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면 불혹인 줄 알았어
마스노 슌묘 지음, 이해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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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서른이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더 나이를 먹는 마흔이면 어른을 초월해 굉장히 큰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어릴 적 어른들은 뭐든지 척척 결정하고, 해내는 큰 존재였다. 그런데 내가 막상 20대를 지나 30대가 되었고, 40대로 숨차게 뛰어가는 나이가 막상 되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어른이란 존재는 더 까마득하게 멀어진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어른을 초월한 존재가 돼보지도 못하고,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종종걸음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사회적 나이로 보나 물리적 나이로 보나 사회 구성원의 한 명으로써 자기 인생을 책임지고, 자기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고민에 둘러싸여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가 않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유독 내 문제에 관해서는 더 어렵고, 더 혼란스러워지기에,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위로를 받기 위해,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작은 크기에 많지 않은 페이지라 가지고 다니기에 전혀 부담이 없어 좋았다. 분노, 불안, 걱정, 번잡한 인간관계를 벗어날 지혜를 37가지나 담고 있지만, 전혀 무겁지가 않았다. 아마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심플하게 살아가자!라는 말처럼 문장들도 쉬이 읽혔다. 곱씹어지는 문장들은 옮겨 적어보기도 하고, 모니터 앞에 붙여놓고 수시로 되뇌었다. 온전히 나의 문장이 되어 무의식중에도 떠오르게 말이다. 다양한 이유로 번잡해진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은 쉽지만, 어렵기도 하다. 알고 있다고, 모든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실천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싶었다. 그렇다면 조금은 편히 인생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 해법으로 제시하는 심플하게 살자는 맨 처음 자신을 돌아보고, 그다음은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 삶에 빼놓을 수 없는 돈에 대한 생각, 일상생활, 마지막엔 삶의 방식에 대한 깨달음으로 정리가 된다. 글은 스님이 찾은 해답들이 정갈하게 잘 정리되어있다. 목차에서 자신이 원하는 챕터를 펼쳐봐도 좋고, 차분히 순서를 따라가도 좋다. 인생에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길잡이는 세상에 아주 많이 존재한다. 그 들이 먼저 걸었던 길. 그리고 그 안에서 얻은 깨달음을 자연스레 스며들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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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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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인생의 시련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는 책이나 기사를 통해 많이 접해 볼 수 있었지만, 견생역전이라니! 랜선 집사를 자처하고, 강아지 덕후인 내가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반려동물 수제 간식 회사 '바잇미'의 대표이기도 한 두부의 견생스토리! 산전수전 다 겪고 대표 자리에 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사고로 인해 한 쪽 눈을 잃고,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두부는 자신의 전부인 주인에게 버림받게 된다.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 장애견에 유기견,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채 문제견 신세가 돼버린 채 철장에 갇혀 안락사를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 그러던 중 두부에게 첫눈에 반한 이가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두부의 두 번째 엄마이자, 두부로 인해 바지 사장 자리로 밀려나게 된 사람이다. 두부의 마음의 문을 다시 열기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두부를 보듬어준다. 두부를 데려오기 위한 많은 서류도, 꼭 실외 배변을 고집하는 두부를 위해서, 하루 4번의 산책을 나가야 했고, 식이 알레르기가 있어 손 수 간식도 만들어 먹여야 했지만, 두부를 만나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하는 저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부의 관점에서 써 내려간 에피소드라 더 좋았다. 비록 두부가 진짜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기도 했지만 두부의 입장에서 두부의 마음과 생각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마음에 온기가 차곡차곡 따뜻하게 쌓이는 기분마저 들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보호소의 딱딱한 잠자리도, 맛없는 사료도, 아픈 눈도 아니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엄마가 사라졌다는 거였다. 하루 더 자면 엄마가 데리러 오려나? 또 하루 자면 엄마가 다시 오려나? (…) '아, 우리 엄마는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 / 018

 

이곳에서 내 이름은 A1128127. 아마도 나를 따뜻하게 불러 주지 않는다. 내 이름은 다른 개들과 나를 분류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 나 역시 누가 나에게 주는 관심이 싫다. / 021


미국의 뿌리 깊은 '믹스견' 집안 출신에 말티즈는 1도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외였다. 딱 봐도 말티즈의 모습이 보였는데 말이다. 이래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일이다. 애교라곤 없다지만,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두부! 머리가 커서 후드 티를 입을 수 없는 모습마저 어찌나 귀엽던지! 당당히 회사 대표와 대표 모델을 겸하고 있으며, 밥값은 톡톡히 하고 있는 능력 CEO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두부의 관점에서 진행되다 보니 어느새 푹 빠져있었다. 두부의 시크하고도 뻔뻔한 당당함, 어딘지 모를 허당미까지 진짜 읽는 내내 하트 눈을 장착하고 읽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엄마 편, 직원들의 이야기도 교차돼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또 곳곳에 등장하는 유기 동물 처음 구조 시 행동 요령, 치아와 관절 건강 관리, 간식 레시피 등 알아주면 좋을 팁들도 등장한다.


예능국 PD를 꿈꾸던 엄마는 두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직업진로를 과감히 변경한다. 식이 알레르기가 있는 두부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모여 반려동물 수제 간식 회사 '바잇미'가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은 두부로 인해 시작되었고, 두부로 인해 유지되었으며, 두부가 남기고 간 큰 선물이기도 했다. 두부 인생에 두 번째 엄마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엄마가 두부를 만난 건 축복이 아니었을까? 유학시절 외로움을 달래주고, 삶의 목표를 재 설정하는 계기가 되어주고,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이 기쁨이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 준다는 것. 그게 바로 행복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버려지는 생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이 났다. 한 생명을 데리고 왔을 땐 책임감으로 돌봐야 하거늘.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을 길거리로 내 몰고, 방치하는 건지. 내 상식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 또한 반려견을 가족으로 둔 적이 있었다. 몇몇 강아지들이 우리 집을 거쳐 갔었고, 마지막 가족인 쫄 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로는 더 이상 반려견 키우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만큼 이별의 아픔도 책임감도 얼마나 큰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두부야, 혹시 우리 쫄 리 만나게 되면, 친하게 지내줄래? 잘 부탁 좀 할게!) 'Buy 2 Give1' 캠페인은 간식 2개를 구입하면 1개는 유기 동물 보호소로 기부가 되는 착한 소비 캠페인이다. 유기견이었던 두부가 좋은 가족을 만나 따뜻함과 행복 안에서 살았던 것처럼 많이 버려지고, 길을 헤매는 유기견에게도 좋은 사람들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의 인세 전액은 유기 동물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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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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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모습을 종종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주변에 친구들이며 언니들이 내가 상상 속에 그리는 당사자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마냥 달콤하고 마냥 사랑이 가득 차 있지 않았다. 나름의 이유로 힘들고 지치고 또다시 힘을 내고, 그 행위들의 반복 속에서 점점 무덤덤해지는 모습들을 보고,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힘들겠다. 고생이 많다. 위로의 말 밖에 해줄 수 없었다.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이고, 역할이고, 자리였기에 지금도, 딱 그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간접 경험도 경험이라고. 육아가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지 자기가 사라지는 일인지, 너무 많이 보고 들은 탓에 또 잠깐씩 봐줬던 조카들 덕분에 육아를 하는 부모를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하고,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현실적으로 마주 앉아 차근차근 들어주지 못하고, 일상의 틈이 사라진지 오래인 그들이기에, 대신 이 한 권의 책으로 채워주고 싶다.


아이와 부부의 성장 과정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는 '너에게 사랑을 배운다'라는 전작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보다 한 단계 성장한 느낌으로 단연, 많은 육아에 시달리던, 시달렸던, 부모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다. 보통 육아 에세이가 엄마의 시선으로 엄마의 기억과 감성으로 채워져있었다면, 이 책은 조금 다르다.  함께하지만 조금은 떨어져 육아를 바라보는 여느 아빠와는 다르게 그동안 놓쳤던 부분들을 기록하고, 마음을 적어내려갔다. 아빠의 시선으로 아내와 아이를 바라본다. 아빠가 하는 육아의 힘든 부분이나 어려움, 팁이 등장하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남편으로서 아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아빠로서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동시에 아이와 함께 있는 아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가 적혀있다. 그저 사랑하는 가족들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들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적당한 온도에 애정을 포장하는  수식어를 잔뜩 나열하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일상을 써 내려간 가족의 사랑이 묻어날 뿐이다.


짧은 글과 그림에선 가족을 향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아내를 위한 배려의 노력이 보인다. 읽는 내내 육아로 힘들어하던 친구들과 지인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나에게도 곧 찾아올 시간이라 그들이 하는 말들이 허투루 듣지도,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그들의 힘듦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울컥하고 눈물을 쏟아 낼 그녀들. 내가 할 수 없는 공가의 부분에서 나를 대신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며 큼지막한 손으로 다독여 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육아 공동체인 아빠의 마음으로 남편의 시선으로 아내의 고단함을 알아주고, 아내의 자리가 엄마로만 남지 않게 다정이 바라봐 줘서 고마웠다. 그저 힘들고 지친 마음 다 안다며 토닥여주는 것만으로도 눈 녹듯 녹아내릴 마음일 텐데. 아내를 향한 배려와 위로의 한마디, 엄마나 아내로 행하는 모든 일에 당연함을 붙이려 하지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 모든 관심과 배려와 노력은 사랑으로 집결된다. 서로의 삶에 초대된 두 사람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초대한 아이, 도란도란 앉아 함께 먹는 밥, 그 자리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이야기들

한 집에 모인 세 아이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며 함께 자라나는 곳이 집이며, 가족이라고 말한다. 각자의 삶에 초대된 사람들이란 말이 마음에 착 달라붙어, 한동안 머릿속에서 나갈 줄 몰랐다.


여백이 많은 책이라, 아이와의 시간 때문에 일상의 여유나 틈이 부족한 엄마나 아빠가 옆에 두고, 어느 때나 어느 페이지나 펼쳐 보아도, 등장하는 위로와 공감 때문에 필요할 때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참 좋은 책이다. 서로의 존재 덕분에 사랑을 배워가는 가족, 그 가족 안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엄마와 아빠, 남편과 아내 그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게 배려와 관심, 공감과 응원의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빠들이 꼭! 더 많이 읽어 봤으면 하는 육아에세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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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아니요군 - 엄마라서 반짝이는 순간들
노인경 지음 / 이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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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을 10개월 동안 소중하게 품고,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소중하게 키워내기 위해 서툴러서 미안한 마음에 더 사랑과 관심 노력을 쏟아내다 보면 어느새 부쩍 커버린 아이를 마주하게 된다고 한다. 처음이라 너무나 힘들었고, 낯설고, 어려웠던 서툰 시간들은 쏜살처럼 지나가 버린다고. 그때는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게 될지 몰랐다고 말이다. 다시금 꺼내보며 그리워하는 시간들, 그 시간들은 아이도 자라고 부모도 함께 자라는 시간일 것이다.

아이 때문에 밤, 낮이 바뀌고,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지만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웃어주는 모습에 그동안의 힘듦은 눈 녹듯 사라져 버렸던 그 짧지만 긴 시간들 말이다. 그때의 아이가 그때의 사랑스러움이 그 시절만이 주는 기쁨이 추억이 다시 그리워진다는 엄마들을 보면서. 그 마음을 그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서 말이다. 작고 사랑스러운 아이. 그 아이의 세상은 엄마와 마찬가지로,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아이의 세상의 전부가 엄마였을 것이다. 같은 시간과 공간, 세계를 공유하는 두 사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난 생처음을 함께 헤쳐나가는 존재들이다.

아이는 항상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때론 엄마와 아빠를 지켜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언어로 예쁜 마음으로 엄마를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모습에, 또 한 번 특별한 존재를 경험한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에 사진첩은 아이의 사진으로 가득 찬다. 그 사진을 영상을 보며 시간을 되돌려보는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괜히 나까지 마음이 찡해진다. 다시 오지 않을 아이와의 추억, 육아 이야기를 작가는 단순하지만 귀여운 그림체와 짧은 문장들로 기록해나갔다. 김 씨의 의자, 고슴도치 엑스, 책 청소부 소소 등 아아들을 위한 창작동화를 쓰고 그렸던 작가의 그림에 변화가 생겼다. 전작에 비해 이번 그림들은 굉장히 단순해졌는데, 아이와 있는 그 긴박했던 시간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설명한 작가의 말에 단 번에 이해가 됐다.

다정한 이탈리아 남자 다니엘레와 생각도 걱정도 공상도 자주 하는 여자 인경이 만나 무엇인 든 거꾸로 답하는 아이 '아루 = 아니요 군'이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나면 나보다는 엄마로 살아가는 시간과 역할이 더 늘어나지만,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기쁨과 행복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축복이 아닐까.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엄마라는 이름. 그 엄마란 이름을 부여해준 아이에게 영원히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라고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엄마의 마음에 답하는 아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나는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났다.

다 큰 딸을 보며 그 작디작았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나 컸는지라며 아련하게 쳐다보던 그 눈빛, 추억에 잠겨 허공에 던지던 그 시선들. 이제는 내가 엄마의 친구가 되어줄게요.라고 나지막하게 읊조려본다. 엄마 사랑해요.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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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피가 내 몸을 망친다
이시하라 니나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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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부쩍 피로감이 심해졌고, 쉽게 지치는 게 느껴졌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생활과 역할 거기에 꽤 거리감이 느껴지는 출퇴근 거리도 한몫하고 있는 듯하다. 자연스레 건강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적절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내 건강을 다시 되돌려놔 줄 거란 걸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이런저런 핑계와 자기합리화 거기에 귀찮음까지 합세하며, 무적의 무기력함이 뒤따랐다. 건강이 걱정되긴 하지만, 아직은 괜찮겠지? 하는 자만심도 한몫하며 내 몸을 내가 혹사시키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띈 건강서는 양심 아래 남아있던 걱정과 호기심이 맞물렸고, 미디어를 통해 혈액 속에 활성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본 탓에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주제이기도 했다. 혈관을 통해 혈액은 우리 몸 곳곳에 산소와 영양소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데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몸의 곳곳에서 크고 작은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우리 몸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모세혈관은 동맥과 정맥 사이에서 교환소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런 모세혈관은 20대부터 점차 줄어들어 60대가 되면 무려 40%나 소멸되어버린다고 한다. 말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 까닭에 나이가 들면 더 손과 발이 차가워지고, 피부도 칙칙해지며 모발도 윤기가 사라진다고 한다. 이 모든 게 모세혈관의 노화에서 시작되는 증상이라니!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멸되버리고 사라져 버린 모세혈관도 다시 되살릴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음식들을 잘 챙겨 먹고, 몸은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하며 따뜻하게 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쁜 피가 내 몸을 망친다'에 실려있는 다양한 방법 중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부만 쏙쏙 골라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그 방법들이 특별히 어렵거나,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은 딱히 없어 보인다. 이미 소멸해버린 모세혈관도 되살리고, 더 이상의 노화가 찾아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혈액의 양을 늘리고, 이미 탁해져 버린 혈액도 다시 깨끗하게 되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첫 번째로 할 일은 내 몸의 상태를 바로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3가지 혈액 타입 중 그에 맞는 해법을 따라 실행에 옮기면 된다. 그리고 꼭 1가지 상태의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여러 유형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기와 혈, 수의 상태와 유형도 파악할 수 있다. 기가 부족하면 피로, 우울, 초조함이 나타나며, 혈이 부족하면 여기저기 결리는 증상, 수가 부족하면 순환이 잘 안돼 몸에 열이 쌓이고, 피부가 푸석푸석해진다. 체크리스트를 따라 체크하다 보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 수가 있는데, 각 항목을 읽어보며 생각보다 더 내가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각 유형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들이 쉽고,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6가지 혈류 상태 중 자신이 해당되는 유형을 찾았다면 이제 그에 맞는 방법들을 찾아 읽고 행동으로 옮겨주면 된다. 각 각의 방법들마다 책의 상단 옆면에 추천이라 붙여진 키워드는 사용하는 동안 꽤 유용하게 읽혔다. 예를 들면 변비, 거친 피부, 다이어트, 냉증, 붓기 이렇게 기재가 되어 있다면 그 페이지에 소개된 방법을 실천했을 때 완화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읽다 보니 잘못된 방법으로 내 몸을 위하고 있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물 마시기다. 시원한 물 한 잔, 갈증 해소엔 좋았지만 몸에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내장기관은 찬물로 인해 쉽게 차가워지기도 하는데 몸속이 차가워지면 혈류가 소화불량, 변비로 나타날 수도 있다니. 그러니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 또는 따뜻한 물을 마셔주는 게 좋다고 한다.

 


시간과 돈을 드리지 않고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라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꾸준히 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 단, 물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면 독이 될 수 있으니 천천히 조금씩 자주 마셔주면 좋다고 한다. 그 외 채소는 익혀 먹는다든지, 혈액순환에 도움 되는 토마토, 양파, 브로콜리를 자주 챙겨 먹고, 목이 마를 때는 혈액을 맑게 해주는 카테킨이 함유된 녹차를 마셔준다는 것들을 기억하고 있으면서, 실생활에서 소소하게 챙기면 되는 부분들이라 큰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나이를 먹으며 저절로 노화가 찾아오는 건 당연한 자연의 이치라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내가 돌보고, 사랑과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그 뒤로 건강은 자연히 따라오는 것 같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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