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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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해 넓고 얕게 알게 된 뒤, 현실 너머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대넓얕 2권에서는 진리에 대한 세 가지의 견해,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를 중심으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를 풀어 낸다. 그렇다면 진리는 무엇일까? 진리란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것이다. 진리를 바라보는 태도는 네 가지로 비추어 볼 수 있는데, 진리가 있다고 판단하는 절대주의, 진리란 없다고 판단하는 상대주의, 진리를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불가지론(모른다고 답하는 건 당연하지만 모든 학문의 발전을 막는 결코 좋지 않은 길), 진리가 어떻든 상관없다는 실용주의가 있다. 이 네가지 중에서 불가지론과 실용주의는 현대인에게 배우지 않아도 되는 이미 익숙한 태도일 것이라 판단하고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진리의 역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보자면, 자연신을 믿은 원시시대, 신화를 믿은 고대, 유일신을 섬긴 중세 시대, 이성주의/모더니즘인 근대, 반이성을 믿는 포스트모더니즘인 현대로 간략하게 얘기할 수 있다. 포스트모던은 근대가 추구하던 모던에 대해 저항하고 반이성의 시대를 도래했다. 포스터모던은 근대의 사상의 기반이 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자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고, 개인마다 각자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진리에 따라서 그 가치관은 결정되기에 이 진리를 잘 이해해야 본인의 삶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지대넓얕 2권은 진리의 후보자인 철학, 과학, 예술, 종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꼭 직접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조차도 수많은 필기를 하며 주제들을 읽어 내려갔는데, 본인이 갖고 있는 진리를 생각하며 철학, 과학, 예술, 종교에 대한 분석을 했으면 한다.



나의 경우, 비교적 낯선 예전의 예술 활동에 눈이 많이 갔다. 고대, 중세, 르네상스의 예술 활동들이 당연하게도 시대상과 많은 연관이 있어 더 신기했다. 1권에서 읽었던 역사와 경제의 흐름과 예술의 흐름이 맞추어져서 겉으로만 알고 있었던 예술 작품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흐름으로 나누어 건축물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과 함께 위치해 있는 피사 대성당은, 유럽에서 교회의 승리를 상징하는 ‘로마네스크(로마풍)’ 양식으로 지어졌다. 웅장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고대 로마의 건축 기술과 양식을 도입했다. 피사 대성당은 마치 성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뿜어내었다. 이 당시에 교회는 신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곳으로 판단되었기에 외부로부터 신을 보호하는 요새 같은 공간이었다. 그리고 건물이 거대할 수밖에 없었던 건 건축 기술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건물을 높게 만들기 위해서는 벽과 기둥들이 엄청나게 두꺼워야 했고, 벽이 두꺼우니 창문을 크게 내지 못했다. 이 탓에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있어서 이 당시의 교회를 다녔던 사람은 신이 근엄하고 더욱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반면에 약 200년 후에는 고딕 양식이 유행을 일으켰다. 건축 기술이 발달했기에 벽의 두께도 얇아졌고 탑들이 높이 솟았다. 로마네스크에 비해서 한결 무거운 느낌이 줄었고, 실내의 공간도 넓어졌다. 벽이 얇아져서 창문도 많이 낼 수 있었고 화려하게 빛이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 장식도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샤르트르 대성당, 명동 성당이다. 실제로 노트르담 대성당에 갔었을 때 찍어온 사진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피사대성당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었다.


2권의 마무리는 신비,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생각도 못 한 부분 이어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졌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특별하다는 건 분명하지만, 결국 죽음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나 근거가 없기에 신비롭다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고 결국 찾아온다고 마음 다짐을 하고 지내고 있지만 무서운 마음이 드는 건 변함이 없다. 그저 내 삶의 끝이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내면을 다듬으며 내 길을 걸어가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Instagram.com/whale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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