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때 드는 딴생각, 수첩에 적게 하세요
우리아이 집중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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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경 한국집중력센터 소장. |
집중력이 부족하면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것은 물론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어렵게 된다.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은 수업 중에 멍하니 딴생각을 하다가 수업 내용을 놓치기 쉽다.
또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중간에 끼어들어 자기 말만 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그래서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친구 사이에서의 갈등도 많아진다.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나 학습장애 학생들과 비슷한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집중력은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자라면서 키워지는 능력이다. 집중력을 관장하는 뇌의 전두엽은 청소년기 이후까지 꾸준히 발달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만들고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만 길러질 수 있다. 가정에서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집중력 향상법을 살펴보자.
첫째 ‘딴생각 수첩’을 선물한다
아이들은 다양한 공상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른다. 그래서 딴생각을 자주 한다. 많은 부모들이 딴생각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막으려 하지만, 수업이나 공부 중의 딴생각을 조절할 수 있다면 딴생각은 나쁜 것이 아니다. ‘딴생각 수첩’은 지금 해야 할 숙제나 공부에 집중을 하고 난 후에 딴생각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도구이다. 들고 다닐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수첩을 마련해서 ‘딴생각 수첩’이라고 이름 짓고 아이에게 선물하자. 그리고 수첩을 늘 들고 다니다가 딴생각이 날 때마다 간단하게 메모해 두라고 일러준다. 매일 혹은 일주일에 한두 번 아이와 함께 딴생각 수첩의 내용을 보며 그에 관한 대화를 할 경우 집중력은 물론 사고력과 창의력도 높아진다.
둘째 부모는 질문하고 아이가 대답하도록 한다
누구나 시켜서 하는 일보다는 자기 결정에 의해 하는 일에 더 잘 몰두하게 된다. 부모가 결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아이에게 그대로 따르도록 하는 것보다는 부모는 질문만하고 아이에게 생각하고 대답하도록 하면서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국어 숙제부터 끝내”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오늘 어떤 공부를 해야 하니?”라고 질문해서 아이 입에서 “국어 숙제가 있어요. 한 30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까 저녁 먹기 전에 끝내 놓는 게 좋겠어요”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준다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자기의 모습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을 잘한다. 그래서 주의가 흐트러지거나 집중을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얼른 알아차리고 다시 집중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집중력이 낮은 아이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지적해야만 자신이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왜 멍하니 앉아 있니?”라며 지적하고 야단치기보다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니?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 하며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넷째 소리를 줄여라
아이들은 시각자극에 비해 청각자극에 더 민감하다. 청각자극 중에서도 자신과 관련된 소리에는 특히 더 민감하다. 남편이나 친척, 이웃들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는 아이가 집에 없는 시간대를 택하거나 아이의 공부방과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공간에서 작은 소리로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또 첫째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둘째 아이와 마루에서 놀이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섯째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집중하라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마음에 관심을 보일 때 아이들은 역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이야기할 때 몸을 아이 쪽으로 향하고 눈을 마주하며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이 좋다. 또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이의 입장에서 들어야 한다. 중간에 말을 가로막거나 부모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
이명경 한국집중력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