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