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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 - 제3판, 전략과 정보의 경제학
김영세 지음 / 박영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2002년 8월 30일에 출간된 3판 기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번역한?)', '게임이론을 응용한 경제학 교과서' 라는 것이다.
특히 '게임 이론을 응용한'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이 책이 '게임 이론'을 처세술로 다루고 있는 여타의 가벼운 책들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이 책이 일반인이 읽기에는 녹녹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함수, 확률, 미분 등의 수학 지식이 없으면 읽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는다)
두 번째 장점이라면 개론서이면서도 게임이론 전반을 거의 다 다루고 있고(경제학에 국한되어 있지만), 또한 그 깊이도 결코 얕지 않다는 점이다. 전략형/전개형 게임의 분류에서 시작해서 반복게임, 신호, 주인-대리인 문제 등 경제학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게임 이론이 포함되어있다.
세 번째로는 비교적 풍부한 예가 포함되어 있어 독자가 재미를 놓지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영어 용어를 한국어로 잘 바꾸었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incomplete information을 '미비 정보'로, imperfect information을 '불완전 정보'로 무리없이 바꾸었다. 경제학이 이미 한국어화 작업이 많이 되어서이기 때문인지 모르나 이런 용어 번역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우선, 머리말 첫 언급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 전공자를 위한 게임이론 교과서"... 또한 출판사도 책 소개에서, '정치학, 국제관계론 등 여러 인문 사회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되어 왔으며...'라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이 마치 사회과학 전반을 포괄하는 게임이론서로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실제로 게임이론은 경제/경영학 뿐 아니라 정치학, 철학, 생물학, 수학 등에서 폭 넓게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정치학 등 비 경제/경영학도들을 위한 내용은 거의 포함되어있지 않다. 제3장 전략형 게임의 응용에서 '선거 및 중위 투표자 정리'를 다루고 있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이 책의 관심은 오로지 미시 경제학에서 다루는 "가격 결정 이론"에 있다.특히 '기업의 이윤 극대화 전략'이 주요 촛점이다.
두 번째는 다소 지엽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각편이 시작될 때 마다 성경 구절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구성이야 저자의 마음이지만, 종교 서적이 아닌 이상, 특정 종교의 경전을 앞세우는 것은 읽는 이에게 불편 할 수 있다. 언급된 성경 구절이 각 편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는 있겠는데, 없어도 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서두에서 말한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게임이론을 응용한 경제학 교과서'라는 뜻에 대해서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외국의 주요 저술(주로 미국 책)에 비해 독창성이 없다 (별을 두 개 뺀 이유다).더 나아가 외국 책을 상당부분 짜깁기+베끼다시피했다.(한국 기업들을 예문으로 다뤄 이런 문제를 다소 피해갔지만, 본질은 외면할 수 없다.)
여러가지가 눈에 띄지만 예를 들어 다음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본 장은 기제고안으로 알려진 특별한 형태의 미비 정보 게임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게임의 예로는 독점기업의 가격 차별화, 경매, 최적화 조세제도 고안, 공공재 건설 등이 있다. 이 모든 게임에는 주인이라 불리는 정보비보유자와 대리인이라 불리는 정보보유자가 참여한다....(게임이론/김영세 341쪽)
...This chapter presents a through treatment of a special class of games of incomplete information known as games of (static) mechanism design. Examples of these games include monolistic price discrimination, optimal taxation, the design of auctions, and mechanisms for the provision of public goods. In all of these cases, there is a "principal" who would like to condition her actions on some information that is privately known by the other players, called, "agents."...(Game Theory/Fudenberg&Tirole, 242 쪽)

Drew Fudenberg & Jean Tirole 의 책 (Amazone.com)
물론 김영세 교수의 책에는 Fudenberg&Tirole의 책을 그대로 번역했다(베꼈다)는 내용을 각주로 처리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학술적으로' 게임이론에 관심은 있으면서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은 없는), '경제/경영학 전공자(학부생)'가 '미시 경제학의 보조 교과서'로서 쓸 '한글 책'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은 적극 추천 받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