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기분은 작은 일로도 바꿀 수 있어 모피와 친구들 2
콘도우 아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한 없이 기분이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두 가지 중 한 가지 선택을 한다. 한없이 추락하는 기분을 그대로 방치한 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분 전환을 할 무언가를 찾는 것이다. 그 무언가가 참으로 한정적이긴 하지만 그 간의 검증 끝에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우울하고 울적해진 기분의 단계에 따라 처방도 달라지는데, 1단계일 경우 산책을 나가거나 수다. 2단계는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고 3단계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먹는 것이다. 거기엔 아주 달달하거나 아주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도 포함이다. 이 책을 받은 그날은 딱 2단계 주의보가 발령 중이었고,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하면서 축 가라앉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 세상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모피와 친구들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 속에 살고 있지 않았다. 우리와 같이 슬프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고, 기쁘거나 행복해하며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모피와 숲속 친구들의 일상은 요란하지도 그렇다고 고요하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마냥 사랑스럽고 귀엽고 교훈적인 모습이 아닌 소소한 일상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받는 위로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이 책에서 받는 위로는 한마디로 무장해제다. 사랑스러움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 날이 서 있던 마음도 그대로 녹아내렸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에 유독 약한 나는 이 책을 보고, 한눈에 알아봤다! 분명 자꾸 꺼내보고 싶어질 거란 걸!

역시나 그 예상은 적중했고, 수시로 꺼내보며 마음을 다독였다.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고, 짧은 컷 속에 등장하는 작은 친구들의 매력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보이기도 하고, 주변의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해 더 마음이 갔다. 사랑스러운 겉모습도 정말 좋았지만, 그 들이 나누는 대화, 고민, 생각, 감정들 때문에 더 애정이 갔다. 그들을 따라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까지 어떤 사람이 알고 싶다면 4계절을 겪어봐야 한다는 말 덕분인지.  얇은 한 권의 책으로 인해 4계절을 지켜본 샘이 됐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아쉬움까지 밀려왔다. 얇은 두께 덕분에 더 쉽게 꺼내봤지만, 얼마 되지 않은 페이지 수 때문에 한 장 한 장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 마냥 감정도 빠르게 처리해 버리거나 나의 감정보다는 다른 걸 우선시할 때도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미성숙한 어른인 것처럼 대하는 경우가 있는 게 사회니까. 하지만 모피가 살고 있는 그곳에선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는 모습이 참 부럽기도 하고, 좋았다. 슬픔이든 우울함이든 기쁘고, 행복한 일이든 그 감정에 온전히 집중해 나의 마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던지는 다정한 물음들, 따듯한 말 한마디, 소소한 계절의 변화가 주는 행복, 마냥 가볍지 않은 따뜻한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기적의 '눈 그림'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생활에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함과 잦은 렌즈 착용으로 인해 눈의 피로감은 날로 더해져만 갔고, 고민 끝에 라식을 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써오던 안경에서 해방되는 순간 어찌나 후련하던지! 다행히 부작용은 보이지 않았고, 편안한 생활이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업무 상 컴퓨터 화면을 계속 바라볼 수밖에 없고, 손에서 놓을 줄 모르는 스마트폰 거기에 틈틈이 보는 TV, 영화, 책까지 몸은 편히 쉴 때도 눈은 쉴 새 없이 보고 또 보는 역할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전보다 확실히 시력이 떨어진 느낌도 들었고, 눈에 피로감도 더 느껴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니! 지금 상황에서 정말 혹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에이, 설마 하는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펼쳐 든 책에선 난생처음 보는 단어들이 등장했다. '가보르 아이', '가보르 패지'

위험부담 없이 시력이 좋아진다는데 딱히 손해 보는 것도 없고, 딱 3분만 투자하면 된다고 하니 더 빠르게 읽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가보르 아이는 뇌의 사용한 시력 회복 법으로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방법으로, 뇌의 시각영역을 단련시킨다고 한다. 뇌를 훈련시켜 뇌기능을 개선함과 동시에 시력도 좋아지게 만든다는 논리이다. 또 거기에 사용되는 가보르 패치는 특정 무늬에 '가보르 변환'이라는 수학적 처리를 했을 때 나타나는 모양으로, 데니스 가보르 박사가 고안해 이름에 가보르가 붙었나 보다.  가보를 아이는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시력뿐만 아니라 기억력이나 집중력, 건망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얼마나 오래 해야 하는지,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지 등등 읽다 보면 자연스레 궁금증이 생기는데, 딱 그 궁금증을 풀어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페이지가 등장한다. 최소 14일 이상 1개월이 지났을 때 효과가 나타난 사람이 많았다고 하니 나 또한 1개월 이상 해볼 생각이다. 책엔 1일차부터 28일차까지 수록되어 있는데, 순서대로 쭉 해나가도 되고, 순서와 상관없이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효과를 입증하는 후기들도 있는 것 보면 나에게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꾸준히 하게 된다.

가보르 아이 이외 눈이 좋아지는 방법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씨가 써진 용지를 뒤집어 빛을 이용해 글씨를 읽는 투시 트레이닝, 검지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원근 스트레칭, 노곤노곤 잠까지 오는 핫 아이는 진짜 강추하는 방법이다.


2주 동안 매일 꾸준히는 못 했지만 생각날 때 틈틈이 해 본 결과! 시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직 1개월을 다 채우지 않아서 효과는 미미하다고 생각하고, 1개월을 다 채워 볼 계획이다. 다만, 전보다 눈의 피로가 조금 사라진 건 인정! 그로 인해 무언가는 보고, 집중하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아졌다. 전엔 안경 없이 조금만 무리해도 건조해지고, 눈의 피로 때문에 불편함까지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부분이 꽤 많이 괜찮아졌다. 이건 나만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 개인차도 있다고 하니 이 책의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나는 종종 꺼내 가보르 아이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원근 스트레칭이나 핫 아이는 더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100세까지 건강도 잘 관리하고, 눈도 잘 관리해서 오랫동안 책을 읽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이창현 지음 / 다연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내딛지 못하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살아간다. 자신이 지쳐가는 것도 힘겨워 하는 것도 모른 척 외면해 버리거나, 힘듦에 너무 오래 방치돼서 브레이크가 고장 나 버린 사람처럼 몸도 마음도 말을 듣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말이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린다고 앞서가는 것도 뒤처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고 위안이 되는 지점이 있다. 요새 부적 더 마음을 위로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주제들의 책들이 많이 보이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티며 살아가고 있구나.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런 종류의 책들이 서점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에 묘한 안도감과 씁쓸함을 동시에 준다. 저자의 말처럼 쉬어가는 쉼표 하나가 모두에게 필요하다.

 

꽃피우다

꽃이 가장 많이 피는 시기는 여름이 아닌, 봄과 가을입니다. 혹한기와 혹서기를 견딘 보상으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지금 많이 지치고, 힘들고, 아파도, 조금만 더 견디세요. 아픔의 시기를 견디면 보상으로 인생의 꽃이 필 것입니다. / 126

 

돌아보는 시간

지금 나에게 어떤 아픔이 있다면, 그건 잠시 멈추고 스스로 돌아보라는 신호입니다. / 122

 

본 감동보다 읽은 감동이 오래간다.

책을 읽고

계절의 변화를 읽고

별자리를 읽고

사람의 마음을 읽습니다.

보는 건 쉬운 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읽는 건 어려운 만큼 노력과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보기는 쉽지만 읽기는 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본 감동보다 읽은 감동이 더 오래갑니다. / 118


226가지의 이야기에는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사랑도 있고, 행복도 있고, 응원과 격려, 다정하게 건네는 말속엔 위로와 괜찮다는 다독거림이 느껴졌다.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보다는 마음에 잔잔함을 얻기 위한 독서였다. 짧은 글, 곳곳에 자리 잡은 일러스트를 통해 책 읽는 순간만이라도 쉼표를 찍어주는 것 같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지만 일상의 시간들에 겹겹이 덮혀져 있던 사실들을 다시 들추어내 쌓인 먼지들을 툭툭 털고, 제 자리를 찾아주는 듯했다.

 

여행을 미루지 말라

"여행은 심장이 떨릴 때 가는 것이지, 다리가 떨릴 때 가는 게 아니에요."

돈이 없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여행을 미룬 내가 부끄러워졌다. / 58

 

여행은 사람이 더 중요하다

"여행에서 장소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한 듯해요. 장소는 추억의 배경이지, 추억의 핵심은 함께 가는 사람이에요." / 59


마음이 복잡할 때, 머리가 복잡할 때, 내 일상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닐 때 잠시 쉬어가라며 따뜻한 수다를 건네어준다.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긍정적으로 내 삶의 주인으로써 그 역할을 다 하라고, 무거워진 마음의 시작은 그 중심이 내가 아니라 타인을 향해 있는 내 시선과 마음 때문이라고.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유쾌한 입담과 더불어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렇기에 읽는 순서와 상관없이 장소와 관계없이 어느 페이지든 마음 가는 데로 펼쳐 읽어도 괜찮다.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마음가짐이 어떠한가에 따라 그 결과값이 확실히 다르구나. 평범함이 주는 위로와 다독거림은 내 주변에 항상 함께 했었는데, 내가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한 채 헤매기만 했구나. 거창한 위로의 말보다 때로는 가장 평범하고, 편안한 일상의 대화가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몸도 마음도 무거워질 때는 다 이유가 있듯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쉼표가 될 요소들을 많이 찍어줘야겠다. 더 이상 무거워지지 않게. 비움의 쉼표를!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달콤하게 한다

아무리 쓴 인생도

당신과 함께라면 쓰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인생의 행복을 더합니다. /17

 

아무리 혼탁한 연못일지라도 연꽃은 핀다.

연예,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

연예, 결혼, 출산에 인간관계,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오포 세대.

나아가 모든 걸 포기하는 다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취업률은 낮고 자살률은 높은 요즘, 분명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시대입니다.

춘추전국 시대의 전장에서도 훌륭한 사상가들이 나타났습니다. 임진왜란의 위기 시대에서도 훌륭한 장군들이 나타났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서도 훌륭한 독립투사들이 나타났습니다. 아무리 혼탁한 연못일지라도 연꽃은 핍니다. /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책 제목만 보고선 가벼운 연애 소설쯤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성큼 다가와 버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나에게는 잘 읽히는 책이 필요했다. 복잡한 생각들이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을 점령하는 걸 더 이상 그냥 둘 수가 없었다. 확실한 감정으로 생각을 잠시 덮어두고 싶었다. 그리고 미 비포 유 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데뷔 소설'이라면 몰입도나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검증됐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대로 현실로 이어졌다. 점심시간 잠깐 펼쳐든 책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 일정만 아니었다면 그대로 책을 덮기 아쉬울 정도로 나는 사라의 상황에 몰입해 있었다. 사라의 지인이 된 것 마냥. 이 남자 뭐야!? 그렇게 사랑을 속삭일 때는 언제고, 연락 두절이라니? 그런데 말이야. 고작 일주일이잖아? 사라? 사랑과 시간은 비례하는 거 아니야?


무척이나 더웠던 그날, 어디선가 들리는 청량감 가득한 웃음소리. 그곳에 에디가 있었다. 양과 장난을 치며, 즐거워 보이는 그는 10대 사라의 다이어리에 등장할 법한 이상형의 모습에 가까웠다. 바로 결혼하고 싶은 남자! 그때부터였을까? 사랑의 시작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펍 안마당에서 나눠 마신 맥주 한 잔에 시작됐을까? 공통점이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보낸 달콤한 꿈같은 시간! 꿈에 그리던 남자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가슴 설레는 나날을 보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고, 이르다 말할 수도 있지만 함께하는 미래까지 꿈꾼다. 에디와 함께한 일주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콤했고, 황홀했으며 현실을 잊게 만들었다. 각자의 계획을 취소하고 함께 있고 싶다는 에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사라는 예정에 잡혀있는 휴가와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다. 우유 사러 나갔다가 금방 돌아올 것처럼 그렇게 잠시 안녕을 나눈 그날 이후로 그에게는 어떠한 연락도 전화도 없었다. 둘 사이의 감정은 한낱 불장난 같은 감정이 아니었음에 사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한 치의 의심 없이 에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사정이 있었겠지? 그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통의 시간으로 변해갔다. 전화도 해봤고, 문자를 보내기도, 그를 찾고 있다는 게시글까지 올려보지만 꿈같은 추억과 시간만을 남겨둔 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쯤 되면 그저 스쳐 지나간 인연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리라고, 그만 놓아주라고 조언하는 친구들의 말에 머리론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마음까지 속이지 못한다. 



자선사업가로 미국에서 나름의 위치에 서 있지만, 남편과는 별거 중이며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사라는 갑자기 찾아온 사랑의 감정에 일상이 흔들릴 정도의 복합적인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게 된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사라에게 사랑이란 확신을 주기 충분한 시간이었나 보다. 짧았지만 긴 여운의 기억들을 곱씹으며 그 사랑의 확신은 더 선명해졌다. 연락하지 않은 남자의 흔적을 쫓아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사정을 찾아 나선다. 진짜 나쁜 그렇고 그런 남자 아니야?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 그렇지만 메시지를 확인했잖아? 무수히 많은 가정들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자연스레 사라를 따라 에디의 흔적들을 따라 가게 됐다. 그리고 사랑이란 감정이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머리와 가슴이 따로 널뛰기할 때도 있다지만, 여전히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사랑에 확신을 할 수 있고, 그 확신에 온전히 의지한 채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건지. 그런 사라를 응원하면서도 한 편으론 나라면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이 둥둥 떠다녔다. 가벼운 로맨스로 시작한 이야기는 전화를 하지 않는 그 남자의 흔적들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한 진실은 너무나 잔인했고, 너무나 아픈 상처에 닿아있었다. 채 아물지 못했고, 똑바로 쳐다보지 못해 도망쳐 온 상처는 사라를 19년 전 과거에 머물게 했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아버린다. 사랑하는 두 사람을 과거와 현재에서 마주하게 된 사라.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는 더 해졌다. 두 사람의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의 등장엔 또 다른 의미로 두 사람을 응원하게 됐다. 사랑하지만, 과거의 악연으로 인해 현재의 사랑이 행복하지 못한 두 사람. 아침저녁으로 부쩍 서늘해진 가을 날씨 덕분인지 그 들의 이야기 때문인지 시큰거리는 감성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소설을 만난 것 같다. 내가 겪어야 하는 슬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타인과 이야기를 하게 돼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나와 이야기할 때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정의 눈빛으로 보지 않는 사람. 그냥 나를 웃게 만드는사람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58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 작은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짬짬이 영어 공부법
이정민.이윤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해가 되면 세우는 목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어공부는 나에게 애증의 존재가 된지 오래이다. 영어 관련 책이라면 혹시나 해서 구입하고, 영어 관련 인터넷 강의 동영상을 결재하며 이번엔 기필코 정복해 보겠다는 큰 다짐은 며칠을 채 채우지 못하고 흐지부지, 이런저런 이유들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일 수다. 그런데 여기! 취업이나 자격증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한 목적을 가진 영어 공부가 아닌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사람이 있다. 나에겐 항상 우선순위가 밀리고 밀리던 영어공부인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마음 반, 버킷리스트에 올릴 정도로 꼭 해복 싶었던 원서 읽기에 관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궁금해졌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스스로 변화를 거부한다면 다람쥐처럼 매일 제자리에서 쳇바퀴를 돌리며 자신이 파놓은 우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나는 이 거대한 우물 안 쳇바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통해 나 자신을 다잡기로 했다. / 026.
ž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우물에서 기어오를 나만의 묘수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보자.

 

두 번의 유산 끝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생겨지만, 육아는 현실이었다. 온전히 엄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아이로 인해 행복하지만, 그만큼 버거운 하루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이 주는 성취감, 배움이 주는 즐거움, 엄마로써 느끼는 행복감 모두 중요했지만, 육아로 인해 모든 일상이 삐거덕 대고,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행복하지 않은 엄마는 아이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더 이상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끝없이 찾아오는 우울함과 지침을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엄마로만 살기 싫다는 선언과 동시에 작가는 행복한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한 달에 한 권의 영어책 읽기'에 도전한다. 매일 조금씩 영어책을 읽고, 기록한 내용들을 다시금 공부하며 독서와 영어공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동시에 자존감마저 되찾기 시작한다. 나와는 영어공부의 목적뿐만 아니라, 그 시작점부터 달랐다. 육아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고,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을 되찾고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의 엄마나 아내이기 전에 온전히 나로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영어를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달랐던 것이다. 엄마라는 존재가 될 수 있어 감사했지만, 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렇기에 더 간절했고, 더 열정적으로 영어공부에 집중했으며, 엄마로만 살고 싶지 않아 시작한 영어공부지만, 그 연장선엔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있었다.


작은 성취감을 얻는 것에서 시작해 자존감을 다시 높이는 방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고,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가 잠든 잠깐의 휴식시간도 아이가 혼자 노는 잠깐의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잠시 잠깐이라도 나를 위해 집중을 한다. 시간은 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작가는 짬짬이 생기는 5분에서 10분이란 시간을 속담이나 명언 등 짧은 영어를 외우고, 단어 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차츰차츰 분량을 늘려나가며, 다시 영어와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고, 혼자서 꾸준히 하기 힘들다면 마음 맞는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짬짬이 영어공부 팁을 육아를 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 서술해주고 있다. 그 시작이 나를 찾기 위한 영어 공부였지만, 그로 인해 효과는 다방면에서 나타났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있는 습관을 형성하게 했으며, 책 읽는 엄마는 옆에는 책 읽는 아이가 있듯이 아이의 좋은 독서 습관까지 만들어 줄 수 있는 팁까지 있다. 짬짬이 읽었던 문장들이 모여, 한 권의 원서를 완독하게 만들어 줄 영어공부 팁이나 공부 요령, 책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책터뷰나 메모하는 법 등 효과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  이 방법들은 원서 읽기 뿐만 아니라 일반 책 읽기나 공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중요도나 빈도에 따라 메모지의 색상을 다르게 하고, 나만 알고 있는 기호를 사용한다. 좋은 문장이나 단어를 메모지에 적어 붙여둔 뒤, 잘 외워지지 않는 것은 동그라미 표시를 해놓는다. 예전에 공부했음에도 기억나지 않는 것은 별표, 자주 등장해 다 외운 것은 체크 표시를 해두고 완벽하게 학습되었을 때 비로소 메모지를 떼어낸다. 이렇게 자신만의 메모 룰을 정하고 기호를 만들어 차근차근 정리해놓으면 비슷해 보이는 메모 사이에서도 어떤 것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다. 메모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만큼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정성스럽게 적어 붙여두었다 해도 보지도, 외우려 노력하지도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쓸모없는 지저분한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메모는 필요할 때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활용성 높게 정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 99 - 110

 

우리가 영어 공부를 할 때 집중해야 하는 것은 외국어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단어’다. 특히나 원서 리딩을 할 때는 문장 속 핵심 단어를 알아야 한다. 단순하게 ‘이 단어 하나쯤 이해하지 못하면 어때!’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그런 단어들이 쌓이고 쌓이면 문장 자체의 독해가 불가능해지고, 결국에는 전체적인 글의 내용과 흐름을 파악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물론 내가 단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해서 문법 공부가 아예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문법은 언어에서 일종의 룰이자 약속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법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 좀 더 무게를 두어 말하고 싶은 것은 공부의 우선순위를 조금 달리 두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원서 리딩을 할 때는 우선 핵심 단어 위주로 공부해 어느 정도 어휘력을 향상시키고, 그 후에 문장을 통해 문법을 익혀나가도록 하자. / 130-131


마지막 부분에선 짧은 분량의 <이솝우화>가 30일 동안 공부해 볼 수 있도록, 수록되어 있어 따로 원서를 찾지 않아도, 바로 영어공부를 시작해 볼 수 있다. 해석과 단어 및 숙어 핵심 단어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한 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면 부담 없이 오늘부터 1일을 외칠 수 있다. 딱 한 달만 실천해 보면 한 달 뒤엔 영어공부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고, 원서를 읽고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더 이상 상상 속에만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엄마지만,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게 매일 반복되는 우울한 쳇바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법이 아닐까? 저자가 말하는 원서 읽기가 꼭 아니라도 좋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일, 꾸준히 조금씩 해보면 어떨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가족의 행복도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틈새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짬짬이 영어 공부 팁
1. 짧은 속담이나 명언부터 공부한다.
2. 명사는 '이미지'로 외운다.
3. 마인드맵으로 동의어를 한 눈에 들어오게 한다.
4. 매끄러운 해석보다 정확한 단어의 뜻으로 직역한다.
5. 문장과 단어를 단락별로 정리한다.
6. 오디오북으로 멀티 플레이어가 된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