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친구네집에 '모모'가 있길래 얼른 데려와서 읽기 시작했다. 그 유명한 드라마 '김삼순'에 나왔던 그 '모모'말이다. 솔직히 나두 모모가 너무 궁금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그 책을 읽은 기억이 없어서 궁금해 하던 차에 마침 친구가 그 책을 갖고 있어서 얼른 데려온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정말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여러가지 상황에 흥분하기도 하고 걱정하기도 하면서 과연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그렇게 책을 읽었다. 머리로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니 당연한 결말일꺼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상황과 방법이 너무 궁금해서 조바심을 내며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에 너무 딱딱한 책들만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에는 약간은 어색할 정도로 이해가 금방 되지않았다. 조금은 정신이 없다고 해야하나? 두서없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물론, 모모에 대한 설명이 나오기는 하지만, 납득이 될만큼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아서 되려 무슨말이 하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웃기는 말이긴 하지만, 예전의 나는 그런시작이 되려 흥미가 있어서 더 궁금해하면서 열심히 읽어내려갔을 것이다. 근데, 몇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그런 두서없는 글이 재미가 있다는 것보다는 되려 흥미가 없었다. 그 몇년사이에 난 서론, 본론, 결론이 있는 그런 책들에만 읽었나 보다. 그런책들에 길이 들어있는 걸 보니...
어쨌든 난 그책에서 손을 놓지않고 그럭저럭 넘어가면서 읽기시작했고 거의 1시간만에 그 책을 다 읽어버렸다. 그 처음부분을 제외하고 아니, 그 부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그 이야기에 빠져버렸고, 결국엔 모모때문에 발도 동동구르고 어떻게 될려고 상황이 이렇게 되나 걱정까지 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나중엔 모모가 드디어 그 악당들을 물리치고(?) 시간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게 되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만세까지 불러버렸다. (^ ^;;;;;) 정말 어린애같이 말이다. 근데, 기분은 되게 좋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 나도 이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봐야하는 구나...'라는 생각때문에 되게 우울했다. 어릴땐 도대체 어른들은 무슨책을 읽나, 어른들책은 얼마나 재미가 있을 까라고 생각을 했었는 데, 지금은 되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나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다니.... 나는 계속 같은 자리에 서있다고 생각했는 데, 계속 그자리에 서있는 나를 시간이 스치듯이 지나가면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나보다.... 몸만 크고 그래도 마음은 그자리라고 어리석은 생각에 빠져 단순한것에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것을 잊었다는 생각에 정말 서글픈 마음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