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소년 야구단 숨 쉬는 역사 16
정명섭 지음, 불키드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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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가까운 과거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 엄마 아빠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근현대사 역사책을 펼쳐보면 나오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무겁고 지금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듯한 이야기뿐이에요.


<1987 소년 야구단>은 1980년대의 분위기와 시대 모습을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보여주고 아이들이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동화책이에요.


* 동화책으로 알아가는 역사
<1987 소년 야구단>에는 주인공 상욱이의 동생 민정이가

아빠의 점퍼에 묻어있는 최루탄 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장면을 보며 아이들은 아빠의 옷에는 최루탄 가스가 왜 묻어있는지, 최루탄 가스가 뭐길래 눈가 코가 따갑고 아픈 건지 궁금해져요.

1980년대에 프로 야구는 왜 인기였을까?

구로 공단 노동자들은 왜 시위를 했을까?

6월 민주 항쟁은 왜 일어났을까?


아이들이 질문을 하면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난감한 질문들이죠.

이 동화책에는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설명하는 페이지도 있어요.

이야기 속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녹아들어 가 있고, 그 생활을 지켜보며 역사적 지식까지 쌓아갈 수 있는 것이죠.


*읽기 전에 - 야구에 대해 알아봐요.
<1987 소년 야구단>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동화책에는 야구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어요.

야구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 야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는 페이지가 준비되어 있어요.

이 페이지를 보면서 부모님이 야구에 대해 설명을 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글로만 읽는 것보다는 설명으로 들으면 이해가 더 잘 되니까요.


*동화책을 읽고..
이삿날 신문지를 펼쳐놓고 먹는 짜장면, 엄마가 싸주신 분홍 소시지, 빠진 이 지붕에 던지기, 짬뽕 놀이. 부모님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죠?

<요술 공주 밍키>, <우주의 여왕 쉬라,>, 그림 잡지<보물섬>은 어떤가요?


<1987 소년 야구단>에는 80년대의 평범한 일상들이 그대로 그려져 있어요.

정치적인 이슈들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음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오던 사람들의 모습 말이죠.

어른들은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젊은이들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대우받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들은 해맑지만 자신들 나름대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왔었죠.


어찌 보면 지금의 우리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그 삶 속에 미래를 위한 투쟁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어요.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게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잊어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시절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어요."

-머리글 중에서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살기 좋은 세상이 그냥 저절로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 그 노력에, 그 땀에, 그 젊음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도 그저 좋고 편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어려웠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답은 바로 과거에 있습니다.


<1987 소년 야구단>같은 역사 동화책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 시간들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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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7 - 해가 얼마나 멀면 달이랑 같아?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7
남호영 지음, 김잔디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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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에 저희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게 만든 그 책!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7권>이 나왔습니다!!

수학을 "이해" 하며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 저희 아이가 애정하는 책이죠.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7권>에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현상들에 숨겨진 수학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 번개가 치는 원리
- 빛과 소리의 속도를 이용해서 천둥과 번개가 시작된 거리 계산하기
-  멀리있는 나무가 작게 보이는 현상으로 이해하는 소실점과 비율
- 해와 달의 크기에 숨겨진 비밀
- 일식의 원리 등등..

그중에서도 거리에 비례하여 멀리있는 게 작아보인다는 개념이 해와 달의 크기가 같아보이는 이유로, 그 원리가 다시 일식의 원리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고 이해가 너무 잘 되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이 과정 속에는 여러 학년의 교과 과정이 섞여있어요.
하지만 학년과 상관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서 지금 수학을 하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만들죠.

이 책은 수학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해주기도 한답니다.

제가 수학을 배울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도대체 이걸 배워서 뭐 하지?"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일상 속에서 많은 호기심을 해결하는 데 아주 어려운 수학이 아닌 초등 수학으로도 충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초등 3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완전 추천하는 스토리 수학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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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진지 드세요 -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 개정판 저학년은 책이 좋아 48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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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3학년 교과서에 실렸을까?
초등학교 3학년을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기긍정-타인부정"의 시기를 겪게 됩니다.

타인 중에서도 특히 부모에게 차가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타인은 틀렸고 오직 자기가 옳다고 여겨요.

의사소통을 할 때에는 자기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고 통제하려고 하죠.

이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아이들을 그냥 두어도 되는 걸까요?


아니죠.

아이들이 "자기긍정-타인부정"의 시기를 넘어서

성공적으로 "자기긍정-타인긍정"의 시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해요.

그 역할을 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동화책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리는 <아드님 진지드세요> 동화책이죠.

그래서 교과서에 실렸다고 생각해요.


"왜" 교과서에 실린 동화책을 읽어야 하는가?

교과서에 실렸으니까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교과서를 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1,2학년 때에는 주로 그림책이 실렸었죠.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동화책이 교과서에 실려요.

그것도 동화책의 아주 일부분만이 말이죠.

교과서에 실렸다면 작품성과 재미가 인정되었다는 말인데

교과서에 실린 일부분만으로 아이가 책을 충분히 즐겼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에게 권할 책을 찾지 못해 고민하시거나

필독독서 리스트를 구하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이 참 많이 계시죠.

하지만 저는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부터 먼저 만나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좋은 책들을 제대로 읽고 즐기기 위해서 말이죠.




아이 친구들을 보니 부모님에게 높임말을 쓰지 않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높임말을 꼬박꼬박 쓰고 있는 저희 아이들 눈에는 이상해 보이나 봐요.

"쟤는 어른한테 왜 반말해?"라고 여러 번 물었었지요.

아마도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반말을 하니까 그걸 그대로 배워서 반말을 계속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범수는 상황이 좀 심각합니다.

할머니에게도 막말을 하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선생님에게도 높임말을 쓰지 않으니까요.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나도 이렇게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동화책은 그런 위기의식으로 아이들을 바꾸려고 하는 건 아닌듯합니다.

높임말을 쓰면 자연스럽게 태도도 공손해진다는 것.

높임말을 쓴다고 해서 내가 낮아지는 게 아니라 상대방과 내가 함께 높아지는 것이라고 보여주고 있거든요.


반말을 하고 막말을 하는 것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타인을 존중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나도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화책이라 자기긍정-타인부정의 시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동화책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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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포도알 대가족 사각사각 그림책 27
모모코 아베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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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가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완벽한 가족이란 어떤 가족일까요?

아들, 딸이 골고루 있는 가족?

언제나 유쾌하고 행복한 가족?


이 그림책에서 포도알 대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정말 많은 가족들이 함께 살면서 정신없고 북적북적하지만 서로 돕고, 함께 놀고, 돌봐주며 지내죠.

행복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콩이는 자신이 그들의 가족이라는 것을 의심할 일이 전혀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알고 보니 자신은 포도가 아닌 완두콩이었던거죠.


사실 이 그림책을 열때부터 독자는 콩이의 모습이 뭔가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콩이는 포도알들보다 몸집이 작고 색도 다르니까요.

하지만 다른 가족들처럼 포도라고 믿고 지냈던 콩이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었어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곁에서 뛰쳐나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만큼요.


그런 콩이가 우연히 길을 잃은 노랗고 동그란 과일의 가족들을 찾아주게 되고, 가장 친한 친구인 당글이의 가족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답니다.


많은 아이들이 '가족은 서로 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할거예요.

저희 아이들도 가족들과 나의 모습 중에서 닮은 점을 찾으며 놀기도 하거든요.

저희 아이들도 콩이처럼 외적인 모습이 닮은 것을 보며 가족이라고 느끼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저희 아이에게 "언제 우리가 가족이라고 느끼는지" 물어봤어요.

저희 아이의 대답은 "여행하면서 함께 즐거워 할 때"라고 답하더라고요.

어떠한 것을 경험하고 그 순간 같은 감정을 공유할 때 가족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나의 즐거운 순간에 가족이 함께할 때 우리는 더 큰 기쁨을 느끼고 그 순간이 소중해지죠.

떠올려보면 그런 순간들은 정말 수도 없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행복한 순간이 많은 저희 가족도 완벽한 가족 아닐까요?


여러분은 언제 '우리가 가족이구나'라고 느끼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거예요.


단순히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우리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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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의 소원 - 2025년 제4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동시야 놀자
김용진 지음,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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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이 동시와 친해지면 좋겠어요.

동시는 짧기 때문에 그 안에 함축적으로 담긴 글의 배경,

글의 상황, 화자의 감정 등을 더 깊이 생각해 보는 연습을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동시나 시조를 접하기 전에 재미있고 예쁜 그림이 있는 동시집을 통해서 동시의 재미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하지만 뭐든 억지로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니 정말 재미있는 인생 동시집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하더라도 다양한 동시집을 시도해 보는 게 좋겠죠.


그런데 저희 아이들은 동시와 친하지 않아요.

저는 어릴 적에 동시로 일기를 쓰기도 했는데 저희 아이들은 동시가 어렵게 느껴지나 봐요.


이 동시집을 전면 책장에 놓으면서도 아이들이 읽기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3편~5편씩 조금씩 함께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아이가 먼저 집어서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저희 첫째 아이가 먼저 이 동시집을 읽다가 저에게 책을 들고 오더니

"엄마! 이거 읽어보세요. 재미있어요!"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얼른 재미있는 동시에는 표시를 해달라고 말했죠.

오빠가 열심히 표시하며 읽는 것을 본 둘째는 "나도! 나도!"를 외치고요.

이렇게 이 동시집은 저희집에서 처음으로 인덱스가 붙은 동시집이 되었답니다.

<투명 인간의 소원>은 화자인 어린아이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자신의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아이다운 엉뚱함을 담아 표현한 동시들이 실려있어요.

동시에 담겨있는 재미난 발상들은 아이들 속에 숨어있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표현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만의 유머감각을 자극해 주는데 이게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 의미를 활용한 것들이라 아이들이 말 그대로 "말을 가지고 노는" 재미를 알게 해주고 있어요.

이렇게 말을 가지고 놀다 보면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동시를 읽는 아이들의 언어적 감각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내 주변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재치 있는 표현 방법에 대해 읽으며 즐기고 성장할 수 있는 동시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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