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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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해 넓고 얕게 알게 된 뒤, 현실 너머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대넓얕 2권에서는 진리에 대한 세 가지의 견해,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를 중심으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를 풀어 낸다. 그렇다면 진리는 무엇일까? 진리란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것이다. 진리를 바라보는 태도는 네 가지로 비추어 볼 수 있는데, 진리가 있다고 판단하는 절대주의, 진리란 없다고 판단하는 상대주의, 진리를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불가지론(모른다고 답하는 건 당연하지만 모든 학문의 발전을 막는 결코 좋지 않은 길), 진리가 어떻든 상관없다는 실용주의가 있다. 이 네가지 중에서 불가지론과 실용주의는 현대인에게 배우지 않아도 되는 이미 익숙한 태도일 것이라 판단하고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진리의 역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보자면, 자연신을 믿은 원시시대, 신화를 믿은 고대, 유일신을 섬긴 중세 시대, 이성주의/모더니즘인 근대, 반이성을 믿는 포스트모더니즘인 현대로 간략하게 얘기할 수 있다. 포스트모던은 근대가 추구하던 모던에 대해 저항하고 반이성의 시대를 도래했다. 포스터모던은 근대의 사상의 기반이 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자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고, 개인마다 각자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진리에 따라서 그 가치관은 결정되기에 이 진리를 잘 이해해야 본인의 삶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지대넓얕 2권은 진리의 후보자인 철학, 과학, 예술, 종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꼭 직접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조차도 수많은 필기를 하며 주제들을 읽어 내려갔는데, 본인이 갖고 있는 진리를 생각하며 철학, 과학, 예술, 종교에 대한 분석을 했으면 한다.



나의 경우, 비교적 낯선 예전의 예술 활동에 눈이 많이 갔다. 고대, 중세, 르네상스의 예술 활동들이 당연하게도 시대상과 많은 연관이 있어 더 신기했다. 1권에서 읽었던 역사와 경제의 흐름과 예술의 흐름이 맞추어져서 겉으로만 알고 있었던 예술 작품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흐름으로 나누어 건축물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과 함께 위치해 있는 피사 대성당은, 유럽에서 교회의 승리를 상징하는 ‘로마네스크(로마풍)’ 양식으로 지어졌다. 웅장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고대 로마의 건축 기술과 양식을 도입했다. 피사 대성당은 마치 성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뿜어내었다. 이 당시에 교회는 신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곳으로 판단되었기에 외부로부터 신을 보호하는 요새 같은 공간이었다. 그리고 건물이 거대할 수밖에 없었던 건 건축 기술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건물을 높게 만들기 위해서는 벽과 기둥들이 엄청나게 두꺼워야 했고, 벽이 두꺼우니 창문을 크게 내지 못했다. 이 탓에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있어서 이 당시의 교회를 다녔던 사람은 신이 근엄하고 더욱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반면에 약 200년 후에는 고딕 양식이 유행을 일으켰다. 건축 기술이 발달했기에 벽의 두께도 얇아졌고 탑들이 높이 솟았다. 로마네스크에 비해서 한결 무거운 느낌이 줄었고, 실내의 공간도 넓어졌다. 벽이 얇아져서 창문도 많이 낼 수 있었고 화려하게 빛이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 장식도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샤르트르 대성당, 명동 성당이다. 실제로 노트르담 대성당에 갔었을 때 찍어온 사진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피사대성당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었다.


2권의 마무리는 신비,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생각도 못 한 부분 이어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졌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특별하다는 건 분명하지만, 결국 죽음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나 근거가 없기에 신비롭다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고 결국 찾아온다고 마음 다짐을 하고 지내고 있지만 무서운 마음이 드는 건 변함이 없다. 그저 내 삶의 끝이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내면을 다듬으며 내 길을 걸어가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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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1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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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인 2014년 겨울, 넓고 얕은 지식 붐을 일으켰던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지대넓얕 제로가 나오며 기존에 있던 1권과 2권의 내용이 다듬어져서 다시금 세상에 나왔다. 1권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내용인 현실의 이야기, 2권은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의 내용인 현실 너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각 5개의 주제들이 이분법으로 소개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수많은 특성을 갖고 있는 주제들을 명확히 2개로 나눌 수는 없는 것이 분명하지만 우선 지대넓얕 통해 주제들에 대한 이해를 한 뒤에 더 많은 이야기의 낱낱을 파헤쳐 보기에는 좋은, 걸음마가 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되도록이면 앞장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서로의 주제들이 유기적이어서 한 부분만 먼저 읽으면 이해하는데 오히려 복잡해질 수도 있다. 그럼 차근차근 발을 디뎌보자.



현실 여행서인 지대넓얕 1권은 역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간에서 발걸음을 시작한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과 원형적 시간관으로 나눌 수 있다. 직선적 시간관은 시간은 하나의 방향으로 계속해서 흘러간다는 것이며, 그리스도교인 서양의 관점에서 풀어낼 수 있다. 원형적 시간관은 시간은 반복되고 순환한다는 것이며 불교의 사상을 갖고 있는 동양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간관에 따른 가치의 차이는 진보적 역사관과 순환적 역사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역사는 끝없이 발전해나간다는 진보적 역사관의 틀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역사는 크게 다섯 가지, 원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나누는 기준은 마르크스의 역사 발전 5단계 설에 기반한다. 원시, 고대, 중세, 근대는 ‘생산수단’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 된다. 이 생산수단의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권력이 나누어졌다. 서로 협력하며 지내왔던 원시 공단시대에서 권력이라는 장치가 파고들며 고대 노예제 사회로 변화되었다. 더 큰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 수단을 갖고 있는 자가 왕이 되었고, 그 외의 사람들이 귀족, 평민, 노예가 되었다. 지배체제가 들어오면서 계급이 세분화된 것이다. 생산수단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계급이 생성되었다. 그 이후 봉건제 사회를 거치며 계급이 더욱 세분화되었다. 이런 체제가 천 년간 유지되었으나 상업의 발달과 공장의 탄생으로 중세 후기부터 사회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새로운 생산수단인 공장이 생기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지배 계층이 생겼고, 이 지배계층이 바로 부르주아였다. 기존의 지배계층인 왕과 부르주아는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부딪히고 말았고 신권력인 부르주아가 승리하였다. 이 세계적인 사건이 바로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다.



그렇게 공급 과잉, 가장 일반적인 자본주의의 상태인 산업화가 찾아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 인하와 시장 개척이라는 방법을 찾아 실행했다. 시장 개척은 포화 상태인 현재의 시장에서 벗어나 또 다른 타겟을 찾는 하나의 방법이었는데, 그 대상은 원주민을 찾아내어 협박해서 구매하게 만들고 결국 식민지화해버리는 제국주의를 불러일으켰다. 산업화된 국가들은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했고 이 시대를 제국주의라 하였다. 이 와중에 다른 국가들보다 늦게 산업화를 맞이하여 제국주의를 펼치고 있던 독일은, 독일의 동맹국인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러시아 지역에서 민족 문제로 암살당하자 이를 빌미로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독일은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며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허나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3국 동맹이 지게 되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패배국에 전쟁의 책임을 묻는 베르사유 조약을 체결했고 독일은 전쟁 배상금을 물고 영토를 연합국에 넘기고 군대 보유까지 제한받게 되며 회복은 커녕 더욱 침체하고 말았다. 끔찍한 전쟁은 막을 내렸고 전쟁 중 수많은 물품이 판매 되며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을 해소하며 경제적인 성장을 불러왔다.



이런 경제 성장은 미국의 유례없는 호황을 가져왔고 많은 사람들이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 빚까지 내며 투자했다. 하지만 수요가 폭발하며 잠시 동안은 성장세를 맞이하였지만 곧 수요는 충족되었고 다시 공급 과잉이 되며 기업은 수익이 예전만큼 나지 않아 노동자를 해결하고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노동자는 수입원이 없어 결국 소비 능력을 잃어버려 수요가 일어나지 않는 악순환에 빠져 1929년 세계 경제 대공황이 일어나게 되었다. 세계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가 손을 써서 댐 건설, 철도 건설 등을 진행하며 인력을 구해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여 수요를 늘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공급이 필요해져서 공장이 가동되고 기업들도 살아날 수 있다. 이는 미국에서 실행한 뉴딜 정책이며 수정된 자본 주의의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차츰차츰 경제는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또다시 공급 과잉과 식민지가 도래되면서 전쟁은 찾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청일 전쟁, 러일 전쟁을 일으켜 타이완과, 조선, 사할린을 식민지로 얻었으나 세계 대공황의 영향으로 더 넓은 시장인 대륙으로의 진출을 꿈꿨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가 꿈꾸는 시장이었기에 이들은 일본과 대립하며 전쟁이 시작된다. 다시 한번 승리를 노린 독일과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 3국과, 그에 연합군(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 등)이 대립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연합군의 승리로 전쟁은 끝이 나며 근대는 막을 내렸고 지금의 현대가 찾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이 세계를 잡았고, 각 나라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했다. 이 대립은 아슬아슬하게 지내오다 소련의 경기 침체로 공산주의의 허점이 보이며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와 15개의 신생 공화국으로 나누어지며 냉전 시대는 막을 내렸다. 끝내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이다. 냉전 이전의 자본주의와는 다른, 정부의 개입을 비판하는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경제 체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런 신자유주의는 겨우 30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기에 그보다 더 과거의 사람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살았을 것이다. 그만큼 평범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었던 사회였다는 게 우리가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분명 중고등학교 시절에 역사와 사회 과목의 교과서 안에 들어있는 내용이지만 그 시절에 나에게는 너무나도 지루하고 어렵기만 했다. 이제 와서 읽으니 이토록 흥미롭고 눈에 잘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 결과 역사의 일련들이 점점 체감이 되었기에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아주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결국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에서의 경제 체제와 사회 분위기 등은 이 전의 과정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 터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이전 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살고 있으니 지금의 체제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이전보다 더 많은 사회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고, 겉으로 마련되어 있는 틀은 같게 유지될 수 있으나 그 속의 세부 사항들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먼 미래의 역사가 될 오늘날과 앞으로 찾아올 시간들이 궁금하기도, 두렵기도 하다.



역사에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인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모두 이어져 있다는 게 새삼스레 확 느껴졌다. 이런 과거의 일들을 모른다면 지금의 경제와 정치, 사회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예전의 일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도 하고 공감도 하며 지대넓얕 1권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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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 더 아프고 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단단한 심리 상담
일레인 N. 아론 지음, 정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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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The Highly Sensitive Person in Love

더 아프고 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보다 단단한 심리상담
일레인N.아론 지음 / 정지현 옮김 / 웅진 지식하우스

한 권의 책을 이렇게까지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재미있게 읽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조차도 민감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특수성의 범주에 끼워 넣고 싶어서 민감한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많이 민감하고 예민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그렇지 않은 척을 할 뿐이다. 민감한 성격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민감함이 잘못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렇기에 더 숨기고 싶어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본래의 성격을 감추기만 하면 분명 독이 된다. 감추기만하게 되는 이유가 본인이 민감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래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히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당신의 ‘민감함’을 어루만져 주는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을 살며시 들여다보자.



●민감
: 감각속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매우 깊고 미묘하게 처리하는 유전적 기질.
들어오는 정보를 더욱 신중하게 분류함.


저자는 민감함에 대해서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내부로 들어오는 정보를 신중하게 분류 할때는 의도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로 일부러 민감하게 받아들이려고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외부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영향을 크게 생각하기에 매우 신중한 편이다. ‘민감함’은 자칫하면 내향적인 성격과 오인하기 쉽다.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민감하거나 예민할 수 있기에, 민감과 내향/외향 성격을 묶어서는 안 된다.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유전적인 특성이며 관계에서 중요한 존재이고,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민감함이 유전적인 특성인 이유는 수많은 연구결과에서 보이고 있으니 이 자리에서는 생략하겠다. 관계에서 민감함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관계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특성은 보통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사례들과 함께 볼 수 있다. 민감함이 생존에 필수적인 이유는, 생물학적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민감한 개체는 사냥을 하거나 생존에 관련된 행동을 할 때 더욱 신중하고 이런 특성을 유전적으로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비교적 장황한 이유로 민감한 사람을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뒷받침했는데 결국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무언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민감한 사람을 멀리하거나 편견을 두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무 민감하고 감각을 추구하는 자기 자신을 신경질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 마음이 심각해지면 자기 파괴적이게 되고, 속에서 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이 차이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르기에 민감하다고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름이라는 단어에서 이 시대에 절대로 빼먹을 수 있는 주제가 있다. 바로 성별이다. 굳이 성별로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고, 애인과의 관계를 단순하게 여성와 남성으로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장의 서두에서는 다루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약간의 기반을 내려주었다.

"이 장에서 풀어내는 이야기의 목적은,
당신의 사랑을 성별 고정관념이 일으키는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성의 사랑뿐 만 아니라 동성의 사랑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전제다. ‘성별고정관념’은 정말 어느 한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인 것같다. 개인적인 이야기인 사랑에서까지 사회에서의 편견이 끌어와지는 것은 더더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시작하긴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지금도 차츰차츰 나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또 어느 한편으로는 계속 제자리인듯한 느낌도 든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이렇다. ‘여자 언어 해석’, ‘남자 언어 해석’이라고 떠도는 연애와 소통 관련 이야기들. 물론 맞을 수 있지만 분명 이에 속하지 않는 여성과 남성들이 있을 터이다. 오히려 이런 것들이 행동에 대해 제약을 두고 있지 않을까?어떻게 보면 ‘이상정’으로 정의된 기준들에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행동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고정 관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별과 관련된 문제라는 생각이 들면 해결책을 찾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그저 일반화해서 더 싸우고 있는 현실과 닿을때는 힘이 빠진다. 일반화를 바로잡기 위한 저자의 몇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이만 줄이겠다. (당연히 밑의 해결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1. 자존감을 높여라
2. 경계를 개선하라
3.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질적인 지식을 채워라
4. 부끄러움을 극복하라
5. 편견에 맞서라
6. 완벽을 추구하게 만드는 이유를 파악하라
7. 동성 멘토를 찾아라
8. 존중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라
9. 성 유형은 알아만 두고 잊어버려라
10. 꿈으로 상처를 치유하라


역경을 이겨내고 민감한 사람이 사랑을 시작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되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더 큰 어려움이 찾아오면 찾아왔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두려움을 이겨내어 보다 행복하고 순탄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개선의 방법은 있다.
민감한 사람들의 상황 분석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위에서 한번 언급했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의 이유를 의식으로 끌어와야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야 과장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우선 이 장에서 다루는 전제를 한 번 더 봐야 한다. 책에서는 행복한 사람일수록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가져와서 이야기한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서 두 가지 가정을 다루는데, 첫째는 누군가와 친밀할수록 더욱 행복한 것, 둘째는 행복할수록 친밀한 관계를 맺기 쉽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사교와, 내면 작업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면 작업은 꿈과 명상, 좋은 책등을 활용한 자아 성찰이다.) 물론 이런 내면 작업이 더 큰 행복을 불러오는 무조건적인 공식은 아니지만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은 틀림없다. 더불어 내면 작업을 거치게 된다면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분석하고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그것이 두려움이면 더더욱 그렇다. 분명 아픔이나 상처가 연결되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덜 무서워했으면 한다. 안 그래도 힘들고 무서운일이 참 많은데 자기 자신을 더욱 구석에 몰아넣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당신을 조금 더 아껴주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민감’의 정의, 차별에 대한 오해의 해소, 그리고 민감한 사람의 사랑의 시작인 본격적인 이야기로 첫 단추를 꿰었다. 물론 위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들 외에도 수많은 사례와 민감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 한 명 붙잡고 이 책에 대해서 밤새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내용을 독서 노트에 적었다. 평소보다 두 배나 되는 내용을 적었다. 그럼에도 겨우 이 정도의 내용으로 이 서평을 정리하는 건, 여러분들이 이 책을 꼭 펼쳐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담겨있다.
‘결국 이 책에서 하고픈 이야기가 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돌고 돌아서 다시 여기까지 왔지만, 당신은 소중한 사람임이 틀림없고, 본인이 민감하다는 이유로 ‘사랑’을 하는 것을, 아니 당신을 아끼는 일을 주저하지앉았으면 한다. 자신을 더 잘 보살펴 주어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그럴 권리가 있고 사랑받아야 할 이유가 마땅하다.


#타인보다민감한사람의사랑 #웅진지식하우스 #서평 #웅진 #웅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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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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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The case for Falling in Love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하버드 대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강의의 교수, 마리 루티가 지은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는 보다 현실적인 연애 조언을 해준다. 그 안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떻게 행동을 하라는 제시보다는, 나다운 내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이야기들이 함께 담겨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사랑과 연애에는 정답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자존감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의 첫 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타인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나를 희생하기보다는 ‘나’다운 내가 될 수 있고, 그 모습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과의 연애를 지속하라 한다. 나를 사랑할 사람을 내가 어떤 모습이던간에 나를 사랑한다. 이런 얘기를 꺼내면 자연스레 성역할에 대해 이야기가 꺼내진다. ‘여자는 조용하고 고집에 세서는 안 된다’라는 사회 통념으로 여겨졌던 것도 깨어지고 있다. (당연히 애초부터 성립되는 전제와 조건이 아니다.) 여하튼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강압적이고 성차별적인 인식으로 누군가의 성격을 고정할 수 없다. 성별에 대한 ‘타고난 차이’가 갖고 오는 오해와 편견을 더 이상 갖고 있으면 안 된다.


헬렌 피셔가 쓴 [왜 사람은 바람을 피우고 싶어할까]에서는 여성의 ‘수줍음’은 자연적 본능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조차 성역할에 대해 세뇌당해 나오는 편견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성별을 유추해보고 방의 색과 가구를 여자아이면 분홍색, 남자아이면 초록색이나 파란색으로 꾸미지 않는가.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예로는, 딸이 성공한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부모는 있어도 아들이 레이스 달린 커튼을 좋아한다고 하면 분명 탐탁지 않아 하는 부모나 타인이 있을 것이다.
이런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언급하는 건, 이런 원인과 지금의 사회 분위기를 토대로 서로를 예민하게 생각하고 탓하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를 풀어야 하는 지점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정해져버린 성역할 혹은 “‘남자’는 이러이러한 여자를 좋아한다”, “‘여자’는 이러이러한 남자를 좋아한다”라는 연애 조언은 가끔 어처구니 없을 때도 많다.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도 많은 예시가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은 이런 환상과 판타지에 자기 자신을 맞추며 연애를 해서는 안 된다. (애초부터 환상이 아닐 수도 있다.)
동화나 영화 속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현실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신데렐라나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앤 해서웨이를 보라. 아무리 타의적인 힘으로 인해 겉모습이 바뀌어도, 겉모습이 바뀌기 전부터 좋아하던 사람은 모습이 바뀌어도 좋아한다. 이 두 캐릭터는 겉모습이 바뀌기 전에도 본인만의 신념과 개성이 있었고 자신의 본래 내면이 겉모습이 바뀌었더라도 그 내면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겉모습만 꾸며는, 인형 역할에 만족하는 사랑을 찾는 사람을 절대 만나서는 안되고 그런 사랑은 위험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이어 밀당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밋밋한 태도를 바꿔보려 기존에 주던 사랑을 주지 않고 질투나 다른 요인으로 사랑을 억지로 받으려고 하다면, 그건 자신을 위한 사랑의 방법이 아니다. 저자는 밀당은 전략이 아니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하지 못 할때 하는 행동으로 간주한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밀당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쉽게도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랑인 것이다.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밀당이라는 행동을 하지 말자.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당신이 사랑받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들게 하지 않는다.

"연인의 숨은 면면을 빛내주는 이상이야 말로 사랑을 오래 지속시켜준다."

이에 이어 밀당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밋밋한 태도를 바꿔보려 기존에 주던 사랑을 주지 않고 질투나 다른 요인으로 사랑을 억지로 받으려고 하다면, 그건 자신을 위한 사랑의 방법이 아니다. 밀당은 전략이 아니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하지 못할때 하는 행동으로 간주한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밀당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쉽게도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랑인 것이다.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밀당이라는 행동을 하지 말자.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당신이 사랑받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들게하지 않는다.

즐겁고 달콤하기만 했던 사랑 속에서도 아픔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아마 작은 다툼들이 그 아픔 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성적인 판단으로 살아가지만, 가끔은 무의식에 의해서 행동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충동적인 무의식 때문에 연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다툰 상황에서 책임 회피라는 좋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무의식의 패턴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그래야 대처 방법도 생기고 어쩌면 다툼이 될 상황이 오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다툼과 화해는 사랑하며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보다 좋은 순환 단계를 거친다면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하며, 다만 상처는 주지 않는 쪽으로의 갈등은 충분히 서로에게 좋은 영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아픔을 넘어서 이별이라는 큰 슬픔이 찾아올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하면 사랑의 실패라 생각하고, 인생까지 실패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실패한 사랑이 때로는 가장 의미 있는 사랑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이별이 사랑과 인생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랑에서 ‘행복’이라는 감정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사랑은 특별하지만 평생의 행복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도 없고, 사랑의 결과가 당연히 행복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 자체가 행복보다 더 큰 목표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인간은 수없이 많은 감정을 느끼는데 유난히 ‘행복’만을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행복에만 모든 것을 바치게 된다면 그 외의 다른 가치가 보이지 않기에 사랑이 끝나게 되면 실패로 여긴다. 하지만 고통도 배려로, 연민으로 극복하면 또 다른 길이 오기 때문에 행복과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은 절대 아니다. 고통을 너무 고통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잠깐이라도 다른 감정으로 고통을 대체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들의 유산은 오래도록 남습니다."

사랑은 깊이 남게 되는 것, 틀림없는 사실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별을 하더라도 다른 일로 인해서 뒤로 조금 밀려날 수는 있지만, 결코 없어질 수는 없고 통증으로 되새겨지기도 한다. 사랑이 또 그 사람이 계속해서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우리의 정신은 원래 구멍이 뚫린 투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방성’은 우리에게 생기를 부여하고 세상의 에너지가 우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한다. 그 에너지나 좋든 나쁘든 흡수된다. 그래서 외부의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런 개방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계가 고통으로 끝나게 된다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개방성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이별로 인해 모든 사람과 외부 환경을 거부하고, 경계하고 방어막을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외부의 것들이 우리 안으로 들어올 수 없기에 복원되는 에너지조차 들어올 틈이 없다.
이렇게 단적으로 고통으로 인해서 나 자신을 막아버리게 되면, 결국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통도 허용을 해야 한다. 나 자신에 대해서 애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별을 겪은 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려면, 다시 나아가는 힘을 찾고 새로운 곳으로 발을 딛어야 한다. 물론 인내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연애와 사랑의 과정, 시작과 끝은 이렇듯 통제가 불가능하고, 사랑의 실패 혹은 행복이라는 일이 일어나는 것에는 복잡한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를 100% 분석하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유를 알려고 발버둥 치게 되면 그로 인해 더 지칠 것이 분명하다. 사랑은 사람이나 미래를 위한 약속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영원한 사랑을 위한 약속을 하기보다는 영원히 마음을 열어 놓겠다고 약속하는 게 더 솔직하고 좋은 사랑이 될 것이다.

사랑이 나를 풍요롭게 한다면 머물러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떠나라.

저자는 사랑에 규칙을 정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그가 정해둔 이별 규칙이다. 나를 약하게 만드는 사랑이라면 그보다 더 안 좋은 사랑은 없을 것이다. 더 좋은 사랑을 찾아 그만두어도 좋을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찾아오길 바라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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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갈 곳이 없을까요? 웅진 세계그림책 197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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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른,

험한 길을 혼자 걷고 있는

강아지가 한마리 있습니다.


이 강아지의 이름은 페르,

낯선 길에서 헤매고 있는 듯합니다.




축축한 바닥에, 축축한 공기에

페르의 털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어서

많이 추울 것 같아요.



페르의 눈에 보인 하나의 나뭇잎,

나뭇잎은 물길을 따라 가고 있었지만

페르는 그런 나뭇잎을 부러워했지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페르는

나뭇잎을 따라 가기로 했어요.


나뭇잎은 본인이 갈 곳을 알고 있으니

따라가면 어딘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물길은 나뭇잎을 데려가 버렸고

페르는 또 다시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답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걷던 페르는

흙바닥이 아닌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까지 와버렸어요.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

페르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계속해서 페르는 머물 곳을 찾아 헤매었죠.


그러던 와중에도 엄마의 손을 잡고 가던

한 아이가 페르를 보고 있네요.



하지만 페르는 

아직도 갈 곳을 정하지 못했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음식점에 들어갔다가

쫓겨나고 말았어요.


사람을 피해 달리고 또 달리다가

페르가 갖고 있던 스카프마저 잃어버렸고

커다란 나무가 있는 낯선 공원에 도착했어요.


그래도 무서운 사람은 없는

조용한 풀밭이었어요.




그렇게 낯선 공원에서

페르는 혼자 솔방울과 나뭇잎 사이에

누워있었어요.



온갖 걱정이 든 페르 곁으로

누군가 다가왔어요.


도시에서 만났던 한 아이가

페르의 빨간 스카프를 들고 있었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

페르에게 눈길을 주던 단 한사람,

바로 이 아이.


앞으로도 페르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며

함께 지낼 수 있을 듯해보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유기되는 동물도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반려동물들은 가족과의 삶을 포기하고

사람에게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사람의 말만 믿고

남은 인생을 사람과 함께 하죠.


물론 더할나위없이 행복하게 사는 동물도 있지만

페르처럼 갈 곳을 잃어버리게 되는 동물도 있을거에요.


길을 잃어버리게 하는 사람의 사정이 무엇이던간에

동물들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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