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공부짱] 집중과 복습…학원 안가고 전교 1등
서울 오산중 3학년 이학현군
▲ 이학현/서울 오산중 3학년 | |
서울 오산중학교 3학년 이학현(15)군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웬만하면 전교 1등을 했다. 1등이 아니었던 때도 있었지만 전교 5등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이런 이군에 대해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희한하고 기특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가 학원에서 배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남들 다 가는 학원에 가지 않으면 뭔가 뒤처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 불안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학원에 다니려고 할 때마다 기회가 없어졌다고 한다. 학원비나 시간을 계산해보니 혼자 공부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이군의 어머니(42)는 “초등학교 6학년 방학 때 다니려고 했는데 한꺼번에 몇 개 과목을 들어야만 한다고 해서 관뒀다”며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중학교 첫 시험에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공부할 때 학현이에게 명심하라고 하는 것은 집중과 복습 두 가지”라고 말했다. 이를 잘 지키고 있는 이군은 “집중해서 10분간 책을 본 것이 책 펴놓고 한 시간 동안 멀뚱멀뚱 있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며 “또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항상 메모하고 복습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 방법 가운데 특별한 점이 있을까.
“국어는 교과서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책을 많이 읽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요점만 배워서 익히면 깊은 생각을 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요.”
영어는 학교 교과서가 아닌 교과서도 공부한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영어 작문이나 일기를 써서 학교 선생님에게 봐달라고 한다.
“수학은 개념을 아는 단계에서는 학교 수업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 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자신감이 있는 중학교 3학년이면 특목고 등에 지원했을 법한데 이군은 원서도 넣지 않았다.
“과학이나 의학을 공부하는 게 꿈인데 일단 외국어고등학교는 잘 맞지 않고요. 과학고등학교는 가고 싶은 생각도 있기는 했는데 공부에만 치여 살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어요. 특목고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이 군은 취미가 무지하게 많다. 한번 재미를 붙이면 어떤 일이든 공부하듯이 집중하기 때문이다.
일단 학교에서 컴퓨터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뜯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컴퓨터에 대해 잘 알게 됐다고 한다.
다음은 야구. 주말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야구를 한다. 피아노, 리코더 등 악기도 다룬다. “피아노는 어머니의 친구로부터 배우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푸는 데 딱 좋은 것 같다”고 이군은 말했다.
최근에 한참 재미를 붙인 것은 사진 찍기. 전문가들이 렌즈를 바꿔 끼며 쓰는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학교 동아리인 사진부 친구들과 사진을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게 돼서 푹 빠져들었다”며 “새벽부터 야외에 나가 하루종일 사진만 찍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이 군은 바쁘다. 학교 선생님들이 항상 그를 찾기 때문이다. 행사가 있으면 전속 사진사처럼 사진을 찍어야 하고 컴퓨터에 문제가 생긴 선생님도 이군을 찾는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선생님이 저를 찾으셔서 다 못 도와드릴 때도 있어요. 어떤 분은 너 졸업하면 누가 컴퓨터 도와주냐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팔방미인’ 같은 이군은 고등학교 공부에 대해 불안감은 전혀 안 갖고 있을까. 특히 “중3 겨울방학이 가장 중요하다”는 속설도 있고 “갑자기 교과가 어려워지는 이때부터는 학원에 꼭 다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면서도 학원을 다니지 않고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결과적으로 학원에 안 가고도 잘 적응했습니다. 방학 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 고등학교 수업도 잘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