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도 길냥이들이 살고 있다.
동마다 사는 녀석들이 정해져 있고 지하주차장에도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녀석들이 있다.
녀석들이 이렇게 구역을 정해 살게 된 건 캣맘들의 수고스러움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캣맘들까진 다 알 수는 없지만 저분은 확실히 캣맘이 맞구나 인정할 수 있었던 분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였는데 길냥이가 아주머니만 졸졸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아주머니가 출근하면 어디선가 나와 꼬리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뒤를 조심조심 따라 걷는다.
청소하시는 동안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누워 바라보기도 하고 식빵을 구우며 꾸벅거리기도 한다.
청소 일을 하시면서 길냥이 챙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매번 방긋방긋 웃으며 냥이를 챙기는 모습이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으련만 어느 날부터 다른 분들이 청소를 하시기에 관리실에 물어보니 용역업체가 바뀌었단다.
새로 오시는 분들은 청소실 근처를 배회하는 길냥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당연히 사료도 챙겨주지 않았는데 이 상황을 모르고 지나칠 수 없어 어쩌다 보니 캣맘이 되어 버렸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플라스틱 박스에 사료와 물을 챙겨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나무 사이에 잘 숨겨 놓았다.
아침 운동 나가는 길에 사료와 물을 챙겨주고 가면 오후쯤엔 빈 그릇일 때가 있는데 저녁에 다시 챙겨주러 가보면 사료가 가득 채워져 있다.
어떤 날은 통조림도 놓여 있고 어떤 날은 우유 그릇도 있다.
휴가철이나 연휴 때면 비닐봉지에 사료를 담아 박스 구석에 두세 봉지씩 넣어두고 가기도 한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아파트에도 길냥이를 안타깝게 여기는 캣맘들이 많구나...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뉴스를 통해 길냥이들을 괴롭히거나 심지어지는 죽이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정말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많구나 싶다가도 우리 아파트 상황을 보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깨끗한 물과 듬뿍 담긴 사료, 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 동네 고양이들은 행복할 수 있다.
고양이들의 건강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의 갈등 해소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조건 적대하거나 멀리하지 말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간다면 그것이 최고의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최선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파트 4. 당신이 문득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친다면'에서는 길냥이를 만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길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있다면 사료와 물을 챙겨 고양이 급식소를 마련해줄 것을 권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목숨을 걸고 먹으려고 하는 행동인데 결과적으로 더럽고 악취를 피우게 되니 길냥이를 더욱 싫아하게 되는 것이다.
사료만 물을 챙겨주는 급식소만 마련되어도 냥이들은 더 이상 쓰레기봉투를 뜯지 않을 것이다.
고양이가 자꾸만 따라온다고 해서 무조건 덥석 냥줍하면 안된다.
단순히 고양이만 데려간다는 생각보다는 가족을 들인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TNR은 냥이들을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킨 후 다시 방사하는 것을 말하는데 길고양이들의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지자체와 함께 시행하는 곳도 많다.
고양이는 보통 1년에 3번, 한 번에 많게는 일곱 마리를 출산하다고 한다.
그중 약 두세 마리만이 살아남아 고작 2~3년을 사는 것이 길고양이의 현실이라고 하니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깨끗하게 관리한다면 오래 시간 건강하게 살아가게 할 수 있으니 어쩌면 인간과 길고양이가 공존할 수 있는 가장 인도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양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비야 사랑해'에서는 입양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며 입양이 성사되었다고 그걸로 끝난 게 아니란 걸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입양 자체가 목적이 나이라 입양 후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관리하는 것이 입양의 최종 목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 아끼고 사랑해줄 것 같지만, 일상을 함께 하다 보면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것이 가족이다.
사람끼리도 이러할진대 말 못 하는 동물은 어떠하겠는가?
'나비야 사랑해'에서는 입양자에게 의무적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양이의 근황을 올릴 것을 요청하고 있단다.
입양자 자신도 무심해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경계하고 고양이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란다.