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문지아이들
이경혜 지음, 민혜숙,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불릴 만큼 어른도 아이들에게도 마음에 스며들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어린 왕자'

재독 한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이고, 전문을 필사한 책이기도 하고, 읽었던 나이와 시기에 따라 다르게 다가왔던 책이기도 한 오랜 친구 같은 어린 왕자를 다시금 만나게 되었다. 한 권의 책을 재독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책인 만큼 다양한 버전의 책들이 탄생되었고, 출판사와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결이 다른 어린 왕자들을 만났었다. 이번에 만난 어린 왕자는 이전과는 매력이 추가되었는데, 2년 반 동안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함께 했던 게 고스란히 자수에서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자수 그림책이기에 더욱 아이와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 생각 끝에 나는 조금 특별하게 3명이 도란도란 앉아 어린 왕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처음으로 소리 내 읽어준 아빠의 동화책, 태어나면 그땐 엄마가 읽어줄게.)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읽어본다. 큰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를 닮아 책을 좋아했으면,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어린 왕자가 아이의 마음에도 찾아와 주길 바라며, 함께 그 친구를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까만 밤하늘에 떠 있는 반짝이는 별, 소행성 B612호, 아주 작은 그 별에서 세상에서 가장 예쁜 장미꽃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으려나.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 - 김솔 짧은 소설
김솔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솔 작가의 글은 처음 접해보기 때문에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귀여운 책표지를 보고 예상했던 느낌과 책 제목이 주는 거리감은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짧은 40편의 소설을 담고 있는 목차를 먼저 읽어 내려갔다. 어느 하나 낯설지 않은 단어들의 나열에 가벼운 마음으로 첫 소설을 읽어내려갔고, 생각과는 다르게 시작되는 글의 분위기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까지 들었다. 사실 호흡이 짧은 단편소설보다는 몰입도가 있는 장편소설을 더 선호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김솔 작가의 글은 가볍지 않아서 일까? 그의 세계관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서 일까? 몽상적인 문장들에 점점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짧은 글이지만 쉽게 넘어가지 않았던 페이지만큼 긴 호흡으로 읽어 내려갔고, 어느 문장 하나 쉬이 넘어가기 어려웠다. 아니 쉽게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특유의 몽상적인 문장들에서 작가의 세계관이 엿보였고, 그 세계관은 쉬이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문장의 밀도가 높은 만큼 역사, 과학, 윤리, 종교, 철학, 신화 등에 해박한 지식들이 탄탄하게 문장들을 채우고 있었다. 보편적인 일상의 이야기들은 나와 닿아 있기도 했고, 너무나 낯선 곳의 이야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영원히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완벽하게 낯선 사람이나 사건은 결코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그녀는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일생에 꼭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12

인간이 죽는 순간엔 제 육신에 숨겨져 있던 시간의 태엽이 풀리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 15

충분히 차이를 짐작하시겠지만, 유품이란 유산을 제외한 부스러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산 사람들에게 재산이 될 수 없는 것들이 저희에겐 유품이지요. 저희는 유품을 처리합니다. 죽은 자의 몸과 뼈도 유품에 해당합니다. / 101

"꿈의 내용을 현실에 동원하는 자는 운명의 절반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미 모든 책들이 책에 대한 책이라는 사실을 간파했던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의 꿈으로 빚어져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 142

책의 제목에 쓰인 것처럼 살아남은,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경험을 남다른 시선과 높이에서 풀어낸 익숙한 소재들이라 더 흥미로웠다. 그리고, 문장에 힘을 불어넣은 작가의 글은 내 상상력과 익숙한 경험적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짧은 글이지만 천천히 곱씹지 않으면, 채 소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흩어져 버리기 일 수였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으며 예상했던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해서,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서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제목부터 꾹꾹 눌러 읽어보게 만들었다. 한번 읽어선 무엇이라 이 글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기 어려운 글도 있었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글들은 어느 하나 예상하기 불가능한 내용들이었다. 제목에 쓰인 단어들은 분명히 내 일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의 나열이었는데, 그 모든 단어들이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저렇게 낯선 단어로 때론 그 의미를 숨기고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농담들은 잔잔한 일상에 던져지는 작은 돌멩이 같았다.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시선을 빼앗기는 순간부터는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고, 무슨 의미인지 머릿속을 맴돌게 만든다. 그 파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 작가는 말한다. 이제는 당신의 생각을 들려주라고.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엔 어떤 공감과 위로로 너만 그런게 아니야. 라며 다독여줄지! 너무 기대되요. 우울하거나 기운이 나지 않을 때 본능적으로 찾는 달콤한 디저트처럼 복잡한 일상에 치일 때면 생각나는 그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1. 우리 집에 왜 왔니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시만 방심해도, 잠시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핫한 트렌드를 따라잡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한참 인기를 끌고 많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는 펭수를 알게 되었고, 펭수에 매력에 빠졌다. 반 박자도 아닌 한~ 박자나 늦은 반응이었다고 해야 하나? 유튜브도 잘 보지 않고, 티브이도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가 정보를 얻는 건 인터넷이 고작인데, 이러다가는 점점 트렌드에서 멀어져 버려 옛날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꼬박꼬박 찾아보고 챙겨보기는 힘들 것 같고 1년마다 만나는 트렌드는 방대한 데이터와 새로움과 낯선 정보들 때문에 나에겐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당장 와닿는 핫한 트렌드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는 내 고민을 한 방에 채워줄 책 같았다. 뉴스와 인터넷을 점령하다시피 했던 코로나19, 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전염병이면서 2020년 순삭에 한몫하고 있으면서, 생활방식이나 소비 트렌드까지 변하게 만든 주범이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는 이 핫하다면 핫한 코로나19로 시작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만들어낸 신조어 '언택트'는 접촉을 의미하는'콘택트'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언'이 붙어 사용되었다. 언택트는 모바일 사용이 익숙했던 젊은 층에서 반강제적으로 언택트 문화는 40~50대로 확대되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일상은 물론 유통, 마케팅 분야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피부로 와닿는 트렌드들이 등장하다 보니 확실히 더 이해와 공감이 빠르게 됐다. 가볍게 곁 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용어들의 설명들도 잘 되어있어, 조금 더 깊이 있게 트렌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기존 트렌드 도서들은 내가 읽기에 관심 분야도 아니고, 사실 호기심으로 읽기에는 두께에 때문에 금세 흥미를 잊기 마련인데, 이 책은 3개월로 나누어져 너무 많지도 너무 심도 있게 다루지 않고 최신 트렌드 키워드 분석과 사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올드 크러시, 힙트로, 레트로 토피아 낯선 단어들의 등장에 호기심에 눈이 반짝거리기도 했다. 사실 정확한 용어를 모를 뿐이지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었기에 더 흥미롭게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 거기에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브랜드 담당자와 인플루언서의 이야기와 인터뷰등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정확한 용어나 트렌드는 모르지만, 핫한 트렌드를 접하고 주변에 항상 있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친근한 펭수와 유산슬, 카피추의 등장은 반가우면서 조금 더 전문가적 시선으로 바로 볼 수 있었고, 요즘 많이 시작해보는 유트브 컨텐츠에 제작 대한 팁이나 마케팅의 세계에 대해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와 키워드 젊은 감성으로 채울 수 있는 책이면서, 브랜딩,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고, 흥미로움과유익함을 동시에 잡아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책이다., 사실 호기심으로 읽기에는 두께에 때문에 금새 흥미를 잊기 마련인데, 이 책은 3개월로 나누어져 너무 많지도 너무 심도있게 다루지 않고 최신 트렌드 키워드 분석과 사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올드크러시, 힙트로, 레트로토피아 낯선 단어들의 등장에 호기심에 눈이 반짝거리기도 했다. 사실 정확한 용어를 모를 뿐이지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었기에 더 흥미롭게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 거기에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브랜드 담당자와 인플루언서의 이야기와 인터뷰등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정확한 용어나 트렌드는 모르지만, 핫한 트렌드를 접하고 주변에 항상 있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친근한 펭수와 유산슬, 카피추의 등장은 반가우면서 조금 더 전문가적 시선으로 바로 볼 수 있었고, 요즘 많이 시작해보는 유트브 컨텐츠에 제작 대한 팁이나 마케팅의 세계에 대해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와 키워드 젊은 감성으로 채울 수 있는 책이면서, 브랜딩,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고, 흥미로움과유익함을 동시에 잡아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책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
변종모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당장 모든 걸 놓고 떠날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안식과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언젠가 나도 저곳으로 꼭 떠나봐야겠다는 목표를 심어주기도 한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쓰인 여행 에세이를 접하디 보니 단순히 여행지가 주는 즐거움이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곳에서 보고, 듣고, 사색을 기록한 글에 더 마음이 갔다. 나름의 취향이 생긴 걸 수도 있고, 여행의 즐거움이 관광에서 일상에 스며들기로 정의가 바뀌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유명한 관광지를 돌고,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을 소개하는 책들도, 정보와 작가의 추억이 잘 녹아낸 책들도 많이 출판되고 있지만, 여행 에세이 하면 변종모작가가 떠오르는 건 특유의 진득한 사색과 감성적인 문체로 여행지가 아닌 여행 그 자체를 동경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짧은 글과 사진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내 손과 눈을 붙잡았다. 매일 한 꼭지씩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나는 할 말이 많았고,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쉼표를 잔뜩 넣어 읽었다. 단숨에 읽어버리기엔 너무나 아쉽고, 가볍지 않았기 때문에 곱씹어 읽고 또 읽었다. 구름에 반해 여행 일정을 연장해버렸다. 그 뒤론 노래를 들으며 뒹굴뒹굴하며 여유를 마음껏 음미했으며, 해질 녘 노을이 시작되면 구름을 수집하고, 구름 모으기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 장소가 캄보디아라는 글귀에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다. 내가 보고 느꼈던 그 감정을 작가도 느꼈다는 것에서, 나는 차마 하지 못했던 그 결정을 작가는 실행에 옮겼다는 것. 그리고 그 하늘을 사진으로 다시 만나봤다는 것. 잠시 책을 덮고, 주섬주섬 캄보디아 여행 폴더를 열어 추억에 잠겼다.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라는 소제목에 또 한 번 생각을 멈춰본다. 여행지에서 보내는 엽서에는 안부의 글보다 먼저 받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먼저 읽힌다. 그 사람의 취향을 생각하며 고른 엽서, 지금의 감정과 생각을 꾹꾹 눌러 적어보는 마음이 생각만으로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 작고 소소할 수 있는 행위가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일상의 행복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비록 그 엽서를 직접 받아보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나에게 배달되 온 것 같았다.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장소가 되는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생각과 그곳에 가 있는 나를 상상하곤 한다. 휴식과 여행의 설렘이 가득해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변종모 작가의 여행 에세이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작가의 여행지가 궁금하기보단 그곳에서의 사색과 다양한 감정들에 더 마음이 갔다. 잔잔하게 와닿는 작가의 시공간에 내 생각을 살짝 덧붙여 끄적거려본다. 삶 또한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선 것처럼 여행 또한 낯선 경험들 투성이인걸 보면 모두가 삶을 여행하는 여행자가 아닐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