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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이모의 멋진 하루 ㅣ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4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2월
평점 :
귀엽고 정감스런 그림이지만 불만가득한 아이들의 표정.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만화의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의 이야기 책이라고 한다. 일본 만화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그 상상력이 놀라웠던 만화의 원작자가 만든 동화라는 말에 기대가 되는 책이다.
비 이모는 낸시, 사이먼, 데비의 집에 지내고 있는 아이들의 이모이다. 아무도 환영하는 사람은 없지만 비이모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모가 갑자기 바닷가로 가자는 말에 힘이 쭉 빠진다. 이모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 음..... 뭐랄까 굉장히 피곤하고 엉뚱한 사람이다. 엄마와 아빠 중 한분이라도 도와주시거나 같이 가 주실 줄 알았는데 모두 바쁘다 하신다. 버스를 타고 바다까지 갔지만 이모는 사람이 많다며 사람들이 적은 곳을 향해 계속 이동한다. 그러다 바닷가 옆 외딴 섬으로 가게 되는데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들어가버린다. 깨우지 마시오라고 적힌 팻말은 무슨 뜻일까? 겨우 자리를 잡고 짐들을 푸는데 아이들 기분만큼이나 엉망진창이다. 이모는 소리친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니? 우린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잖아." 그러자 갑자기 섬의 모습이 바뀐다. 당황한 애들이 놀라서 어쩔 줄 모르지만 이모는 계속해서 큰 목소리로 소리 지른다. 그때마다 섬은 자꾸 모습과 위치가 바뀐다. 이제 아이들은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지경이다. 집 근처 교차로의 모습으로 변하자 아이들은 집을 향해 냅다 뛰었다. 이모가 소리 지르던지 말던지....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을 보며 깜짝 놀란다. 놀라운 건 이것 뿐만이 아니다. 섬으로 세계 각지를 이동하며 흘린 물건에 달렸었던 연락처 표식 덕분에 전화가 빗발치듯이 온다. 그리고 사흘 후 이모에게 연락이 왔다. 짜증이 난 아빠는 알아서 하라며 전화를 끊어 버린다.
이 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마법이 걸려 있길래 섬은 이모를 자꾸 이동시키는걸까? 작가의 특이하고도 톡특한 엉뚱스러움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이 이 섬과 같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뭐야~뭐야~'하다가 이야기가 끝이 나 버렸다. 허무? 허탈? 궁금함? 당혹? 당황스러움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딱 초등 저학년을 위한 이야기 책스럽게 이야기 내용도 글의 길이도 글자 크기도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적당해 보였다. 어른들에겐 황당스러운 이야기 책이겠지만 아이들에겐 마음껏 상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 한번 읽어 보기를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