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 더 아프고 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단단한 심리 상담
일레인 N. 아론 지음, 정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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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The Highly Sensitive Person in Love

더 아프고 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보다 단단한 심리상담
일레인N.아론 지음 / 정지현 옮김 / 웅진 지식하우스

한 권의 책을 이렇게까지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재미있게 읽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조차도 민감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특수성의 범주에 끼워 넣고 싶어서 민감한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많이 민감하고 예민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그렇지 않은 척을 할 뿐이다. 민감한 성격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민감함이 잘못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렇기에 더 숨기고 싶어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본래의 성격을 감추기만 하면 분명 독이 된다. 감추기만하게 되는 이유가 본인이 민감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래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히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당신의 ‘민감함’을 어루만져 주는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을 살며시 들여다보자.



●민감
: 감각속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매우 깊고 미묘하게 처리하는 유전적 기질.
들어오는 정보를 더욱 신중하게 분류함.


저자는 민감함에 대해서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내부로 들어오는 정보를 신중하게 분류 할때는 의도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로 일부러 민감하게 받아들이려고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외부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영향을 크게 생각하기에 매우 신중한 편이다. ‘민감함’은 자칫하면 내향적인 성격과 오인하기 쉽다.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민감하거나 예민할 수 있기에, 민감과 내향/외향 성격을 묶어서는 안 된다.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유전적인 특성이며 관계에서 중요한 존재이고,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민감함이 유전적인 특성인 이유는 수많은 연구결과에서 보이고 있으니 이 자리에서는 생략하겠다. 관계에서 민감함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관계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특성은 보통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사례들과 함께 볼 수 있다. 민감함이 생존에 필수적인 이유는, 생물학적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민감한 개체는 사냥을 하거나 생존에 관련된 행동을 할 때 더욱 신중하고 이런 특성을 유전적으로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비교적 장황한 이유로 민감한 사람을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뒷받침했는데 결국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무언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민감한 사람을 멀리하거나 편견을 두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무 민감하고 감각을 추구하는 자기 자신을 신경질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 마음이 심각해지면 자기 파괴적이게 되고, 속에서 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이 차이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르기에 민감하다고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름이라는 단어에서 이 시대에 절대로 빼먹을 수 있는 주제가 있다. 바로 성별이다. 굳이 성별로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고, 애인과의 관계를 단순하게 여성와 남성으로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장의 서두에서는 다루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약간의 기반을 내려주었다.

"이 장에서 풀어내는 이야기의 목적은,
당신의 사랑을 성별 고정관념이 일으키는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성의 사랑뿐 만 아니라 동성의 사랑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전제다. ‘성별고정관념’은 정말 어느 한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인 것같다. 개인적인 이야기인 사랑에서까지 사회에서의 편견이 끌어와지는 것은 더더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시작하긴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지금도 차츰차츰 나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또 어느 한편으로는 계속 제자리인듯한 느낌도 든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이렇다. ‘여자 언어 해석’, ‘남자 언어 해석’이라고 떠도는 연애와 소통 관련 이야기들. 물론 맞을 수 있지만 분명 이에 속하지 않는 여성과 남성들이 있을 터이다. 오히려 이런 것들이 행동에 대해 제약을 두고 있지 않을까?어떻게 보면 ‘이상정’으로 정의된 기준들에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행동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고정 관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별과 관련된 문제라는 생각이 들면 해결책을 찾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그저 일반화해서 더 싸우고 있는 현실과 닿을때는 힘이 빠진다. 일반화를 바로잡기 위한 저자의 몇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이만 줄이겠다. (당연히 밑의 해결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1. 자존감을 높여라
2. 경계를 개선하라
3.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질적인 지식을 채워라
4. 부끄러움을 극복하라
5. 편견에 맞서라
6. 완벽을 추구하게 만드는 이유를 파악하라
7. 동성 멘토를 찾아라
8. 존중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라
9. 성 유형은 알아만 두고 잊어버려라
10. 꿈으로 상처를 치유하라


역경을 이겨내고 민감한 사람이 사랑을 시작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되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더 큰 어려움이 찾아오면 찾아왔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두려움을 이겨내어 보다 행복하고 순탄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개선의 방법은 있다.
민감한 사람들의 상황 분석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위에서 한번 언급했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의 이유를 의식으로 끌어와야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야 과장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우선 이 장에서 다루는 전제를 한 번 더 봐야 한다. 책에서는 행복한 사람일수록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가져와서 이야기한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서 두 가지 가정을 다루는데, 첫째는 누군가와 친밀할수록 더욱 행복한 것, 둘째는 행복할수록 친밀한 관계를 맺기 쉽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사교와, 내면 작업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면 작업은 꿈과 명상, 좋은 책등을 활용한 자아 성찰이다.) 물론 이런 내면 작업이 더 큰 행복을 불러오는 무조건적인 공식은 아니지만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은 틀림없다. 더불어 내면 작업을 거치게 된다면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분석하고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그것이 두려움이면 더더욱 그렇다. 분명 아픔이나 상처가 연결되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덜 무서워했으면 한다. 안 그래도 힘들고 무서운일이 참 많은데 자기 자신을 더욱 구석에 몰아넣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당신을 조금 더 아껴주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민감’의 정의, 차별에 대한 오해의 해소, 그리고 민감한 사람의 사랑의 시작인 본격적인 이야기로 첫 단추를 꿰었다. 물론 위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들 외에도 수많은 사례와 민감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 한 명 붙잡고 이 책에 대해서 밤새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내용을 독서 노트에 적었다. 평소보다 두 배나 되는 내용을 적었다. 그럼에도 겨우 이 정도의 내용으로 이 서평을 정리하는 건, 여러분들이 이 책을 꼭 펼쳐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담겨있다.
‘결국 이 책에서 하고픈 이야기가 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돌고 돌아서 다시 여기까지 왔지만, 당신은 소중한 사람임이 틀림없고, 본인이 민감하다는 이유로 ‘사랑’을 하는 것을, 아니 당신을 아끼는 일을 주저하지앉았으면 한다. 자신을 더 잘 보살펴 주어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그럴 권리가 있고 사랑받아야 할 이유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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