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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울은 우리 삶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얼굴 중의 하나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상처를 받았을 때, 자신의 한계를 느꼈을 때 등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살다 보면 아주 사소한 일에도 우울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우울은 인생을 살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좌절에 직면했을 때 이를 내적으로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기에 고통스럽지만 정상적인 우울이고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우울감도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오래 앓는 우울이다.
우울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과 인생에서 희망이 사라져 버린 듯한 깊은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우울을 '우울증'이라 한다.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인류를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 열 가지 중에서 네 번째를 차지하며 전체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만연해 있는 질병이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일상의 순간순간 우울을 느낀다.
삭막한 도시 속에서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다 보니 쉽게 지치게 되고, 회복은 턱없이 더디기 때문이다.
번아웃 된 일상 속에 켜켜이 쌓인 우울은 어느 순간 끔찍한 고통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어 버린다.
우울증은 화병, 산후 우울증, 주부 우울증, 고3병, 대4병, 빈 둥지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중년기 우울증, 가면성 우울증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혜남 원장님과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 원장님이 현대인의 우울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 구체적인 진단과 전문의의 처방을 담아, 일상에서의 모든 우울과 불안을 치유하고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른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 챙김 심리학 책인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를 저술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아무리 심각한 우울증이라 해도 그래 봤자 병일뿐이라고....
증세가 심각하지만 빠른 진단과 바른 치료만 이루어진다면 회복도 가능하고 완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하니 '마음의 독감'인 우울증도 감추거나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아 하며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손길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에는 우울증, 조울증, 상실과 애도, 공황장애, 번 아웃 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허언증, 현실 부정, 강박증, 감정 다스리기, 불안장애, 무기력감, 자책, 워킹맘의 고충, 부모의 욕심, 화병, 섭식장애, 성공 후 우울증, 외로움. 울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우울증을 소개하며 구체적인 진단과 전문적인 처방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런 증상들 중 일부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우울감이 사라진다면 괜찮은데, 이런 상태가 깊고 오래간다 싶으면 꼭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좋을듯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대해 깊은 거부감과 편견을 가지고 있어 병을 더 키우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끔찍하고 무서운 사건 사고를 보면 그 심각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정신의학과에 대한 편견이 매우 심각해서 병원을 잘 찾지도 않지만 누가 볼까 집 근처 병원에는 가지도 않는단다.
또한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되고 바보가 된다고 믿거나, 한 번 정신과에 가면 그 기록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잘못된 믿음도 짙게 깔려 있어 정신의학과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했을 때 같은 반 한 아이가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상을 보였다.
수업이 다소 어려울 정도로 증세가 심해 정신의학과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그런 상황을 굉장히 불쾌하게 받아들여 선생님, 아이들, 학부모들까지 모두가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가 남들과 다르게 조금은 과하게 행동하기도 하고 주의력이 산만하긴 하지만 그 정도 정신과에 가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으면 무엇보다 정신과에 가면 그 기록이 평생 따라다니게 된다는데 당신들이 그 책임을 질거냐며 따지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벌써 10여 년 전이라 지금과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책에서 정신의학과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크게 달라지지도 않았나 보다.
우울증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독감'같은 거다.
아무리 강한 사람도, 아무리 부자라도,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고,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우울증 치료는 대부분 3개월 안에 호전이 되는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물며 극심한 고통으로 개인을 황폐하게 만들고, 심리적, 사회적으로 합병증을 부르게 되는데 심할 경우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위험한 병이란 걸 꼭 기억하자.
저자는 우울증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고 말한다.
그 터널의 끝에는 밝은 빛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로워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그날이 반드시 온다고 했다.
삶의 어느 순간, 우울과 만나게 된다면 당황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커다란 고통과 슬픔이라도 인간에게는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내재되어 있으니 자기 안에 숨어 있는 나의 진짜 감정과 마주하면 아무리 깊은 우울 속에서도 반드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에 나온 대사다.타미:
어릴 때요, 서른여덟 살 정도 먹으면 완벽한 어른이 될 줄 알았어요.
모든 일에 정답을 알고 옳은 결정만 하는 그런 어른요
그런데 서른여덟이 되고 뭘 깨달은 줄 아세요?
결정이 옳았다 해도 결과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거, 그런 거만 깨닫고 있어요.
브라이언:
마흔여덟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옳은 건 뭐고 틀린 건 뭘까?
나한테 옳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옳은 것일까.
나한테 틀리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한테도 틀린 것일까.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해도 한 가지만 기억하자.
나도 누군가에게 개새끼일 수 있다.
마지막 대사가 음...ㅎㅎ
타미와 브라이언의 대화가 참 와닿았던 게 나 또한 어렸을 땐 내가 다 큰 줄 알고 '어른'들의 모습을 한심스럽게 보았던 적이 있다.
그러면서 내가 좀 더 어른이 된다면 보다 완벽한 어른이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그 어른'이 되어보니 내가 그때 한심하다고 여겼던 모습들이 사실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거라는 것을 깨닫게 돼 곤 한다.
'그 어른'들도 최선을 다하였고 옳은 결정이라 생각한 일들이었지만 결과가 옳지 않게 나와 남들에겐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었겠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하나둘씩 겪으며 점점 어른이 되고 보니 어른이 되면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 쌓이고 쌓인 부정적 감정들이 '마음의 독감'이라는 우울증으로 곪아 터지게 되는 것 같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의 부제는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다.
어른이 되면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좀 더 단단해질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상처받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보니 어른도 아프고, 상처받는 연약한 존재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인정해야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으니 마음의 저편에 숨어있는 처리되지 못한 감정의 잔재들과 우울을 인정하고 당당하게 인사할 줄 알아야 우울과 건강하게 이별할 수 있다고 했다.
저자인 김혜남 원장님은 우울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생동감이라고 말한다.
살아서 움직이고, 아주 조금씩 매일 변하는 것이야말로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잘 느끼지 못했던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두 저자의 처방으로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